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아저씨들의 도전, 남자의 자격 배낭여행편

Posted by Soccerplus
2011. 6. 28. 07:30 텔레비젼 이야기
지난 주 이쯤이었나요, 남자의 자격에 대한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남자의 자격 배낭여행편이 서호주의 정취와 아저씨들의 도전, 그리고 여러가지 탐험들이 어우러진 걸작예능이라는 글을 썼고, 운 좋게 다음 메인에 선정되어 많은 분들이 글을 읽어주셨습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은 저의 생각에 동의를 해주시고, 추천을 해주시고 가셨지만, 남자의 자격 배낭여행이 전문가가 다 짜준 루트에 맞춰져서 나온 짜고치는 고스톱이라는 반응도 있었고, 놀면서 돈버는구나라는 반응을 보여주신 분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남자의 자격 배낭여행편이 6회의 파격편성을 마치고 끝난 이 시점에서 다시한번 이들의 도전이 아름다웠다고 생각합니다.

글을 쓰다보니 저의 글에 달렸던 남자의 자격 비판댓글에 대한 변명이 되는 것같아 그냥 제가 느낀점을 계속쓰려고 합니다. 많은 예능프로그램이 범람하고 있는 오늘날, 내가 좋아하면 보면 되는거고 좋아하지 않으면 안보면 되는 거니까요.

일단 남자의 자격의 멤버들은 다른 어느 리얼버라이어티를 하는 멤버들보다 훨씬 더 나이가 많습니다. 나이많은 아저씨들이 나오기에 그만큼 시청을 하는 연령대도 나이가 높으신 분들도 많고, 또 제가 쓰는 이글을 보는 분보다 보지 않는 분들이 많으신 것으로 압니다. 그러기에 이들의 도전은 일박이일의 야생체험이 아닌, 무한도전의 강행군이 아닌, 조금은 활동반경이 좁고, 그 규모면에서 다른 버라이어티프로그램보다 작아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들이 보여주었던 8박9일의 여정은 그 어느 여행프로그램보다 거칠었고 정말 100%야생을 보여주는 듯 했습니다. 그리고 이것을 견뎌낸 것이 바로 평균연령 40대이상의 아저씨라는 점이 더욱 더 대단했습니다. 아무리 캠핑장이라고 하더라도, 그리고 이들이 여행했던 사막과 늪지대의 경우 날씨가 정말 오락가락해서 캠핑을 하루하고 나면 잠을 제대로 잔것 같지도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저도 젊은 혈기에 작년 여름 미국 서남부사막을 캠핑으로 여행하려했지만 3일만에 너무 큰 일교차 때문에 포기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하지만 40대의 아저씨들이 이런 강행군을 이겨냈다는 것이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들은 힘든 것같지만, 결코 힘든 티는 내지 않는 자세로 프로그램을 임했습니다. 자기들이 이만큼해서 너무 힘들었다 보다는 묵묵히 자신이 가는 길을 가는 모습이 더욱 더 인상적이었습니다.


물론, 얼마나 고생을 했느냐가 좋은 예능으로 꼽는 중요한 요건은 절대로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들은 진지할 수 있었던 배낭여행의 하루하루를 서호주의 자연과 적절한 웃음으로 잘 조화시켰다고 생각합니다. 고된 일정에서도 나오는 멤버들의 예능본능은 자칫 지구탐험대의 느낌을 줄 수있는 배낭여행에서 예능프로그램이라는 균형대를 잘 잡아준 것 같습니다. 매주마다 나오는 이들의 몸개그는 물론이고 긴 시간들 속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이들의 재미있는 행동들은 마치 내가 친구들과 여행을 간듯 시종일관 웃음을 지으며 일요일밤에 편안하게 시청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서호주의 방대한 자연이 주는 큰 감동은 이번 6주 파격편성의 백미였습니다. 이들이 그들의 최종목적지에 가기까지의 여정에서 느꼈던 하늘의 별들과 산과들에 떠돌아 다니는 소떼들, 그리고 물가에는 악어들과 도마뱀들, 숨쉬는 바위와 세월이 만들어준 개미집들은 다른 예능프로그램에서는 결코 볼 수 없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이들의 최종목적지 벙글벙글에서 보여준 자연의 방대함은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다시한번 생각하게 만들어주는 것이었습니다. 정말 즐겁고 재미난 특집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리얼버라이터의 아류작이라고, 그리고 다른 프로그램을 따라하는 것이라고, 아저씨들이 뭐하는 짓이냐고 하는 일부의 비난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동년배 아저씨들을 떠나 전 연령층에게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과 도전정신을 심어주고, 거기에 웃음까지 주는 남자의 자격은 분명 존재의 가치가 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예전만 못한 인기에 부담스러운 장기프로젝트겠지만, 묵묵히 제갈길을 가는 남자의 자격은 매주 일요일마다 편안한 웃음으로 저를 반겨주기에 다음주, 그다음주가 더더욱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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