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 루니, 중앙미드필더로의 보직 변경은 어떨까

Posted by Soccerplus
2011. 7. 20. 07:40 축구이야기



맨유팬에게는 악몽으로 기억될 지난 5월 27일,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완승을 거두었던 바르셀로나선수들은 경기가 끝나고 나서 다함께 환호하며 기뻐했습니다. 그리고 메시, 사비, 부스케츠, 페드로, 이니에스타 선수는 모두 한 곳으로 향했습니다. 바로 패배에 씁쓸해하고 있는 폴 스콜스에게 달려갔습니다. 그들은 아마도 스콜스와 마주치는 마지막이라고 생각을 하고 우승의 기쁨을 잠시 접어두고 하나같이 스콜스에게 달려갔던 것입니다. 맨유에서의 마지막경기를 씁쓸한 패배로 장식하게된 스콜스는 그 마지막을 바르셀로나의 이니에스타의 유니폼을 입고 끝을 맺었습니다. 맨유에 정말 기라성같은 선수들이 있음을 생각해보자면, 그중에서도 스콜스를 얼마나 많은 선수들에게 영감을 주었는지 알 수있는 단적인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스콜스가 맨유를 은퇴했습니다. 그리고 그 어떤 포지션보다 퍼거슨 감독은 큰 돈을 들여 그 자리를 대체하려합니다. 하지만 스콜스의 기량도 대단했고, 맨유에서의 존재감역시도 대단했기때문에, 이를 채우는 작업이 쉽지는 않아보입니다. 스콜스의 클래스를 가지고 있는 선수자체가 세계에 몇없는 것이고, 설사 찾았다고 해도 그를 영입하는것이 불가능하거나, 아니면 큰돈을 들여야하기때문에 그의 빈자리를 채우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최근 순조롭게 흘러가는 듯 보였던 스네이데르 선수의 영입은 일단 교착상태에 머물러 있는 듯 보이고, 다른 곳에서는 그의 빈자리를 메꿀만한 선수를 찾을 수 조차 없습니다.

이렇게 그의 빈자리를 대체하기가 힘들어지자, 최근 맨유에서는 새로운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바로 팀의 에이스인 웨인 루니를 중앙미드필더로 사용하자는 의견입니다. 웨인 루니의 중앙 미드필더라, 참으로 매력적인 카드입니다.

스콜스 선수도 20대 전성기시절에는 중앙미드필더보다는 쉐도우 스트라이커에 가까운 포지션에서 긴 시절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루니선수도 그의 트레이드마크였던 황소드리블을 많이 자제하고 (아마도 2006월드컵을 앞두고 페레이에게 당한 그의 부상여파가 큰 이유로 보여집니다)대신 미드필더지역까지 깊숙히 내려오면서 공격을 진두지휘하는 플레이를 선호하고 있습니다. 거기다 올 시즌 여러경기에서는 '스콜스 모드'라고 불리우며 극단적으로 볼 배급에 치중한 경기도 많이 보여주었습니다.


아직 스콜스의 롱패스에는 못미치지만 수준급 패싱력과 타고난 축구 센스를 바탕으로한 창의성있는 플레이 왕성한 활동량과 체력, 거기에 수비능력까지 갖췄고, 중원에서 강력한 중거리슛을 날려줄 수 있는 선수이기에 그의 중앙미드필더로의 전환은 고려할만한 옵션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5년전, 리즈의 골게터였던 앨런 스미스를 중앙미드필더로 전향시켰던 퍼거슨의 옛 기억이 있기에 루니의 중원이동은 더욱 더 설득력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에대한 퍼거슨의 대답은 애매모호합니다. 중앙에서 루니가 뛴다면 스콜스의 중앙과는 다른 모습이 될 거란 것입니다. 스콜스는 뛰어난 지능과 계산으로 영리한 플레이를 했다면, 루니는 좀 더 다이나믹하고 활동량으로 경기장 구석구석을 누비는 플레이를 할 것이라는 것이죠. 기사에는 "루니가 스콜스를 대체할 수 없다"라고 나왔지만 기사내용을 살펴보면 스콜스가 플레이하던 롤을 대체할 수 없다고 나왔지, 그의 중미 이동을 배제한 것은 아닌 듯 보입니다.

아무리 축구경기를 많이 보았다고는 하지만 축구감독과는 또 다른 입장이기때문에 저의 생각이 의미가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루니의 중앙이동은 한번쯤 생각해봐도 괜찮을 옵션이라고 생각이듭니다. 맨유에는 캐릭, 플레쳐말고는 믿을만한 중원이 없는 상황인 반면에 공격진은 치차리토와 베르바토프가 있고 거기에 웰백과 마케다가 임대후 성장한 기량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루니의 왕성한 움직임과 공격능력은 EPL에서도 독보적인 것이라서 그의 미드필더 변신도 기대가 되는 바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맨유의 첫번째 옵션은 여전히 새로운 선수의 영입입니다. 루니의 공격수로써의 능력이 아까울뿐이고, 아직 맨유는 중원을 보강할 여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맨유가 중원보강을 못하더라도 일단은 플레쳐-캐릭체제로 갈 것으로 보이고요.

지금은 아니지만, 루니가 30줄에 접어들 무렵, 그러니까 3-4년뒤의 나이에선, 그의 중앙미드필더 변신도 충분히 가능할 거라 생각이 듭니다. 나이가 들면들수록 그의 플레이위치는 점점 내려오는게 사실이고, 좀 더 완숙한 기량이 필요한 중미자리이기 때문입니다. 스콜스선수도 쉐도우자리에서 선수의 마지막은 중원에서 긴 패스를 뿌려주는 역할로 변모했죠. 루니가 어떤 행보를 걸을지, 이 것도 축구팬의 입장에서는 흥미로운 볼거리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