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유리 이라크전, 자만을 경계하자

Posted by Soccerplus
2015. 1. 26. 02:42 대표팀/월드컵 이야기



오늘 저녁, 대한민국이 이라크와 아시안컵 4강전 경기를 갖는다. 이란이 유력한 상대로 생각되었지만 이라크가 승부차기끝에 이란을 격파하고 4강에 올라왔다. 이란보다 이라크가 더 약한 상대임은 분명하고, 이라크는 핵심 중앙 미드필더인 카심 아셰르가 결장한다. 우리나라는 2007년 이라크를 만나 승부차기 끝에 탈락한 경험이 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해외파가 총출동한 대회이고, 최악의 경기력을 보여주던 2007년과는 다른 대표팀이다. (그대회에서 우리나라는 3위를 했다) 

이번 대회에서 우리나라는 도전자의 위치에서 출발했다. 박지성, 이영표 등 최고의 선수들이 마지막 피날레를 아시안컵 우승으로 장식하자는 목표와 함께 시작했던 2011년 대회와는 다르다. 혼다와 카가와를 앞세운 일본, 케이힐의 마지막 대회이자 개최국인 호주가 우리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섬을 인정하고 시작했다. 2014년 월드컵의 유산이 남아있지 않은 상황이고, 우리는 슈틸리케 감독이 부임한지 반년도 되지 않았다. 호주와 같은조에 속해 초반부터 어려운 일정이 예상되었지만 결과적으로 우리는 이렇게 조1위를 차지하여 예상보다 쉬운 상대를 만났다. 

지난 경기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고 휴식일자가 이틀밖에 되지 않은 이라크는 완전히 지쳐있는 상황이다. 거기에 에이스 미드필더 카심이 경고 누적으로 나오지 못한다. 누구나 우리나라의 우세를 예상하고 있다. 이라크는 다시 한 번 수비벽을 두텁게 쌓고 역습으로 우리나라의 골문을 노릴지 모른다. 승부차기에서 파넨카킥으로 이란을 침몰시킨 유니스를 경계해야 한다. 자만해서는 안된다. 표면적으론 우승을 목표로 삼았지만 사실 결과보단 내용을 중요시했던 대회였다. 하지만 경기 결과가 잘 나왔고 대진운까지 따라주면서 4강에서 그 어느 대회보다 결승 가능성이 높은 상대를 만났다. 

처음부터 강력하게 상대를 눌러야 한다. 상대는 지쳐있다. 그들은 강한 정신력으로 체력의 한계를 극복하려 할 것이다. 하지만 초반에 골을 허용한다면 경기 내내 부담을 느낄 것이다. 2골 이상 차이가 나게 된다면 그대로 무너져 내릴 가능성이 높다. 우리가 이라크에게 확실히 앞설 수 있는 것은 체력이므로 압박에 신경을 써야 한다. 상대는 수비라인을 내려서 역습을 노릴 것이다. 전방부터 압박을 해 후방에서 볼을 돌리는 상대를 견제하고 몰아붙여야 한다. 지난 대회에서 호주와 우즈베키스탄이 4강에서 만났는데 초반부터 호주가 승기를 잡자 우즈벡은 너무나 무기력하게 패배했다. 결과는 6:0 이었다. 이 결과를 참고해야한다. 

무승부 경기가 계속되거나 한골차 승부가 나게 된다면 중동 특유의 비매너 플레이와 침대축구를 마주하게 될 것이다. 한골차가 난다면 상대의 세트피스 상황마다 두려워 할 것이다. 이라크는 끝까지 한번 해보자는 심정으로 끝까지 달려들 것이다. 우리는 이번 경기가 결승인것처럼 싸울 필요가 있다. 이번 경기 이후에 결승에 올라간다면 4일의 휴식기간이 있다. 이라크라는 우리보다 약한 상대와의 싸움이라고 자만하거나 체력을 아낀다는 생각을 경계해야한다. 

우리는 4연승으로 4강까지 올라왔지만, 아직 확실한 공격루트가 만들어 진 것은 아니다. 5골 가운데 4골이 측면에서 나왔지만 측면 공격수가 어시스트를 한 골은 한 골 밖에 없다. 남태희, 이정협 등은 이라크 경기, 그 이후 경기에서도 활용가능하다는 확신을 주어야 한다. 8강전을 통해 우리나라의 주전이 윤곽이 잡혔다. 이제 선수들은 짜여진 베스트 11을 토대로 결과물을 만들어 내야 한다. 손흥민만이 해결사가 되면 안된다. 다른 선수들도 골을 넣고 상대방에게 위협을 줘야 한다. 

경기가 시작 하기도 전에 너무 많은 걱정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경기 결과는 늘 좋았지만 경기 내용이 만족스러웠던 경기는 없었다. 무실점 경기를 하고 있지만 골찬스를 내주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우즈벡전 후반전 비어있는 골대에 상대가 헤딩으로 골을 밀어넣기만 했다면 우리도 8강문턱을 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너무 긍정적인면만 강조하여 선수들이 자만심을 갖는 것은 삼가해야한다. 자만심을 경계하고 초반에 골을 넣는다면, 우리나라가 60년만에 아시안컵 결승진출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