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거슨의 여우본능, 스네이더를 꾀어내다

Posted by Soccerplus
2011. 8. 12. 07:40 축구이야기



이번 여름이적시장에서 가장 기대가 되는 부분은 (개인적으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오랜 팬인지라) 바로 맨유의 중원보강여부입니다. 스콜스이후 남은 자원인 안데르손, 캐릭, 플레쳐는 무언가 아쉬움이 남는 멤버들이고 클레버리는 아직 맨유의 중원을 맡기에는 검증이 되지 않은 면이 있습니다. 그래서 전술에 맞느냐 맞지 않느냐를 떠나서 루니에 필적하는 빅네임의 선수가 영입되기를 기대했습니다. 그리고 이적시장이 열리고 부터 지속적으로 나오는 루머는 바로 스네이더 선수의 이적설입니다.


스네이더가 필요하느냐 필요하지 않느냐에 관한 물음은 이미 많이 이야기가 된 부분이므로 하지 않겠습니다. 간략하게 종합하자면 100퍼센트 맞는 선수는 아니지만 퍼거슨의 수완이라면 충분히 활용가치가 있다는 것이 정답이었습니다. 그리고 맨체스터유나이티드가 지난 커뮤니티실드에서 보여주었던 경기력, 특히 이번시즌 주전으로 예상되는 안데르손과 캐릭의 중원(전반전의 2:0)의 경기력은 매우 형편없었습니다. 경기를 풀어가는 미드필더가 필요했고, 퍼거슨 감독에는 아마도 스네이더가 이 문제를 풀어줄 적임자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스네이더에게도 이적은 구미가 당기는 조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미 인테르에서 챔스우승, 리그우승을 모두 경험했습니다. 이룰 것은 다 이뤘다는 것이죠. 아약스, 레알마드리드, 인터밀란등 수많은 명문팀에서 활약을 보여주었고, 그에게 최고의 축구열기를 지닌 잉글랜드리그는 구미가 당기는 조건이었을 것입니다. 거기에 레알-바르샤와 함께 세계 축구클럽의 역사를 쓰고 있는 맨유행이라는 것은, 명예와 실리를 동시에 이루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지난 6월말, 7월초 잇다른 영입설과 함께 구체적인 이적료와 같은 것들이 루머로 피어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무언가 진행이 되고 있는 느낌(아직도 그때의 이적과정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모르겠지만)을 받았고, 설레는 마음을 주체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스네이더가 맨체스터에서 집을 구하는 중이라는 보도까지 나오자, 이적은 확실해 지는 듯 보였습니다. (http://www.goal.com/en/news/596/exclusive/2011/07/12/2571641/inter-and-manchester-united-in-talks-over-sensational-40m-wesley-)하지만 이 기사가 나온지 얼마되지 않아, 퍼거슨은 '스네이더의 영입은 없다'라고 못박는 발언을 하였습니다. (http://www.manutd.com/en/Tour-2011/Tour-2011-News/2011/Jul/No-deal-for-Sneijder.aspx?pageNo=1)

저는 이때만 해도 진짜 퍼거슨 감독이 그의 영입을 배제한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이 보도가 나온지 10일정도 지났을 무렵, 다시 맨유와 스네이더의 연결설이 나오고 있습니다. 묵묵부답으로 말을 아끼던 스네이더가 입을 열기시작했습니다. 인테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인테르에게 필요한 것은 이적료라는 말과 함께, 적당한 가격이 제시가 되면 스네이더를 팔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스네이더가 NFS(Not for Sale)이라던 입장을 고수하던 인테르 밀란의 단장의 말이었습니다. 열흘전의 기세등등한 모습과는 사뭇다른 모습이었습니다. 스네이더는 훈련장에서의 인터뷰에서 맨유에 가고 싶다는 의사를 표현했습니다. ( I would like to join-)



실제로 그가 I would like to라는 표현을 쓰며 맨유에 간다는 표현을 한 것은 아니고, 그는 단지 맨유의 제의가 없어서 자기가 떠나지 못하는 것이라고, 제의가 온다면 떠날수도 있다는 표현과 함께, 지금 일어나는 루머가 실제로 벌어진다는 말을 했습니다. (영상아래의 transcript 참조). 맨유의 제안이 온다면 가고싶다는 이야기나 다름없는 이야기입니다.


지금의 상황을 종합해 볼 때, 퍼거슨 감독의 영입중단 선언은 스네이더의 영입을 허겁지겁 많은 돈을 주기보다는 천천히 (어짜피 올선수라 확신하니) 자신이 원하는 가격으로 사기를, 그리고 선수도 맨유로 오고싶은 더 큰 열망을 갖게끔 만드는 발언이었다고 봅니다. 제목에서 쓴 저런 표현이 이 상황에 어울리는지는 모르겠지만, 마치 연애를 잘하는 (보통 여우라고 부르죠) 여성들이 남성을 꼬실때 쓰는 방법들과 유사한 것 같습니다. (연애에는 잼병인 제가 이런말을 하니 사실과는 다를수도 있습니다..ㅋ) 관심이 있으면서 일부러 상대방의 더 큰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연락을 잠시 접어두는, 그러면서 상대를 안달나게 하는 방법입니다. 거기에 인테르와 스네이더가 동시에 넘어가 버린 것입니다.

스네이더를 이렇게 공을 들인 이유는, 스네이더라는 스타플레이어로 인해 현재의 맨유의 선수체계가 무너질 것을 염려하는 것이라 생각이듭니다. 지금의 맨유에는 엄연한 주급의 위계질서가 있는데, 스네이더가 인테르에서 받는 주급을 받는다면 완전히 다른 선수들에게 불만을 줄만한 처사가 될 것입니다(이태리가 잉글랜드보다 스타플레이어에게 주는 돈이 더 많습니다). 루니나 퍼디난드, 비디치와 같은 기존의 고액연봉자들보다 더 많은 돈을 받는다면, 자신은 맨유를 위해 거의 모든 커리어를 맨유에 헌신한 선수들도 많은 상황에서, 기분이 많이 나쁠 것입니다.

거기에 퍼거슨의 로테이션체제가 지배하는 맨유에서 맨유가 애절한 구애끝에 스네이더가 영입되는 그림으로 그가 맨유에 입단을 한다면, 로테이션체제의 질서마저 위협받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마리의 붕어가 잉어들이 사는 연못전체를 망치는 꼴이죠. 그래서 퍼거슨은 스네이더가 원하는 이적의 형태로 상황을 반전시켜 그를 영입해서 그의 현재 질서에 스네이더를 편입시키려 하는 마음입니다. 붕어를 잉어로 만들어서 데려오는 것이죠. 그리고 이러한 퍼거슨의 여우본능은 스네이더에게 매우 잘 맞아 떨어지고 있습니다.

산전수전을 다 겪은 세계 최고의 명장 퍼거슨의 감독수완은 전술을 짜는 경기장내에서 뿐이 아니라, 이렇게 이적시장과 선수단을 생각하는 영입정책에서도 드러납니다. 개인적으로는 스네이더가 이번 이적시장이 끝나기 전에 영입이 될 거라 생각이 듭니다. 한발짝 멀리서 지켜보면 여우같은 여자애가 내 친구를 꼬시는게 다 보이듯, 퍼거슨과 스네이더의 영입전쟁도 다 보입니다. 그의 이러한 수완이 있었기에, 감독으로 롱런할 수 있는것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정말 재미있는 이적과정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를 지켜보는 맨유팬인 저로써는 한 기사 한기사에 일희일비하지만 말이죠.

아직도 '밀당'중인 퍼거슨과 스네이더, 과연 이 아찔한 서로의 간보기의 결과는 어떻게 될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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