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수의 무한체력,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다

Posted by Soccerplus
2015. 2. 6. 11:44 대표팀/월드컵 이야기

김진수가 지난 주중 경기에 선발 출장해서 다시 풀타임을 뛰었다. 아시안컵이 끝난지 4일만이다. 김진수는 호주에서 결승전을 치르고, 한국으로 돌아와 잠시 휴식을 가진 뒤, 바로 독일로 복귀해 복귀전을 치렀다. 아시안컵에서 한 경기도 쉬지 않고 6경기를 뛰었다. 대표팀에서 유일하게 전경기를 풀타임으로 뛴 선수가 바로 김진수다. 작년 월드컵의 아픔을 딛고, 대표팀에서도 그리고 소속팀에서도 대체불가자원의 입지를 굳혔다. 

김진수는 베르더브레멘과의 경기에서 날카로운 경기력을 뽐냈다. 왼쪽 풀백으로 선발 출장하여 날카로운 크로스를 보여주었다. 특히 세트피스 상황시에는 왼발 전담 키커로 나서 날카로운 슛을 보여주기도 했다. 아시안컵을 다녀온 뒤 팀내 비중이 더 커진 느낌이다. 호펜하임은 김진수의 체력이 회복되기도 전에 그를 풀타임 선발 출장시킬 정도로 그를 그리워했다. 후반들어 체력이 급격히 떨어진 모습이었지만 김진수는 오버래핑을 자제하고 정확한 킥위주로 플레이를 펼쳐나가면서 노련하게 경기를 운영했다. 

김진수의 경기를 보며, 이영표 해설 위원이 '자신보다 훨씬 더 나은 풀백'이라는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22세의 나이로 대표팀과 소속팀의 왼쪽을 확실하게 메워주고 있다. 이영표 선수가 대표팀에서 맹활약을 하던 2002년 그의 나이는 26세였다. 그보다 4년 젊은 나이에 유럽에서 자리를 잡았다. 이영표 위원과 스타일은 많이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왼쪽에서 수비가 뒷받침되는 풀백이라는 점은 다르지 않다. 아직 성장 가능성이 있기에 그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는 알 수 없다. 

물론 이영표의 아성을 넘기엔 많은 경험과 경력이 쌓여야 하지만 지금의 김진수는 역대급 선수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갖고 있다. 왼쪽 수비수인데도 오른발 잡이였던 이영표 위원과는 달리 정교한 왼발킥을 갖고 있다. 거기에 왼발 스페셜리스트가 될 정도로 킥 능력이 대단하다. 유소년 시절에는 센터백을 보았던 선수다. 수비력도 좋다. 워낙 기본이 좋은 선수인지라 조금의 더 경험이 쌓인다면 우린 정말로 이영표를 능가하는 왼쪽 풀백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조금 걱정스럽다. 혹사가 심해도 너무 심한 것 같다. 김진수는 이번 시즌 두번의 국제대회를 치렀다. 그것도 타이틀이 걸린 중요한 경기다. 이런 대회는 일반 경기의 두세배의 체력을 쓴다고 이야기한다. 아시안게임에서도 김진수는 전 경기를 선발 출장했고, 4강전에서는 허벅지 통증을 호소하며 중간에 교체되기도 했다. 그리고 이런 아시안게임의 혹사는 부상으로 이어졌다. 김진수는 아시안 게임이후 부상을 당했고, 결과적으로 호펜하임에서 10월, 11월 중순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그리고는 휴식도 없이 다시 리그 경기에 투입되고 있다. 한편으론 그의 중요성을 아는 것 같아 기분이 좋지만, 우려가 더 크다. 김진수는 지난 월드컵에도 부상으로 나서지 못했던 경험이 있다. 호주에서 한국으로 다시 한국에서 독일로 환경의 변화를 두차례나 겪었다. 김진수가 지금은 경기를 뛰는데 지장이 없을지도 모르지만 이후 나설 경기에서 누적된 피로가 부상이나 컨디션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아직 22세의 어린 선수다. 선수의 성장에 지장을 줄 정도로 혹사를 당하는 것은 좋지 않다. 

이 기세로 본다면 김진수는 토요일로 예정된 슈트트가르트와의 홈경기에도 선발 출장할 가능성이 높다. 1월에 시작된 아시안컵부터 2월 초까지 8경기를 풀타임으로 뛰는 것이다. 두 번은 연장승부가 있었다. 약 3일 간격으로 쉬지않고 뛰었다. 선수에게는 너무나 힘든 일정이다. 베르더 브레멘과의 경기에서도 떨어진 체력이 눈에 보였는데도 감독은 끝까지 김진수를 밀어붙였다. 체력이 강한 선수라고는 하지만, 그 체력이 오히려 혹사로 이어지고 있다. 

일단 이번주만 잘 지난다면 1주일단위로 경기가 벌어지는 분데스리가에서는 컨디션 조절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대회가 끝난 2주정도가 가장 걱정스러운데, 이 사이에는 본인도 몸을 조심해야 한다. 월드컵 후유증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큰 세계 대회 뒤에는 선수들의 컨디션 저하가 빈번하다. 새로운 도전에 직면한 김진수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잘 버텨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