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날, 박주영영입은 '신의한수'
신의한수, 바둑용어로 내가 만약 한수를 두었들때 상대방이 어떤수로 응수를 하든지 나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수를 말합니다. 어떤 면으로 봐도 자신에게 유리한 것이라는 이야기죠. 그리고 박주영을 영입한 아스날은 어떤 면을 보아도 자신에게 유리한 영입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벵거감독의 눈도 눈이거니와 완벽한 타이밍과 박주영과 아스날의 궁합을 생각해보면, 지금 이 시점에서 아스날에게는 더없이 좋은 선택이라는 것이죠.
많은 팬들은 단지 박주영이 잉글랜드의 빅클럽, 나아가서 세계의 빅클럽인 아스날이라는 구단에 갔다는 것에 의미부여를 하시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아스날입단도 입단이지만 박주영선수가 아스날에서 엄청난 성공을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 아스날과의 궁합도 찰떡궁합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더욱 더 기대가 됩니다. 무조건 적으로 그냥 이름있는 공격수를 영입한 것이 아닌 꼭 필요한 영입이라는 것입니다.
구멍난 공격진, 박주영이 필요하다.
박주영선수는 먼저 반 페르시의 백업요원이 주 임무라고 생각이 듭니다. 반 페르시선수는 '반' 페르시라는 비아냥을 듣고 있습니다. 그 이야기가 무슨 뜻이냐 하면, 시즌의 반정도밖에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다는 것이죠. 지난시즌에도 선발출장한 경기는 20경기안팎이고, 전체 모든 출장수는 25경기밖에 되지 않습니다. 25경기에서 18골을 넣은 가공할 위력을 자랑하지만, 모든 경기를 뛰지 못하는 유리몸인 것이 아스날에게는 항상 불안요인이었습니다.
이를 받쳐주는 공격수인 샤막과 벤트너가 있습니다만 두 선수는 이미 신뢰도가 많이 떨어진 상태입니다. 샤막선수는 2011년 들어 단 한골만 넣었습니다. 작년에 이적한 샤막선수가 시즌 초반에는 좋은 활약을 보였습니다만, 무슨이유에서인지 폼이 완전히 떨어졌고 어느순간부터 경기출장도 점점 멀어진 상황입니다. 그리고 벤트너선수는 주로 교체로 출장하는데 아스날 팬분들도 교체멤버가 벤트너 밖에 없다는 사실이 참으로 원망스러웠던 것이 지금의 아스날입니다. 그만큼 벤트너는 지난시즌 아스날선수로써의 자격을 증명하지 못했습니다. 이런저럭 이적설에 휘말리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지요.
거기에 이번시즌 영입한 제르비뉴와 샤막은 1월 네이션스컵으로 인해 장기간 결장이 유력합니다. 전력의 빈자리가 있을수 밖에 없다는 것이죠. 원톱 전술을 쓰는 아스날에서 매경기 출장하지 못하는 반페르시를 대신해 박주영, 샤막, 벤트너를 놓고 저울질을 한다면 단연 박주영에게 무게감이 쏠립니다. 2명의 백업공격수가 있는데 공격수영입이 뭘 더 필요하느냐라고 묻는 팬들에게는 샤막과 벤트너가 선발출장한 경기를 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박주영이 꼭 필요한 아스날입니다.
금전적으로 현실적인 박주영의 영입
아스날은 성적은 잘나가지만 구단의 지원은 미비한 대표적인 구단입니다. 많은 이적자금을 받지 못하는 팀이죠. 하지만 이번시즌은 나스리와 세스크가 떠나면서 두둑한 돈을 넘겨받았습니다. 하지만 중앙미드필더와 중앙수비, 그리고 측면자원이 모두 필요한 아스날입장에서는 센터포워드에 돈을 많이 쓸수가 없습니다. 센터포워드에는 세명의 자원이나 있으니 말이죠.
하지만 센터포워드자리도 분명 보강이 필요한 자리였습니다. 지난 시즌 날려먹은 찬스들을 생각해보면 말이죠. 그런가운데에서 비교적 싼 가격에 나온 박주영선수는 어느정도 실력을 검증받았으면서도 금전적으로 부담이 되지않는 좋은 영입입니다. 아스날에게 다른 월드클래스 공격수를 영입하기에는 매물도 없고, 돈도 없는 것이 사실이니 말이죠. 그런 박주영선수를 영입함으로써, 급한 불도 끄게 되었고 돈도 아끼게 되었습니다. 박주영에게 10m파운드라는 많은 돈을 지급한다고 하는데 (이게 이적료인지 이적료와 연봉을 합친돈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만큼 그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뜻이죠. 절대로 벵거감독은 오버페이를 하면서까지 영입을 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원래 5m 정도의 가격이었던 박주영을 급히 영입했다는 것은 그만큼 박주영을 중요하게 생각해 왔다는 증거입니다.
4-3-3, 4-4-2 어떤 포지션에서도 박주영은 적합하다
아스날의 주 포메이션은 4-3-3 포메이션입니다. 반 페르시를 최전방에 세우고 아르샤빈이나 월콧을 그리고 지난시즌에는 나스리가 주로 왼쪽에서 뛰었죠. 박주영선수가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바로 박주영선수가 반페르시의 위치인 원톱이 아니더라도 윙으로 나와도 괜찮다는 것입니다. 박주영선수가 윙에서 좋지 못한 플레이를 보였다고 지적하시겠지만, 아스날의 윙어는 박주영이 모나코에서 했던 것과는 다릅니다. 중앙으로 많이 침투해서 미드필더자원과 2대1패스, 그리고 짧은 패스를 구사하며 돌파를 시도하는 것이죠. 혼자 돌파해서 크로스를 올리는 전통적인 윙과는 조금역할이 다릅니다. 그리고 박주영선수는 이러한 역할에도 충분히 자신의 진가를 발휘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미드필더와의 연계는 환상적인 선수고 패스능력도 좋은 선수니 말이죠.
그리고, 만약 수준급의 중앙미드필더도 들어온다면, 박주영선수와 반페르시를 중앙공격수에 세워놓는 4-4-2포메이션으로의 회귀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앙리와 베르캄프라는 좋은 투톱이 떠난 후 아스날은 필연적으로 원톱전술을 쓸수밖에 없었습니다. 미드필더가 약해 두명의 보란치를 둘 수 밖에 없었고 세스크라는 패스마스터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죠. 하지만 지금의 아스날은 좀 다릅니다. 윌셔와 송, 램지정도의 자원밖에 없지만, 만약 활동량이 풍부한(아스날시절의 비에이라와 같은) 수비형 미드필더가 영입된다면 아스날도 두명의 중앙미드필더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박주영은 반 페르시의 파트너로 쉐도우 스트라이커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자신이 가장 잘하는 포지션이자, 아스날의 2000년 초반 영광을 이끌었던 포메이션입니다.
공격수자체의 기량면에서나, 아니면 팀의 전술면에서나, 아니면 팀의 재정적인 면에서나 박주영선수의 영입은 정말 흠잡을 곳없는 좋은 영입입니다. 3년밖에 아스날에서 뛰지 못한다는 점이 정말 끝까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만, 아직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이 남은 박주영선수에게 한번 더 기대를 걸어봐도 좋을 것같습니다. 선수를 영입할 때 정말 신중에 신중을 기하는 아르센 벵거감독이죠. 그가 점찍어둔 선수들에게 'AW마크(Arsene Wenger마크)'가 달렸다고 할 정도로 그가 영입한 선수들은 다 자신의 자리에서 100퍼센트 활약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박주영선수가, 이런 벵거의 눈이 틀리지 않았음을 다시 보여주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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