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골 4어시스트 이승우, 메시의 재능 보여줬다 (한국 시리아)

Posted by Soccerplus
2014. 9. 18. 08:14 대표팀/월드컵 이야기


올림픽 대표팀 축구가 진행중이다. 어제 경기에서는 김승대의 결승골로 승리를 하며 쾌조의 2연승을 달렸다. 지난주에는 두 차례의 평가전에서 A매치 대표팀이 뛰어난 경기력을 보여주며 월드컵에서 실망했던 팬들을 다시 기대하게 만들고 있다. 하지만, 한국팬들의 눈과 귀는 조금 더 아래쪽에 쏠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16세 이하 대표팀의 경기가 생중계되고 이렇게까지 관심을 끈적은 없었다. 과거 17세이하 청소년월드컵이 우리나라에서 개최되었을 때에도 우리나라의 관심이 이렇게 크게 쏠리지는 않았다. 세계대회도 아닌 아시아 대회에 이렇게 관심이 쏠리는 것은 바로 축구천재 이승우때문이다. 이승우는 4경기 연속골을 넣으며 쾌조의 활약을 했고, 특히 어제 경기에서는 1골 4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의 7:1 승리를 이끌었다. 8강에서 우즈베키스탄을 대패하며 우승전력으로 꼽혔던 시리아였지만, 우리나라 선수들에게 대패를 당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이승우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 많은 부분이 그에 능력에 대한 놀라움이지만, 그의 성격에 대한 우려 또한 적지 않다. 태도와 멘탈을 중요시여기는 우리나라 팬들 특유의 오지랖이 여기까지 이어진 듯 하다. 16세의 나이에 누구보다 훈련에 열심히 임하고, 여전히 성장중인 이승우에게 거만한 태도라며 상처를 주는 것은 아닌 듯 하다. 일본 정도는 가볍게 이길 수 있다는 발언이 헤드라인을 장식하기도 했다. 16세의 한마디 한마디가 뉴스거리가 되고 있는 것이다. 그전에는 느껴본 적이 없는 이 유명세에 이승우가 당황하고 부담을 느끼지는 않았으면 한다. 

어제 시리아 경기를 되짚어보자면, 이승우의 또 다른 능력을 본 경기라고 말하고 싶다. 이승우는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출전했다. 초반에는 우리나라 U-16선수들이 시리아의 전방 압박에 눌리며 기세를 펴지 못했다. 2~3차례 골과 다름없는 찬스를 내주었다. 하지만 상대의 실책과 장결희의 깔끔한 마무리 덕분에 1:0으로 앞서나갔다. 이후에도 바로 골 허용 위기에 처했지만, 상대의 슛이 골대를 맞고 나오며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이승우는 그간 골로 주목을 받았다. 특히 일본전에서 선보인 60m 드리블은 한국축구역사에 남을 만한 원더골이었다. 이승우의 플레이를 보면 개인위주의 플레이가 많았다. 이에 우려를 나타내는 팬들도 있었다. 바르셀로나에서는 일정나이가 될 때까지 개인위주의 플레이를 장려한다며 쉴드를 치는 팬들도 있었다. 하지만 어제 경기에서 이승의 플레이를 보았다면, 개인 플레이에 대한 우려는 접어두어도 될 듯하다. 그는 날카로운 골감각과 드리블뿐만 아니라 한단계 넓은 시야와 패스능력을 갖고 있었다. 한마디로 동료를 이용할 수 있는 선수였다. 

이승우의 일본전 골로 인해 그를 메시와 비교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메시는 골만큼이나 팀플레이를 잘하는 선수라 시리아전의 4어시스트를 보기전에는 고개를 갸우뚱 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어제 경기를 보고 나서는 이승우의 발전가능성이 생각보다 훨씬 더 크다는 확신이 들었다. 동료를 이용할 줄 아는 선수고, 자신에게 집중되는 상대의 견제를 역이용하여 팀 전체에 힘을 불어넣어줄 수 있는 선수였다. 어린 나이에는 자신에게 마크가 집중되면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지 못하고 무리한 도전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승우의 경우에는 자신에게 오는 압박으로 인해 생기는 공간을 찾아 선수들에게 패스를 넣었다. 물론 그 공간을 찾아 들어간 동료 선수들도 참 잘했다. 

장결희의 능력도 대단한 듯하다. 왼발잡이의 장결희는 상대 패스를 인터셉트하여 왼발 중거리슛을 꽂으며 팀의 선제골을 넣었다. 매우 소중한 골이었다. 이번 대회에서 골이 없던 장결희의 골은 결승전에서도 상대에게 부담이 될 것이다. 한국 선수들이 지금껏 결과는 좋았지만 이승우의 발밑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 경기에서는 팀플레이가 조직적으로 이뤄졌다. 경기를 거듭하면서 선수들이 발이 맞아들어가는 느낌이다. 왼쪽 풀백 박명수, 15세에 주전을 차지한 김정민같은 선수는 미래에 대표팀의 대들보가 되지 않을까 싶다. 

이승우는 우리나라 역대급 재능을 가진 것이 틀림없다. 그 나이에 이런 활약을 보여준 선수는 일찍이 본적이 없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이 지적하듯 문제는 성장이다. 지금의 성장 페이스를 20대 초중반까지 계속해서 유지할 수 있다면, 그는 대한민국 국가대표를 뛰어넘어 월드스타가 될 자질이 충분하다. 우리의 도가 지나친 관심은 그의 성장에 해가 될 뿐이다. 물론 바르셀로나 유스팀 경기를 보지 못하는 축구팬들의 아쉬움이 이번 대회에서 표출되고 있는 듯한 느낌이지만, 4년 뒤 러시아를 기약하며 그의 성장을 조용히 기다려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