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1호골 손흥민, 점점 완전체가 되어간다

Posted by Soccerplus
2014. 9. 13. 08:14 해외파 이야기/손흥민

손흥민의 리그 첫 골이 드디어 터졌다. 리그 3경기만에 터진 골이었다. 다소 늦은 감이 없지않아 있지만, 슈미트 감독이 부임한 이후 매경기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나날이 성장해 가고 있다. 포칼컵에서도 골을 넣었고, 챔피언스 리그 플레이오프에서 2경기 연속 결승골을 넣었다. 그리고 리그에서도 골을 넣으면서 손흥민은 이번 시즌 공식 경기에서 4골을 기록했다. 시즌이 시작한지 한달만에 이룬 성과라고 하기엔 놀라운 성과다. 손흥민은 61분 교체투입되어 11분만에 환상적인 왼발 터닝슛으로 골을 기록했고, 이 골은 결승골이 될 뻔 했으나, 레버쿠젠이 종료 직전 골을 허용하면서 아쉽게 결승골이 되지는 못했다. 하지만 짧은 순간에 그의 임팩트를 보여주기엔 충분한 골이었다. 

손흥민은 A매치 2경기를 연속해서 뛰었다. 일요일 경기에서 풀타임을 뛰고, 장거리 비행을 한 뒤 현지 금요일 밤경기를 치른 것이다. 체력적으로 완벽하지 못한탓에 손흥민은 선발출장을 하진 못했다. 다음주 수요일 새벽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앞두고 체력 안배의 의미가 크기도 했다. 손흥민의 투입에 대해 어떠한 계획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디 산토에게 역전골을 내준 뒤 바로 투입되었다. 손흥민이 들어가자마자 칼하노글루의 프리킥 골이 터지면서 동점이 되었고, 10분 뒤 손흥민은 벼락같은 터닝슛으로 역전골을 넣었다. 

원더골이었다. 손흥민이 아니었다면 이렇게 임팩트있는 슛을 누가 성공시켰을까 싶다. 손흥민은 그에게 패스가 오자마자 슛을 생각했고, 공을 뒤로 흘리며 왼발 각도를 만들어냈다. 공을 뒤로 흘리면서 수비가 벗겨졌고, 손흥민은 왼발로 슛을 날렸다. 강력하게 빨려들어간 그의 왼발슛은 그대로 그의 리그 1호골로 기록됐다. 대단한 골이었다. 레버쿠젠에서 그런 골을 만들어낼 선수는 손흥민밖에 없다. 왼발과 오른발을 모두 이용한 골이기도 했다. 골을 넣은 이후 손흥민은 더욱 더 좋은 플레이를 했다. 

손흥민의 플레이가 점점 더 발전되고 있는 느낌이다. 이제는 매경기 골을 기대할 수 있는 완전체가 되어간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 시즌까지 손흥민은 기복이 큰 선수로 꼽혔다. 터질때는 몰아서 골을 넣지만, 그렇지 못할 때에는 장기간 골을 넣지 못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뭔가 다르다. 레버쿠젠은 시즌이 시작한 뒤 공식경기를 6경기 치렀는데, 손흥민은 이중 4경기에서 골을 넣었다. 리그에서 골이 없었는데 이번 골로 리그 골도 기록했다. 뛰어난 선수는 슬럼프에 빠졌을 때, 슬럼프에서 빠르게 헤어나올 수 있는 선수다. 손흥민은 A매치로 인해 컨디션이 제정상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원더골을 넣으면서 팀에 큰 공헌을 했다. 

그에게서 발전이 느껴지는 부분 중 또 다른 한 가지는 팀의 에이스로서 경기를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보이는 점이다. 팀이 그의 아시안게임 차출을 반대할 정도로 팀에서 그를 크게 생각하고 있다. 리우 올림픽을 제외한다면 현실적으로 마지막 병역 면제 기회인 대회를 날려버린 손흥민이다. 절정의 나이에 군문제를 생각하는 것은 본인에게 큰 심리적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손흥민에겐 팀의 해결사가 되겠다는 프로정신이 있었다. 그가 넣은 4골 중 2골이 결승골이었다. 코펜하겐과의 챔스 플레이오프에서 나온 결승골이었는데, 팀이 챔피언스리그 본선에 나갈 수 있게 만든 결정적인 골이었다. 

과거 박지성 선수도 A매치 데이 이후에는 컨디션 난조를 보였던 적이 많았다. 워낙 무릎이 좋지않아 장기간 비행이후 무릎에 물이차 퍼거슨 감독이 배려를 했던 것도 있지만, 시즌 중 수차례 A매치를 소화해야하는 프로 선수에게는 치명적인 것이었다. 하지만 손흥민은 피지컬적으로 매우 뛰어난 것 같다. 1달 이상의 장기부상도 없었고, 교체출장하기는 했지만, 이렇게 피로가 누적된 상황에서도 정상적인 컨디션을 보이고 있다. 박지성이 갖지 못한 건강한 몸을 갖고 있다 (물론, 박지성도 22세 때는 매우 건강했었다). 

손흥민이 점점 완전체가 되어가고 있다. 가장 큰 문제점이었던 기복문제도 해결이 되는 모습이고, A매치의 피로도를 날려버리는 골을 넣기도 했다. 칼하노글루가 없을 때에는 팀의 코너킥을 전담하면서 킥능력에도 일가견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다음 경기는 챔피언스리그 본선 경기다. 팔카오가 맨유로 이적하면서 맞대결의 기회는 없어졌지만 모나코는 여전히 무시하지 못할 팀이다.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본선 8경기에서 한 골도 넣지 못한 손흥민이다. 다음 주 수요일, 손흥민이 2경기 연속골이자 챔피언스리그 본선 첫 골을 넣어주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