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대표팀의 짠물 수비, 우승을 기대하게 만드는 이유 (한국 vs 일본, 한일전, 8강전)

Posted by Soccerplus
2014. 9. 29. 08:00 대표팀/월드컵 이야기


1:0, 한일전의 승리는 한점이든 두점이든 기분이 좋다. 안방에서 했던 우리나라 일본의 경기는 1:0 우리나라의 승리로 끝냈다. 경기내내 일본을 압도했고, 상대는 한번을 제외하고는 제대로된 슛찬스도 만들지 못했다. 우리나라는 일본을 제치고 4강에 진출했고, 목표인 금메달에 조금 더 가까이 서게 되었다. 4강에서 태국을 만나고 승리를 거두면 결승에서 이라크와 북한 경기의 승자와 우승을 가리게 된다. 

다소 답답한 승부라고 느꼈던 팬들도 있겠지만, 상대가 일본이었고 체력적으로 부담이 가는 상황에서 3:0과 같은 확실한 승부를 기대하는 것은 어려운 경기였다. 일본은 실점을 하지 않고 전방의 스즈키에게 한번에 넘겨주는 롱볼축구를 전술로 들고 나왔다. 포백은 공격에 가담하지 않았다. 우리나라가 공격을 할 때는 8명이상의 수비수를 내렸다. 공간이 없는 것은 당연했고, 김신욱과 윤일록이 빠진 공격진으로 상대를 뚫기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승리를 얻어내면서 원하는 결과를 얻었다. 16강에서 8강까지는 3일, 8강부터 결승까지는 2일의 휴식일밖에 주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연장전까지 가는 것은 치명적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후반 막판 극적인 골로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후반중반부터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지면서 발이 느려지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이 눈에 보였다. 이러다가는 패할수도 있겠다는 걱정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후반 막판 일본의 뼈아픈 파울로 패널티킥을 얻어내며 승리를 했다. 

이번 경기에서, 아니 이번 대회 내내 우리를 살리는 것은 바로 수비가 아닌가 싶다. 토너먼트 3경기부터 16강, 8강까지 우리나라는 5경기동안 단 1실점도 하지 않았다. 상대가 수준이하의 팀인 이유도 있겠지만, 강팀 대한민국을 상대로 모두 선수비 후역습 전술을 준비해왔다. 공격에 집중을 하다보면 상대의 역습에 허약해질 수도 있지만 우리나라는 실점을 하지 않으며 4강까지 올라왔다. 

이번 일본전에서도 수비는 빛났다. 특히 성인 대표팀 출신의 장현수의 존재감은 압도적이었다. 김민혁과 짝을 이뤄 나선 장현수는 상대 공격의 핵이었던 스즈키를 그야말로 꽁꽁 묶었다. 빠른 스즈키앞에서 장현수가 고전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지만 장현수는 스즈키와는 비교가 불가한 대형 수비수였다. 가는길마다 장현수가 있었고, 단 한번의 실수도 하지 않고 스즈키에게 돌파한 번, 슈팅 한 번도 허용하지 않았다. 우리나라를 상대로 아시아팀들은 미드필드를 생략한 채 공격진에 한 번에 넘어가는 패스를 하는데, 제공권이 되고 공이 가는 길을 읽는 장현수의 능력앞에 상대의 역습은 의미가 없었다. 

김민혁도 칭찬을 해주고 싶다. 일본에서 뛰고 있는 김민혁은 이렇게 큰 대회에 서본 경험이 없다. 하지만 경기장을 가득매운 팬들앞에서 한치의 실수도 하지 않으며 좋은 수비능력을 뽐냈다. 또한 오른쪽의 임창우와 좌측의 김진수도 정말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다. 대체자원이 없어 매경기를 풀타임으로 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제 역할을 해주고 있다. 김진수야 A대표팀 출신의 스타지만, 울산에서 대전으로 임대되어 올시즌 좋은 활약을 보이는 임창우가 대표팀에서도 좋은 활약을 보이는 것은 고무적이다. 

이번 대회의 대표팀이 과거 대표팀과 비교해 약해보인다는 이야기가 많지만 4강까지 무리없이 올라왔다. 그리고 이번 대회에서 감히 우승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우리나라의 수비진이 단단하기 때문이다. 일단 실점을 하지 않는 경기를 하니, 마음을 놓고 볼 수 있다. 16강전, 8강전을 통해 허용한 슈팅은 4개밖에 되지 않는다. 그마저도 16강에서는 한개의 슈팅도 허용하지 않았다. 수비가 단단한 팀이 토너먼트에서 강한 면을 생각해볼 때, 우리나라의 우승을 기대하는 것이 절대 무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태국과의 4강도 그리 쉬운 경기가 될 것 같지는 않다. 태국의 수준이 매우 올라왔고, 축구 열기가 매우 강하다. 하지만 지금처럼 수비가 뒷받침되고 김신욱까지 나온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4강에 오른 4개 팀 가운데 그래도 가장 쉬운 팀과 4강에서 만났다. 화요일과 목요일, 지옥과도 같은 일정이지만 마지막까지 힘을 내서 꼭 금메달을 따 주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