이적시장 마지막날 팔카오 영입, 맨유의 파격 행보 놀랍다

Posted by Soccerplus
2014. 9. 2. 10:21 해외 축구 리그 이야기


2014/2015 시즌 유럽 축구 리그의 이적 시장이 마무리 되었다. 늘 그러하듯 이적시장 마지막 날에는 파격적인 영입이 이어졌다. 시즌이 시작하고 각 팀별로 2~3경기 정도 치른 상태, 약점과 강점이 어느정도 드러난 상태에서 팀별로 필요한 선수들을 영입하는 모양이었다. 들어오는 자원들이 있으면 나가는 자원들도 있는 법, 각 팀은 선수단을 재정비하며 A매치 데이 이후 새로운 반전을 꾀하고 있었다. 

이번 시즌 최고의 파격이라고 하면 단연 맨유를 뽑고 싶다. 맨유는 이번 시즌 이적 시장이 열리자 마자 얼마 되지 않아 루크 쇼와 안더 에레라를 영입했다. 맨유답지 않게 빠르고 깔끔한 영입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여기서 맨유의 영입이 끝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괜한 우려였다. 여기에 아르헨티나의 월드컵 스타 마르코스 로호를 영입했고 EPL 이적료 신기록을 경신하며 앙헬 디 마리아까지 영입했다. 거기에 부족한 수비진을 채우기 위해 다니엘 블린트를 영입했다. 디 마리아와 같은 월드클래스 선수를 1000억이 넘는 가격에 살 줄은 예상하기 어려운 일이었지만 결국 현실이 되었다. 

5명의 알찬 영입이 있었고, 맨유 팬들은 여기에서 맨유의 이적 시장이 끝날 줄 알았다. 하지만 이적 시장 마지막날, 맨유의 파격행보는 화룡점정에 이르렀다. 세계 최고의 공격수 중 한 명인 콜롬비아의 라다멜 팔카오를 모나코로부터 영입한 것이다. 장기 부상의 우려때문에 일단 1년 임대로 영입을 했고, 완전 이적 조항까지 포함된 이적이다. 팔카오가 영입되면서 맨유의 9번이 채워졌고, 맨유는 7번 디 마리아, 8번 마타, 9번 팔카오, 10번 루니로 이어지는 환상적인 라인업을 구축하게 되었다. 

팔카오의 이적이 놀라운 것은 맨유가 필요한 포지션이 공격수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수비수나 중앙 미드필더가 필요했는데 예상을 뒤엎고 공격수를 영입하게 되었다. 맨유 공격진에 월드클래스 공격수만 3명이 되었다. 루니, 반 페르시, 팔카오를 보유하게 되었고 거기에 디 마리아와 후안 마타가 버텨주는 라인업을 구축하게 되었다. 단순히 선수들의 라인업만 보자면 퍼거슨 시절의 맨유보다 훨씬 더 강하고 지난 시즌의 뭔가 부족한 라인업을 완전히 뒤집어버렸다. 블린트, 에레라, 디 마리아가 중앙 미드필더를 구축해준다면 이적생들로 완전히 라인업을 뒤집는 것과 같다. 

그리고 너무 많은 공격자원을 정리하기 위해, 주전은 아니지만 로테이션 멤버로는 쓸만하고 다른 팀에 가면 주전을 충분히 꿰찰 수 있는 세 명의 선수를 이적시켰다. 치차리토, 카가와 신지, 그리고 대니 웰백이 팀을 떠났다. 치차리토와 카가와 신지는 이적 시장 초반부터 이적설이 피어오르면서 어느정도 예상이 되었던 상황이긴 했다. 퍼거슨이 떠나면서 입지가 애매해진 선수들이었고, 지난 시즌 모예스 아래에서는 전혀 활약을 하지 못했던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웰백은 달랐다. 맨체스터에서 태어났고 맨유 유스 출신중에 어쩌면 현재 유일하게 맨유가 제대로 키워서 1군 스쿼드에 키워낸 선수이다. 그런 상징적인 선수를 라이벌 아스날에 팔아버렸다. 지루의 부상으로 아스날은 공격수를 '급구'하고 있었던 상황, 4강 경쟁자에게 팔아버릴만큼 반 할 감독의 자신감은 넘치는 모양이다. 

선수들이 나가고 들어오면서 맨유에도 새로운 조합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어보인다. 탑 공격수가 3명이기에 포지션을 어떻게 놓아야 할 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팔카오와 반 페르시가 투톱을 서고 루니가 그를 받치는 공격형 미드필더를 보게 되면 마타의 자리가 없어지게 된다. 루니와 팔카오가 활동량이 뛰어난 선수들이어서 쓰리톱의 활용도 가능할 듯 싶다. 감독으로서 3 명의 월드클래스 공격수를 보유할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이다. 반 페르시, 루니, 팔카오라는 각자 개성이 다른 공격수들을 어떻게 사용할지도 궁금하다. 

미드필더 조합도 만만치 않다. 루니와 마타가 공격형 미드필더를 본다면 남은 미드필더의 자리는 최대 3자리 (쓰리백을 사용한다면 4자리). 발렌시아와 영을 윙백으로 쓰면서까지 중앙 미드필더를 포기할 필요는 없어 보이므로 포백을 쓸 가능성이 높다. 디 마리아가 핵심이고 여기에 에레라도 주전이 가능해보이는 가운데 남은 한자리를 플레쳐, 블린트가 채우게 된다. 캐릭이 부상에서 돌아온다면 캐릭도 있다. 이제 클레버리나 안데르손을 중원에서 보기는 힘들지 않을까 싶다. 쓰리백으로 3경기에서 실패를 했고, 중앙이 어느정도 갖춰졌기에 쓰리백을 고집하지는 않을 것 같다. 하파엘과 루크쇼가 들어온다면 풀백자원들도 넉넉해지고 로호의 기량에 의문부호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에반스와 로호, 혹은 필 존스나 스몰링이 버티는 포백진도 괜찮아 보인다.  

전통적으로 윙어를 살려내는 전술을 선호했던 맨유다. 애쉴리 영, 발렌시아, 야누자이 등 측면 자원들도 있다. 하지만 앞서 말한 월드클래스 선수들을 기용하려면 측면 자원들이 배제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과연 반 할 감독은 어떤 전술을 사용하게 될까. 루니를 중앙 미드필더로 돌린다는 이야기가 나올정도로 선수층은 탄탄해졌다. 너무 많은 선수들을 한 번에 갈아엎은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고, 팀 내 프랜차이즈 웰백을 팔아넘긴 것은 상당히 아쉬운 일이지만 맨유의 이번 시즌은 기대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