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 최고의 국가대표팀 BEST5

Posted by Soccerplus
2011. 7. 19. 13:33 대표팀/월드컵 이야기
몇일 전 제 인생 최고의 클럽팀 베스트5를 뽑은 적이있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읽어주셨고, 이번에는 최고의 국가대표팀을 뽑아보고자 합니다. 미리 말씀드렸듯, 우리나라에 월드컵이나 유로대회말고는 중계가 지금처럼 활발하게 이루어진적이 얼마 되지 않은 탓에, 내가 이걸 보고 정말 좋다라고 느끼기에는 스포츠뉴스 하이라이트는 너무 짧았습니다. 축구를 즐겨본지 15년, 94년미국월드컵도 가물가물하네요. 그떄는 어린 초등학생이었으니, 아마도 98년 프랑스 월드컵 이후가 될 것같습니다.

이 팀을 뽑으면서 단지 그냥 와 이팀이 정말 잘한다라는 느낌보다는 정말 제가 애착이 갖던 팀을 뽑고 싶습니다. 예를 들어 2008-2010년의 스페인 대표팀은 무적함대라는 이름에 맞을 정도로 최고의 팀이지만 이상하게도 (너무 잘하서 때문인지) 좋다는 느낌보다는 뭔가 저 팀이 깨졌으면 하는 느낌이 정말 강하더군요. 개인적으로 정말로 좋았던 팀들을 뽑고자합니다. 친구들과 이야기를 할 때 하는 말도 안되는 가정 94년의 브라질과 2002년의 브라질의 대결같은 것을 떠올리셔도 좋고, 나의 최고의 팀은 이팀이었는데 이사람은 이렇구나, 라고 생각하셔도 좋습니다.

내가 보았을 땐 정말 최고인데, 볼수도 없었던 '펠레시절의 브라질이 최고다', '마라도나의 아르헨티나가 최고다'라는 말과의 비교는 무의미 한 것 같습니다. 제눈으로 보지도 못했고 사실 많은 사람들이 못봤을 거라 확신이 드는데 (특히 펠레는) 그 팀이 최고라고 말하는 것도 사실 좀 웃기죠.

 

1998년의 네덜란드

 

 


초등학교 5학년때인가요, 새벽잠을 이기며 우리나라의 월드컵축구를 보던 작은 소년은 네덜란드의 막강한 전력에 깜짝 놀라게 됩니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대단한 선수들이 한자리에 모여있었던 팀이었죠. 데니스 베르캄프, 패트릭 클루이베르트가 이끄는 공격수라인은 그야말로 축구 역사에 남을 만한 걸출한 투톱이었고, 마르크 오베르마스, 에드가 다비즈, 필립 코쿠, 로날드 데부어같은 선수들은 제각기 독특한 축구색을 가진 흥미로운 미드필드진이었습니다. 거기에 전설적인 센터백 야프 스탐과 프랑크 데 부어 선수가 수비를 지켰으니 정말 대단한 라인업이었죠. 거기에 감독은 우리들의 영웅 거스 히딩크였으니 말 다한샘이죠. 뭔가 네덜란드의 좋았던 선수들을 떠올려 보면 이 선수들이 떠오르는데 이 선수들이 한팀으로 뛰었으니 정말 그때 어려서 축구를 많이 못본게 아쉽습니다. 98프랑스월드컵 조별예선에서 1승2무로 부진했지만, 16강부터 강호였던 유고슬라비아와 아르헨티나를 연달아 꺾으며 첫 우승을 보여주는 듯 했지만 호나우두가 이끈 브라질에게 안타깝게 승부차기 패배를 하고 맙니다. 2010남아공 월드컵때 네덜란드는 사상첫 결승전진출을 했지만, 사실 경기내용과 라인업은 지금이 정말 좋았다고 생각을 합니다. 98프랑스 월드컵은 지단과 호나우두로 기억되는 팬들이 많지만, 네덜란드역시 대단한 팀이었음은 분명합니다.

2002년의 브라질

그리고 나서 중학생이 된 저는 이제야 축구를 어느정도 볼 수 있게 되었고, 그렇게 처음 맞이한 월드컵이 바로 2002년 한일 월드컵이었습니다. 당시 98년 우승멤버가 그대로 남아있었던 프랑스, 월드컵역사상 최고의 전력이라고 불리웠던 아르헨티나, 세계 최고의 포백을 보유한 잉글랜드등 많은 팀들이 우승후보로 거론되었지만 뚜껑을 열고 나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준 것은 바로 호나우지뉴-호나우두-히바우두의 3R라인에 카를로스-카푸의 2C 윙백라인이  가동되었던 브라질이었습니다. 화려한 공격진에 비해 다소 수비진이 불안한 것이 아니냐는 당초의 지적을 한골 먹히면 두골 넣는다는 강력한 공격력을 앞세워 정말 브라질축구의 참모습을 보여준 것 같습니다. 절대 넘지 못할 6골의 저주를 깨뜨린 호나우두의 간결하면서도 정확한 마무리는 월드컵내내 돋보였고 그를 보좌하는 히바우두의 왼발과 새로운 스타탄생을 예고한 호나우지뉴의 화려한 플레이는 아 이게 정말 재밋는 축구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들게 했습니다. 세계축구의 전력이 많이 평준해진 가운데 최근 월드컵경기에서 강호들의 경기가 무승부후 승부차기나 연장승부가 많아지고 있는데 연장전을 단 한차례도 치루지 않고 모든 경기에서 승리했던 브라질의 전력은 압도적이다라는 말로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정말 3R 삼각편대의 공격은 대단했습니다.


2004, 2006년의 포르투갈

개인적으로 윙어들이 뛰어난 팀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그리고 국가대표팀에서 최고의 윙어진을 가진팀이 바로 이 포르투갈이죠. 지금의 나니, 호날두를 제외하고도 시망 사브로사, 루이스 피구, 히카르두 콰레스마등 세계적인 윙어들이 많이 배출된 팀이었습니다. 포르투갈은 사실 팀의 전력이 세계최고급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2004년 유로대회와 2006독일월드컵에서 준우승과 4강진출을 이뤄내며 좋은 팀이라는 것을 증명해보였죠. 바로 다시는 이런 전설적인 양쪽윙이 나올지 모르겠습니다만, 바로 루이스 피구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때문이었습니다. 포르투갈의 레전드와 현재진행형레전드가 같이 뛰었던 유일한 시기가 바로 이 시기였습니다. 전성기는 지났지만 간결한 돌파와 크로스, 날카로운 킥으로 노련하게 상대를 제압한 것이 과거의 영웅이었다면, 저돌적인 돌파와 파워넘치는 슛으로 상대를 제압한 것이 바로 현재의 영웅이었습니다. 거기에 마니셰, 데쿠, 파울레타, 누누 고메스, 후이 코스타, 카르발요, 페레이라같은 좋은 선수들의 모습을 보는 것도 즐거웠습니다. 2004년대회에서는 잉글랜드, 네덜란드등을 꺾었고, 2006년월드컵에서도 잉글랜드,네덜란드를 다시한번 꺾으며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호날두는 더욱더 성장했지만  포르투갈의 성적이 좋지만은 않다는 것은 과거의 영웅들의 빈자리가 얼마나 컸는지를 알게 합니다.

2006년의 프랑스


분명 프랑스의 전성기는 98월드컵과 2000년유로대회를 제패하고 2001년 컨페더레이션스컵까지 석권하며 그랜드슬램을 이룩했을 때였습니다. 그 대회도 모두 보았고 최고의 선수들의 전성기때를 기억하지만, 개인적으로 프랑스의 2006년은 너무나 보기가 좋았습니다. 대회를 앞두고 노장으로 구성된 프랑스대표팀을 보고 비아냥섞인 목소리를 내었던 보도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 때의 프랑스 대표팀은 이런 보도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젊은 혈기로만 축구를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었습니다. 아비달-갈라스-튀랑-사뇰로 이루어진 포백라인과 지금의 스페인의 중원에 비할 유일한 중원진이라고 생각되는 비에이라-마케레레-지단의 중원진, 거기에 말루다-앙리-리베리로 이어지는 공격진까지 대단한 팀이었습니다. 특히, 대회전 은퇴를 선언하고 대회에 임했던 지단의 경기는 아직도 전율이 돋을 정도로 최고의 플레이였습니다. 축구 천재, 축구 황제라는 말을 떠나 한단게 위에서 경기를 조망하고 있는 듯한 그의 노련미 넘치는 플레이는 조별예선에서 폭풍골을 몰아치던 스페인, 브라질을 연달아 꺾었고, 4강에서는 포르투갈을 물리쳤고 결승전에서도 아쉽게 패널티킥에서 패했죠. 점점 더 피지컬이 중요해지는 현대축구에서 경험이 얼마나 중요한 것이었는지를 보여주었던 프랑스대표팀이었습니다.

2010년의 독일

지난 남아공월드컵에서 결승전을 치룬 팀들은 네덜란드와 스페인이었지만, 아마도 세계팬들에게 가장 많은 인기를 얻은 팀은 독일팀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그들의 정신적 지주인 미하엘 발락이 빠졌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영건들과 기존의 영웅들이 뭉쳐 만들어진 독일팀은 전체적으로 골이 많이 터지지 않았던 월드컵에서 최다골을 기록한 팀이었습니다. 월드컵 최다골에 도전했던 클로제와 포돌스키의 투톱, 월드컵 골든 부츠에 빛나는 토마스 뮐러, 대회 최고의 스타였던 메수트 외질, 케디라, 슈바인 스타이거, 필립 람, 마누엘 노이어등 독일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주축을 이뤘던 독일은 해외리그에서 선수들이 대부분이었던 아르헨티나나 브라질같은 팀에 비교했을 때 그 이름값은 떨어지지만, 조직력이 얼마나 중요한 것임을 보여주었습니다. 98년월드컵의 부진이후 3번의 월드컵에서 독일은 빠른 역습과 물샐틈없는 조직력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고 2010년월드컵은 아마 독일축구의 백미를 보여준 대회가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잉글랜드를 4-1, 아르헨티나를 4-0으로 누를수 있는 팀이 어디있었을까요, 비록 4강에서 더 물샐틈없는 플레이를 펼친 스페인에게 일격을 당했지만, 독일축구의 매력을 충분히 알게해주었고, 2010년월드컵을 보는 가장 큰 재미였습니다.


2002년의 대한민국팀, 2010년의 대한민국팀,2011년의 대한민국팀, 2010년의 스페인, 2006년의 이태리, 2006년의 독일, 2008년 유로대회의 러시아와 네덜란드등 기억에 남는 팀들이 많지만, 다섯팀을 추려보니 저 다섯팀이 되는 군요. 사실 2002년의 우리나라는 인생최고의 팀을 뛰어넘는 '나의 팀'정도로 생각이 될 정도로 가슴뜨거운 추억이죠. 굵직굵직한 국가대항전대회가 없는 2011년, 과연 2012년의 유로와 2014년의 월드컵에서는 어떤 팀들이 최고의 팀들이 될지, 많이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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