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체적 난국 스완지, 안타까운 에이스 기성용

Posted by Soccerplus
2015. 2. 12. 14:06 해외파 이야기/기성용


스완지가 리그 경기에서 웨스트 브롬에게 완패했다. 2:0, 원정경기였지만 무기력하게 패했다. 기성용은 아시안컵의 후유증을 딛고 선발로 출장하여 풀타임을 소화했지만 평점 6.4점이라는 박한 평가를 받았다. 6.4점이라는 점수는 경기에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평범한 활약을 했을 때 주어지는 점수다. 결정적 수비를 해냈던 수비수 페르난데스를 빼고는 스완지 선수들의 평점은 7점을 넘는 선수가 없었다. 기성용은 선발 출장하여 팀 내 2위의 볼터치, 91퍼센트의 패스 성공률을 기록했지만 스완지의 패배를 막지는 못했다. 

앞으로 스완지 시티의 경기를 어떻게 볼까라는 고민이 들게 만드는 경기였다. 굉장히 답답한 경기였다. 이렇다할 찬스도 만들어내지 못했고, 공격진으로 볼이 가는 경우도 깔끔하지 못했다. 여러 선수들이 프리미어리그 수준에 맞지 않는 실력을 갖고 있는 듯 했다. 슈팅에만 혈안이 되어있는 존조 쉘비는 팀 플레이를 전혀 하지 못했고, 좀 더 창의적으로 볼을 이어갈 수 있는 상황에서도 욕심을 부리다 공격 찬스를 무산시키고 말았다. 부상으로 이탈한 질피 시구르드손이 경기 내내 생각이 났다. 

선수가 없다

조르미 아맛이라는 서브자원이 있고 앙헬 랑헬과 좌우가 가능한 카일 노튼이 있는 수비라인, 그리고 파비안스키와 트레멜 골키퍼가 버티고 있는 골키퍼 자원을 제외하곤 모든 포지션에 선수가 없는 상황이다. 

기성용은 경기 내내 피곤한 모습을 보였지만 교체할 선수가 없었다. 중앙 미드필더의 교체 자원은 톰 캐롤밖에 없었다. 톰 캐롤은 장래가 촉망되는 유망주이긴 하지만, 시즌 몇 번의 출장기회에서 부족함을 드러냈던 선수다. 잭 코크가 사우스햄튼에서 이적해오자마자 주전을 차지하고 있다. 존조 쉘비가 아래로 내려올 수도 있지만 공격형 미드필더는 시구르드손의 부상으로 여유가 없다. 물론 존조 쉘비가 중앙으로 내려온다고 해서 해결될만한 문제는 아니다. 

가장 필요한 곳은 공격수다. 시즌이 끝날 때까지, 스완지는 바페팀비 고미스로 공격수를 세워야 할지도 모른다. 넬슨 올리베이라를 데려오기는 했지만, 공격형 미드필더 자원으로 보는게 더 적절한 듯 하다. 과거 미구엘 미추를 떠오르게 만드는 자원이다. 윙어 자원도 4명이 있지만, 어느 한 선수도 확실하게 중요 전력이라고 생각되는 선수가 없다. 다이어, 라우틀리지, 몬테로, 바로우 등 4명의 선수들이 각각의 특성을 갖고 있지만, 팀이 어려울 때 믿을만한 선수들은 없다. 

보니의 공백, 너무나 크다

가장 크게 느껴지는 것은 맨시티로 이적한 윌프레드 보니의 공백이다. 시즌이 진행중인 상황에서 대체자가 없는 가운데 주전 공격수를 파는 것은 너무 성급한 일이 아니었나 싶다. 보니는 20경기에서 9골을 넣으면서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 출장하기 전까지 팀의 득점을 담당했다. 단순히 골을 넣어주는 선수가 아니라 주변 동료들을 편하게 만들어주는 선수였다. 피지컬로 버텨주고, 다른 선수들이 침투를 할 공간을 만들어주는 선수다. 

스완지의 강점은 중앙라인에 있다. 애쉴리 윌리엄스-기성용-질피 시구르드손-윌프레드 보니까지 어떤 팀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탄탄한 중원라인을 갖고 있었는데, 보니가 이적하면서 팀의 균형이 완전히 무너져버렸다. 공격진의 부진은 고스란히 수비의 부담 가중으로 이어진다. 아무리 팀이 좋은 수비진을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공격진에서부터 상대에게 압박이 되지 않으면 수비에게 쏠리는 부담은 커진다. 고미스가 공백을 메워줘야 하지만 그 역할을 하기엔 기량이 확실히 떨어진다. 

기성용, 안타까운 에이스

기성용이 지친 몸을 이끌고 90분 풀타임을 소화하는 것을 보며 너무나 안타까웠다. 후반전 팀이 뒤지자 공격적으로 나서며 공격형 미드필더에 자리하기도 했다. 하지만 주변 동료들이 도와주지 않는데,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발이 묶인 상황에서도 풀타임을 소화할 수 밖에 없는 기성용을 보면서, 스완지의 한계를 느끼기도 했다. 어쩌면 올 여름 새로운 팀을 찾는 것이 좋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는 경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