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전 참패의 원인, 안일했던 조광래의 전술

Posted by Soccerplus
2011. 8. 11. 07:44 대표팀/월드컵 이야기
아마 제가 축구를 본이후 가장 수치스러웠던 패배가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월드컵이라는 큰무대에서 네덜란드에게 손도 쓰지 못하고 5대0으로 졌을 때에도 이런 기분은 아니었던것 같습니다. 하지만 일본에게 3:0이라는 패배를 당했다니, 정말 믿을 수도 없고, 믿기도 싫은 결과가 아닐수 없습니다. 앞으로 수년동안 일본은 우리나라와의 대결이 있을때마다 이 경기를 들먹일 것을 생각하면 정말 분하고 기분이 나쁩니다.

기분이 나쁜것은 나쁜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다음경기에는 기분이 나쁘면 안됩니다. 그러기 위해선 따져보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왜 우리는 정말 손한번 쓰지 못하고 비슷한 전력으로 평가되는 일본에게 완패를 당했는지에 관한 물음입니다.



조광래감독은 국내파 감독치고 우리나라에 축구팬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 감독입니다. 유망주를 기용해서 세대교체를 하는 것도, 뻥축구였던 우리나라 축구에 아름다운 패스플레이를 정착시킨 것도 바로 조광래감독이었습니다. 아시안컵 우승이라는 목표는 이루지 못했지만, 조광래 감독의 경기는 그를 다음 월드컵까지 대표팀감독을 맡기에 충분한 경기력이었습니다. 하지만 주력멤버외에 로테이션멤버를 정착시키지 못했던 그의 대표팀은 아시안컵 8강, 4강의 연장전 승부후 체력약화라는 단점을 남겼습니다. 그리고 주력선수가 부상으로 이탈할 시에는, 그를 대체할 자원을 찾지 않으면 모든 팀의 전술의 퍼즐이 흐트러지게 되는 약점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번경기에서 대표팀의 주력자원이었던 이청용, 지동원, 손흥민 선수가 빠졌습니다. 그리고 조광래감독은 이청용과 지동원선수가 해야될 역할과 포지션에 이근호 선수와 구자철선수를 배치했습니다. 구자철선수는 생전 처음 뛰어보는 포지션이었습니다. 그리고 이근호선수는 섬세한 플레이를 펼치는 일본에는 잘 맞지않는 무언가 선굵은 축구를 구사하는 선수입니다. 거기에 대표팀 주전자리가 급한 이근호선수는 잇다른 드리블로 공을 헌납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첫골은 그의 드리블실패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구자철선수역시 처음뛰는 포지션에서 자신의 위치를 잡지 못하는 모습이었습니다. 후반전에는 조금 이런모습이 극복되었습니다만 아시안컵에서 해결사 노릇을 하던 그의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왜꼭 기존의 전술과 같은 전술에 성향이 다른 선수를 집어넣어서 그의 특색마저 막아버려야 했는지 아쉽습니다. 하세베와 혼다, 카가와와 엔도라는 주력선수들이 모두 중앙에 밀집한 일본을 상대로 측면공격수들이 중앙으로 들어오는 공격스타일을 취한 조광래감독의 전술운용도 아쉽습니다. 나가토모가 빠진 왼쪽측면과 공격지향적인 오른쪽 측면의 우치다의 빈자리를 공략해보는 것은 어땟을까요,  후반전에 보여준 김보경선수의 활약은 우리나라선수들중 그나마 나은 경기력이었고, 남태희라는 전문윙어도 뽑아놓고 말입니다. 늘 한결같은 플레이를 했어야했는지 정말 아쉽습니다.

그리고 늘 주전자리에 무혈입성하는 많은 선수들에게도 한번쯤은 점검이 필요하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박주영, 이용래, 기성용, 김정우 선수의 플레이를 보고 하는 말입니다. 박주영선수는 그간 보여주었던 국가대표팀 경기중에 가장 좋지 않은 경기력을 펼쳤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모나코소속이긴 합니다만 팀에서도 따로 훈련을 하기 때문에 경기감각이 너무나 무뎌진 상황입니다. 그런 박주영선수를 당연히 최전방에 기용한다는 것은 위험한 생각이었습니다. 절대로 무너질 것 같지 않던 그의 공중헤딩경합은 이렇다할 힘도 쓰지못한체 후반전 교체라는 굴욕을 당했습니다.



기성용선수는 스코틀랜드에서 3일전 풀타임경기를 뛰고 바로 일본전에 왔습니다. 그리고 이용래선수도 지난 리그경기에서 부상을 당했습니다. 두 선수는 그런데도 당연히 주전멤버에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두선수의 활약도 정말 미비했습니다. 기성용선수의 날카로운 킥과 이용래선수의 활동량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모르겠습니다. 김정우선수는 세명의 미드필더중에 가장 공격적인 롤을 맡았습니다. 그리고 그의 역할은 세르비아와 가나전의 승리로 인해 안전하게 정착되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두 경기에서 김정우 선수의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은 어딘가 모르게 겉도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상주에서 절정의 골감각을 보여주고 있기는 하지만, 국가대표팀에서까지 그 경쟁력이 미치는 지는 조금의문이 들었습니다. 오히려 활발한 활동량과 컷팅에 전념하던 허정무 감독시절이 더욱 더 어울리는 듯 보였습니다. 그런 세명의 중원을 의심의 여지없이 베스트로 내보냈습니다. 그리고 결과는 중원의 완패, 조금 변화가 필요하지 않았나라는 생각입니다.

선수의 선발에도 조금 불만이 있습니다. 절대로 대표팀의 부름을 받지 않던 박주호선수는 케이리그보다 수준이 낮은 리그인 스위스리그로 이적하자마자 대표팀선발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차두리선수의 서브에는 윙어인 조영철선수가 있었습니다. K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던 많은 선수들이 빠졌고, 유럽파들은 소집할 수 있는만큼 소집을 했고, 나머지는 그가 선호하는 선수들로 뽑았으며 그 나머지 세네자리만 항상 바뀌는 듯한 양상입니다. 어느정도 대표팀의 가닥이 잡힌 것이지요. 유럽파라고 해서 꼭 선발을 해야하는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장거리비행과 시차로 컨디션조절하기에도 힘든시점에서, 유럽에서 장족의 발전을 한 선수가 아닌 선수도 유럽파라고 우선선발을 하는 느낌입니다. 그리고 실험적인 조영철의 선발이있었다면, 이를 메꿀 안전한 다른 선발도 필요했다고 생각이 듭니다. 특히 불안한 수비자원에서 이재성의 중용은, 왜 이렇게 중요한 경기가 하필이면 그의 데뷔무대가 되었어야 했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곽태휘라는 베테랑수비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지요.

아시안컵에서 거둔 절반의 성공이후 잇다른 평가전에서의 선전은 조광래감독에게 자신감을 주었던 것으로 보여집니다. 그래서 그가 내세운 전략과 선수들에대해 자신감을 갖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조금은 무리한 일정으로 인해 그 자신감은 고집이 되었습니다. 조금은 더 유연한 선수운용이 필요한 시점이지 않았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선수들에게도 무언가 투지가 부족했습니다. 여러차례 일본과의 경기에서 거둔 좋은 성적은 이번 경기에서 당연한 승리로 이어지는 듯했고, 선수에게는 일본선수들에게서 느껴졌던 절실함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당연히 내가 주전이니까, 라는 생각이 먼저 있나 봅니다. 주전을 차지 못한 다른 선수들은 이번 기회를 꼭 잡아야겠다는 생각에 무리한 플레이가 연발되었고, 한일전이라는 빅게임에서 주전선수들은 투지보다 흥분된 모습을 더 많이 보여주었습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이고, 좌절을 겪지 않으면 더 큰 발전을 겪을수 없다는 식의 말들은 늘상우리가 듣고 우리가 하고 다니는 말입니다. 그리고 대표팀의 경우에도 그런 시기에 도달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일본전의 패배는 정말 쓰디쓴 약이 될 것입니다. 이번경기를 통해 안일했던 면들은 보완을 하고, 자만심으로 이어졌던 과도한 자신감을 반성의 동력으로 삼아, 더 좋은 경기력의 대표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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