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ESPN의 EPL중계, 그 불편한 진실

Posted by Soccerplus
2011. 8. 17. 07:53 축구이야기


98년이었나, 이때쯤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저는 프로축구경기만 나오면 나가놀지도 않은 채 집에서 TV를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해 가을, 울산과 포항의 플레이오프에서 김병지선수의 극적인 헤딩골로 결승행을 성공시킬 수 있었습니다. 생방송이 아니라면 느끼지 못할 대단한 감동을 저는 그 자리에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두 팀의 팬도 아니었던 어린 저는 그자리에서 방방뛰며 정말 최고의 경기를 본 환희감에 찼었습니다. 어쩌면 그 때즈음부터 축구팬이 된지도 모르겠습니다.

중계기술이 발전하고, 스포츠전문 케이블채널이 많이도 생긴 지금, K리그의 중계는 찾아볼수가 없습니다. 매주 수요일마다 열리는 경기는 야구가 6시 30분에 시작하니까 절대로 볼수가 없고, 토요일, 일요일에 열리는 경기도 5시에 시작하는 야구경기때문에 후반만 볼수있거나, 이마저도 프리미어리그의 8시 45분경기에 밀려 제대로 보지 못합니다. TBS방송국에서 K리그를 방송하고는 하지만, 이는 지극히 제한적인 경기의 일부분이죠.



이번 시즌 EPL의 개막을 앞두고, 축구방송이라고 자부를 하는 SBS-ESPN은 강남역에서 길거리응원을 하는 진풍경을 연출했습니다. 우리나라 선수라고는 지동원선수밖에 없는, 그것도 출전이 가능한지 확실치도 않은 이 경기를 위해서 강남역에 세트를 마련하고 축제분위기를 조성했습니다. 우리나라의 K리그는 개막이 언제인지도 잘 모르는 방송사의 분위기와는 참 다릅니다.

SBS는 바뀐 방송법을 이용해 주말 지상파중계까지도 한다고합니다. 해외파 축구선수 두명이 겹치면 한선수를 포기해야했는데 이제는 이원방송을 하니 두 선수를 모두 보게 되어 잘된일인 것같습니다. 그리고 SBS는 예전의 SD화질에서 HD로 방송을 해주고, 프리미어리그 중계를 위해 장지현해설위원도 영입했습니다. 김동완, 박문성, 장지현이라는 좋은 해설진과 좋은 캐스터진에 최고의 화질, 2개의 채널, 정말 최적의 중계방송이니 저같은 해외축구 블로거에게는 감사한면이 많죠.

하지만 이렇게 남의나라 리그는 열성적으로 투자를 아끼지 않으며 방송을 해주면서, K리그방송은 찾아보기가 힘듭니다. 축구대표 방송국이라며 월드컵때는 자신을 자화자찬하던 SBS의 책임감이 이정도인지 참 가슴이 아픕니다. 거기에 몇명 찾아 오지도 않을 강남역 거리응원을 개최한 SBS-espn을 보니 얄미운 마음까지 들었습니다. 그 곳을 찾은 팬들은 동원된 팬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고요. 그 방송이 있기 직전 K리그에서는 서울과 전남이 후반 47분 극적인 결승골이 터지는 최고의 경기를 펼치고 있다는 사실이 더욱더 안타까웠습니다. 이 경기는 중계도 찾아보기 힘들었죠.

방송사에게만 이러한 미운마음을 갖기에는 제가 인정해야될 부분도 있습니다. 방송국에 가장 중요한건 광고수입이고, 그를 결정하는건 시청률이고, 광고기회가 많은 야구가 우선이고, 팬들이 많은 EPL에 투자하는 것도 당연합니다. 그를 무턱대고 비난하기에는 참 무리가 있는것이 사실입니다.

K리그에도 EPL못지 않은 팬들이 존재합니다

K리그에도 EPL못지 않은 팬들이 존재합니다



리그적인 차원의 지원은 왜 이렇게 미비하게만 느껴지는지, 수많은 서포터즈들은 K리그를 매주 관전하며 관중도 많아져가는 추세인데, 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할 방송중계는 이렇게도 없을까요. 정말로 아쉬운 부분입니다. 이청용, 지동원 선수가 빅리그에 직행하고 요즘에는 브라질 유망주사이에서 K리그 진출 열풍이 불고 있을 정도로 수준이 정말로 높아진 리그입니다. 아시아 최고클럽을 가리는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 수년간 최강자로 군림한 리그도 K리그입니다. 우즈벡대표선수들의 꿈은 바로 K리그 진출이기도 하고요. 그런데도 이렇게 안타까운 지원하에 오늘도 선수들은 뛰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국가대표에 못 본 얼굴들이 나오면 팬들은 무턱대고 비난부터 일삼습니다. 보지도 않고 말이고요. 아니, 보지 못했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습니다. 매일같이 중계해주는 야구는 2군선수들까지도 다 아는 판이지만, 축구선수는 팀의 핵심선수하나도 알기 어려운 것이 지금의 현실입니다. 그리고 국가대표에 승선하면 쟤는 누구냐, 혹시라도 못하면 엄청난 비난이 옵니다. 그리고 그 선수는 대표팀에서 제 기량을 발휘하기 힘들어지고. 그럼 대표팀 수준도 떨어지고, 악순환의 연속입니다.

해외축구, 유럽의 유명한 축구리그와, 챔피언스리그, 정말 재밌고 수준도 높습니다. 그리고 아시아에선, 우리나라의 케이리그가 최고 수준입니다. 정말 좋은 선수들도 많고, 좋은 용병들도 많고, 전술도 선진화 되어있고, 월드컵이후 좋은 경기장도 많습니다. 하지만, 우연히 접하게 되는 K리그를 보며 와 우리나라 리그도 성장했구나! 라고 느낄 경기중계조차 없습니다. 아쉬운 현실입니다.

방송사를 욕해야할지, 아니 K리그를 욕해야할지, 연맹을 욕해야할지, 아니면 수준미달의 리그인건지, 무엇을 비난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매주마다 HD화질의 EPL중계를 보면서, 항상 불편한 마음이 드는 것은 저만의 마음만은 아니기를 바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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