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에겐 골이 주전을 보장해주지 않는다.

Posted by Soccerplus
2011. 8. 18. 07:49 해외파 이야기/박지성
상황을 가정해 봅시다. 승점 3점이 꼭 필요한 리그경기에 0:0상황입니다. 상대는 중상위권의 호락호락하지 않은 팀이고 선발로 나온 발렌시아가 몸이 좋지 않아보입니다. 그리고 벤치에는 박지성과 영, 그리고 나니가 있습니다. 만약 내가 퍼거슨 감독이라면 누구를 투입할까요? 

다른 상황을 가정해봅시다. 똑같이 승점 3점이 꼭 필요한 경기, 호락호락하지 않은 중상위권 팀에 팀은 2:0으로 앞서다가 한골을 실점하였고 계속해서 밀리는 경기를 펼치고 있습니다. 발렌시아가 지켜보이고 이 선수를 교체하려 합니다. 벤치에는 나니와 영, 그리고 박지성선수가 있습니다. 만약 내가 퍼거슨 감독이라면, 누구를 넣는 것이 옳은 선택일까요?


첫번째 가정에서의 답은 두방향으로 갈라지겠지만, 두번째 상황에서는 박지성선수를 꼽는 대답이 대다수를 이룰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첫번째에서도 박지성선수가 나오기는 힘들겠죠. 물론 저도 한국인이라 이런 상황에서도 박지성선수가 나가길 바라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그렇게 높지 않은 상황입니다. 많은 분들이 기분이 조금 나빠할 가정이진 모르겠지만, 이 것은 누구나 수긍할만한 가정과 결론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지금 박지성선수의 입지라고 생각을 합니다. 좋은 옵션임은 분명하지만, 공격을 위해서는 분명 팀에 더 좋은 카드가 있다는 것이죠.





많은 팬들은 박지성선수가 공격력마저 갖춘다면, 다른 입지를 갖고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박지성선수는 지난 몇시즌 동안 골 결정력을 눈에 띄게 향상시켰습니다. 많은 경기에서 그가 넣는 골을 볼 수 있었고, 중요한 순간마다 한 골을 터뜨리는 그입니다. 그러기에 팬들의 사랑과 대한민국의 국민적인 추앙을 받는 것이죠.

그리고 이번 시즌, 미국에서 열린 프리시즌 경기에서 박지성선수는 맨유의 윙어중에는 독보적으로 3경기 연속골을 넣었습니다. 박지성이 경쟁자보다 유일하게 부족한, 공격력을 드러낸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과연 이것이, 나니와 영, 발렌시아와 같은 공격력을 증명한 것일까요?

박지성선수는 앞에서 언급한 세선수, 특히 나니와 영선수와는 성향의 차이를 많이 갖고 있습니다. 공을 갖고 있을 때 박지성선수는 다른 동료들에게 패스하는 경우가 잦습니다. 자신의 포지션에 있을 때 거의 90퍼센트이상의 확률로 다른 선수들에게 짧은 패스를 건내죠. 나니와 영, 발렌시아는 조금 다릅니다. 공을 갖고 있으면 먼저 생각하는 것은 드리블 돌파입니다. 상대방이 조금의 헛점이라도 보이면 여지없이 돌파를 합니다. 그리고 상대방 뒤에 공간이 보이면 중앙으로 치고나온뒤 중거리슛을 시도합니다(발렌시아의 경우 크로스가 되겠지요). 그리고 옆선수에게 짧은 패스를 건내는 것은 상대방이 완벽하게 자신을 틀어막을 경우에만 국한이 됩니다.

박지성선수가 드리블을 못한다, 개인기가 떨어진다, 라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 아닙니다. 성향의 차이를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죠. 나니선수는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에 나와 33경기에서 135개의 슛을 때렸습니다. 박지성선수는요? 15경기에 나와 18개의 슛을 때렸습니다. 물론 나니의 골과 박지성의 골수는 9개와 5개, 큰 차이가 나지않아 정확도 측면에서는 나니가 훨씬 밀린다고 할 수 있지만, 박지성선수처럼 완벽한 기회에서 슛을 때렸다면 나니역시도 더 좋은 기록을 기록할 수 있었겠죠. 애쉴리 영선수도 34경기에서 83개의 슛을 기록했습니다. (espn 싸커넷 참조)

그리고 다시 리그로 돌아와봅시다. 리그의 수준이 높아져 험난하지 않은 상대가 하나도 없는 프리미어리그지만, 빅4와 맨시티, 토트넘정도를 제외한 많은 팀들은 맨유보다는 한 수 아래의 팀입니다. 그리고 맨유는 수비를 중시하는 것보다는 쉴 새 없이 몰아치며 상대를 정신 못차리게 하는 것이 더 좋은 카드겠지요. 맨유의 스타일은 바르셀로나처럼 안정적인 포메이션을 유지하며 상대방을 질식시키는 것이 아니라 순식간의 공격으로 상대방을 쓰러트리는 방식입니다. 그리고 중원이 상대적으로 빈약한 맨유에게 있어서, 공을 키핑하는데에 재주가 있고 한번 공을 잡으면 조금 끌더라도 마무리를 해주는 선수들의 존재가 더 필요한 상황입니다. 그리고 이는 박지성선수가 나머지 경쟁자들보다 약한 부분입니다. 확실히말이죠. 전통적으로 맨유의 윙어에는 팀의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는 선수, 분위기를 한번에 바꿀 수 있는 선수들이 자리했습니다. 긱스, 호날두, 베컴과 같은 선수들 말입니다. 그리고 박지성선수는 이와는 다른 유형의 선수이죠.

그런 가운데에서 박지성선수가 나와서 천금같은 골을 기록했습니다. 그리고 이 골을 넣었다고 해서, 몸상태가 좋은 것 같으니, 다음 경기, 약체와의 경기에서도 그의 선발을 낙관할 수 있을까요? 저는 또 아니오라고 말할 수 밖에 없습니다. 다시 90분 경기를 앞두고는 퍼거슨 감독의 머릿속에는 나니와 영, 발렌시아가 앞순위에 자리잡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박지성선수가 이선수들보다 기량이 낮다거나, 맨유에서의 주전경쟁이 힘들다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저의 글을 보면 아시겠지만, 저는 박지성의 굉장한 팬이고 그를 위한 글을 수도없이 써왔습니다. 박지성선수는 큰 경기활약, 그리고 많이들 아시는 활동량과 수비력, 팀워크, 전술 수행능력, 그리고 멀티플레이어능력등 다른 많은 부분에 관해서는 다른 포지션경쟁자들과의 비교에서 절대적인 우위를 보입니다. 그렇기에 박지성선수가 계속해서 맨유에 남아 있을 수 있는 것이죠.



국가대표팀 캡틴 시절의 박지성선수를 생각하며, 그 경기력, 그 플레이를 보여준다면 맨유에서도 당연히 주전일 것이라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하지만 국가대표팀의 박지성선수와 맨유에서의 박지성선수는 그 역할이 다르고, 국대의 박지성은 독보적인 존재이지만 맨유의 박지성은 그런 존재는 아닙니다. 그리고 박지성선수는 그런 좋은 선수들 가운데에서 자신만의 색깔을 분명히 드러내는 중이지요. 나니와 영과의 경쟁에서 밀리는 부분도 있지만, 절대적인 우위를 점하는 부분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 우위가 필요한 경기에서 박지성선수가 나오는 것이죠. 예를 들면 강팀과의 경기말입니다.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이제는 국가대표팀에서의 책임감을 맨유에서도 보여주면 어떨까하는 생각입니다. 지난 2010 남아공 월드컵 우루과이전, 2골을 몰아넣은 수아레즈, 월드컵 골든볼을 차지한 포를란가운데에서도 가장 빛난 선수는 단연 박지성선수였습니다. 상대방의 허를찌르는 돌파, 공을 잡을때마다 보여준 존재감, 엄청난 활동량은 기본이고 결정적인 킬패스까지, 이런 대표팀에서 보여주는 과감함을 맨유에서 보여줄때가 되었습니다. 조금은 욕심이라고 생각해도 괜찮습니다. 매번 욕심으로 찬스를 날려먹는 나니도 5년째 맨유에 잘 뛰고 있습니다. 그가 한두경기 욕심을 부린다고해도, 그의 입지에 변화가 올 입장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퍼거슨 감독의 머리에는 7년째에 접어드는 박지성선수의 플레이 성향과 스타일이 머리속에 박혀있습니다. 그리고 매년 박지성선수는 발전하는 모습으로 그 쓰임새를 조금씩 늘려오고 있었습니다. 이번 시즌, 국가대표차출도 없는 절호의 기회에 자신이 보여줄수 있는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어떨까요, 자신이 에이스였던 지난시즌의 울버햄튼전 말입니다. 나니, 루니, 발렌시아가 모두 빠졌던 울버햄튼전, 자신이 에이스라고 느꼈던 그는 보란 듯이 세명을 제껴내며 결승골을 기록했습니다. 그럴만한 기량이 있다는 소리입니다.

박지성선수가 간간히 골을 넣어준다고, 그의 현재의 입지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지난 미국프리시즌에서 폭풍골이후 3경기 결장이 이를 대변해주고 있습니다. 매경기 골을 넣을수 있지만, 박지성선수에게는 매경기 출장기회가 주어지지도 않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리고 그를 위해서는 좀 더 적극적인 플레이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에게는 조연이 아닌 주연으로 나설 능력이 충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사실 이런 윙어로써의 가장 중요한 덕목인 스피드와 킥력이 밀리면서도 맨유의 윙어로 7년동안 남을수 있는 박지성선수가 대단합니다. 그리고 그가 골을 넣어도 주전보장이 되지 않는다는 말은, 거꾸로 골을 넣지 못해도 주전경쟁에 큰 영향이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퍼거슨이 그것보다 다른 것을 주문하며 경기에 투입시켰을테니 말이죠. 그러니 이번 시즌 골을 넣지 못해도 좀 더 활기찬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랍니다. 좀 더 적극적인 모습말이지요. 나니와 슛팅수차이가 무려 117개, 7배가까운 차이가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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