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혼다 케이스케를 아는가

Posted by Soccerplus
2011. 9. 6. 07:30 축구이야기
지난 8월 10일, 우리나라축구계에는 잊을수 없는 상처인 삿포로의 굴욕적인 패배가 있었던 날이었습니다. 그리고 3:0의 패배를 한 후 우리나라 국가대표팀이 이 패배를 어떻게 추스리느냐도 참 관심거리였지만, 일본의 반응이 어떠하였는지를 보는 것도 기분나쁘지만 관심이 가는 일이었습니다. 대부분 환호와 열광을 하는 일본팬가운데 하나 생각나는 반응은 '박지성이 없는 한국을 3:0으로 이기는 것보다, 박지성이 있는 한국을 한점차라도 이기는게 더 값진 승리다'라는 반응이었습니다. 서로 라이벌의식을 떠나 서로 심하게 견제를 하는 양국에서 상대팀의 선수를 인정하는 일은 선수의 실력뿐아니라 선수의 정신적인 면까지도 완벽하지 않으면 힘든일입니다. 그리고 박지성선수는 충분히 일본팬들의 이러한 반응을 이끌어 낼만한 자격이 있었죠.




그리고 이 경기가 끝난후 일본의 한 선수는 1골을 넣으며 맹활약한후 인터뷰에서 이러한 말을 꺼냈습니다.
' 이 한경기로 일본이 우위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가 운이 좋았던것 같다. 하지만 다음에도 붙는다면 오늘처럼 이기기위해 노력하겠다' '결과가 지나치게 좋았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우리의 축구를 할 수 있어서 좋았다. (내가 골을 넣어서) 내 골을 칭친하기 보다는, 처음으로 대표에 선출되서 A매치에 출전했는데 그렇게 침착하게 패스를 해준 키요타케를 칭찬해줬으면 좋겠다.'

바로 이말을 한 선수는 바로 일본의 혼다 게이스케 선수입니다. 전형적으로 일본사람처럼생긴 외모와, 박주영과 비교되는 그의 이적설, 그리고 무언가 인정하기 싫지만 인정하게 되는 그의 뛰어난 기량, 일본 언론의 지나친 혼다 띄워주기로 인해 우리나라 국가대표팀의 팬들에게는 정말 싫은 인물중에 대표적인 인물로 거론되는 선수입니다.

예전 한국의 이천수선수가 한국 언론의 희생양의 대표격이듯, 혼다 선수도 일본언론의 과도한 감싸기가 빚은 피해자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가만히 보면 그의 이적설의 근원지는 그의 입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국익을 우선해서 보도하는 일본 언론사들로 비롯된 것이죠. '산케이스포츠 혼다'로만 검색해도 어마어마한 이적기사가 나오는 것으로도 알 수 있고, 혼다의 이적루머가 일본발 언론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으로도 알 수 있습니다. 그가 자신의 입으로 한 이야기는 '나의 꿈은 레알마드리드의 10번을 다는 것'인데, 이 자신감에 찬 어린 선수의 말을 우리는 얻을 것 다 얻은 어린 선수의 자만심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는 않은가요.

혼다 선수의 실력은 이제 인정을 해줘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지난 가을에 있었던 한일전, 그리고 이번 8월의 한일전에서 그의 실력은 아시아 최강이라는 두 팀가운데에서도 단연 빛나는 것이었고, 월드컵에서의 두골, 그리고 그가 넣은 무회전 프리킥은 아시아인이 넣은 월드컵골중에서도 가장 멋진 골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그가 우리나라 해외파보다 못한 것이 있다면 그가 러시아리그에 뛰고 있다는 점이지만, 리그를 떠나 그의 실력은 분명 인정해야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오히려 오늘 더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그의 '멘탈'적인 모습입니다. 몇몇분들은 아니 많은 분들은 그가 월드컵에서 터뜨린 40m 무회전 프리킥이 어쩌다 한번 들어가는 흔히 말하는 '뽀록'골이라고 말하시겠지만 축구선수들중에 대다수는 무회전을 시도도 하지 못하고, 사용할 수 있다해도 정확도는 매우 떨어져 실제 경기에서 사용하지 않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우리가 보는 호날두의 무회전 프리킥도 수도없는 연습끝에 나온 것이죠. 그리고 아무리 그 골이 운이라고 해도, 그 골이 들어가기까지의 과정에서는 수많은 연습이 없었다면 절대 나올 수 없는 슛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골을 넣고 혼다 선수는 이골을 위해 수만번의 프리킥을 찼다며 자신의 노력끝에 나온 것임을 인정했습니다.




혼다 선수도 박지성선수와 비슷한 평발입니다. 그리고 혼다선수는 불과 3~4년전만 하더라도 일본에서도 알아주지 못하는 선수에 불과했죠. 그런 선수가 갑자기 빛을 발휘하며 네덜란드 2군팀을 1군으로 승격시키고, 전반기에만 7골을 넣고 챔스무대가 보장되는 러시아로 이적합니다. 그리고 러시아대표구단에서도 좋은 활약과 함께 국가대표팀의 모습을 보면 오히려 더욱 더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혼다입니다. 갑작스런 스타덤에 훈련을 게을리했다면 절대로 이뤄낼 수 없는 성장세였습니다.

남아공 월드컵 이후 일본의 후지 TV에서 6000만원이라는 거액의 출연요청을 했지만, 엄청난 인기를 누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혼다선수는 오히려 출연을 거부하고 어린 아이들의 클리닉을 하거나, 자선활동에만 나오고 매체에는 자주 나오지 않는 모습이라고 합니다. 그가 우리가 알고 있던 이미지였다면 전혀 말이 안되는 이야기입니다. 오히려 한국의 축구를 굉장히 높게 평가하고 있고, 굉장히 심성도 바른 성격의 선수라고 알려져있습니다. 일본으로 귀화한 이충성선수를 이타다나리가 아닌 이충성으로 불러주는 선수도 혼다고, 북한사람인 안영학의 결혼식에 참석한 유일한 일본인 선수역시 혼다라고 합니다. (한간에는 한일전후 박지성과 유니폼을 교환한후 트위터에 자랑했다고 하는데 그건 확인되지 않았지만, 박지성과 유니폼을 교환한 것은 맞다고 하네요)

그런 혼다선수가 우리나라 팬들에게는 잘 알려져있지 않고, 오히려 이적설 설레발의 아이콘격처럼 그를 폄하하는 내용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혼다선수의 이적불발은 오히려 일본언론의 탓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세계 유력구단의 이적설을 줄줄이 흘려보내 그의 이적료만 높인 격이 되었죠. 참으로 아쉬운 케이스입니다.

서두에서 언급했듯, 일본 팬들도 박지성선수의 기량과 멘탈에 대해서는 인정을 할 수밖에 없고, 그리고 인정을 하는 분위기입니다. 아직도 양 국가 사이에는 무조건적인 상호 비방이 계속이어지고 있지만, 일본을 대표하는 혼다선수, 아무리 일본선수라고 하지만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하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