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쿠웨이트전 졸전의 5가지 이유

Posted by Soccerplus
2011. 9. 7. 09:53 축구이야기
오늘 새벽, 우리나라와 쿠웨이트와의 월드컵 3차예선이 있었습니다. 박주영선수가 정말 멋있게 선제골을 넣었지만 그 이후 90분 내내 졸전을 거듭하며 우리나라보다 한수 아래로 평가되었던 쿠웨이트에게 1:1로 무승부를 기록하고 말았습니다. 물론 오늘경기의 무승부때문에 우리나라가 월드컵진출이 좌절되었거나, 그렇다고 월드컵을 진출하는데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분명아닙니다만, 오늘경기의 파급력은 앞으로 조광래호의 월드컵예선에도 계속될 예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다시한번 되짚어보지 않을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과연 우리나라가 쿠웨이트와의 경기에서 무승부를 기록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1. 더운 날씨와 시차, 선수들은 제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금요일 저녁에 경기를 끝마치고 나서 우리나라선수들은 바로 쿠웨이트로 향했고 4일의 휴식후 바로 경기를 치뤘습니다. 지난 경기에서 선발로 나왔던 선수가 그대로 주전으로 나왔기때문에 체력문제도 분명있었을거라 생각이 됩니다. 도대체 이러한 경기외적인 요소가 언제까지 대표팀의 발목을 잡아야하냐고 물으신다면, 계속해서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대답을 해드리고 싶습니다. 40도가 넘는 날씨에 대표팀은 하루에 1-2시간정도밖에 훈련을 할 수 밖에 없었고 우리나라와 6시간의 시차가 나는 쿠웨이트에서 기량의 100퍼센트를 발휘하기는 힘들었을 것입니다. 선수들은 리그나 홈경기에서는 보기 힘든 패스미스를 남발했고 가뜩이나 선수들의 발이 무거워지는 상황에서 하나의 패스미스는 극도의 체력을 요구했을 것입니다. 박주영선수도 너무나 힘든경기였다고 경기후 인터뷰에서 말했죠. 일정상 이러한 체력문제는 어느정도 염두를 해두어야했고, 축구를 보는 팬입장에서도 어느정도 이해를 해주었어야 했다고 생각합니다.

2. 수비 불안, 계속해서 공간을 내주었다.



우리나라의 공격전술은 여러조합을 시험해보면서 궤도에 오르는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수비는 계속해서 홍정호 이정수를 바탕으로한 조합으로 나서며 도전보다는 안정을 꾀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경기에서는 상대방의 수비축구를 의식한 공격적인 풀백기용으로 수비의 부담이 더욱 더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많은 우리나라의 실점찬스가 홍철과 김재성이 비워놓은 공간에서 비롯되었고 센터백들은 더운 날씨와 홈 텃세에 태클을 연발하며 위기를 자초했습니다. 수비진의 불안, 오늘 경기에서는 상대에 대한 분석이 부족했기 떄문에 두명의 공격형 풀백을 내세운 것이 경기내내 우리나라가 우세한 경기를 펼치지 못한 이유였습니다. 상대방이 많은 연구를 하고 나온 것을 알 수 있겠더군요.


3. 쿠웨이트는 생각보다 강했다.

조광래감독은 지난 한일전을 빼면 비교적 수월한 1년을 보냈습니다. 역대 월드컵대표팀의 감독들이 몇경기되지도 않고 많은 언론의 질타를 받던것과는 조금 다른 모습이었죠. 그리고 이번 쿠웨이트전도 조광래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이라면 충분히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난 2006년 독일 월드컵의 본프레레호때는 경기마다 이런 생각이 들지 않았고 불안불안했으니까요.) 쿠웨이트라는 나라가 우리나라보다 한수아래의 전력인 것은 분명했으니 말이죠. 하지만 어제경기의 쿠웨이트는 우리가 생각한것 그 이상으로 강했습니다. 강한 중원싸움으로 우리나라의 체력적인 문제를 집요하게 파고 들었고 크고 작은 실수를 유발시켰습니다. 그리고 공격적인 풀백의 뒷공간을 노리는 등 우리나라에 대한 연구도 꽤나 열심히 한 모습이었습니다. 우리나라가 자만하고 나왔던 것은 인정해야겠습니다.

4. 구자철, 그의 부진을 어찌해야 하나



지난 아시안컵에서의 황태자였고 그 활약으로 인해 유럽진출까지 성공한 구자철 선수입니다. 하지만 소속팀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는 선수의 컨디션은 좋지 못했습니다. 지난 레바논전의 후반전의 모습은 괜찮은 모습이었지만 오늘 보여준 구자철의 모습은 좋지 못했습니다. 구자철의 역할은 지동원 선수를 보좌하고 양쪽 측면 공격수에게 양질의 패스를 공급하는 것이 되겠죠. 기회가 되면 중거리슛으로 상대방을 위협하고, 이는 아시안컵에서 그가 맡은 역할이었습니다. 하지만 구자철선수는 경기내내 좋지 못한 경기력으로 상대방에게 위협이 되지 못했습니다. 그의 중거리슛은 상대방에게 위협이 전혀되지 않았고 약한 몸싸움은 상대방의 프레싱에 공을 내어주는 역할을 했습니다.

5. 교체카드가 없었다. 특급 조커의 부재,



오늘 경기에서는 3명의 교체선수가 출전했습니다. 차두리의 부상으로 김재성이 나왔고, 남태희를 빼고 염기훈, 그리고 구자철선수를 빼고 김정우선수가 들어갔습니다. 차두리선수의 부상으로 김재성이 나온 것은 그렇다고 쳐도. 염기훈이나 김정우선수가 들어간 이유는 공격의 활기를 띄고 그들의 한방을 기대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오늘 경기에서는 이들은 공을 거의 잡아 보지 못했습니다. 아무리 어려운 경기에서도 결정적인 한방을 보여줄 수 있는 조커의 부재는 오늘 경기를 승리로 가져오지 못한 또하나의 이유입니다. 엔트리를 보더라도 11명의 베스트를 제외하고는 무게감이 실리는 선수들이 많이 없었죠. 조광래호의 문제는 바로 베스트를 보좌할 서브멤버들의 실험이 없다는 점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40도의 더운 날씨에 펼쳐진 오늘경기로 조광래호가 어떻게 된다라고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하지만, 저와 같은 평범한 축구팬의 눈에도 오늘 경기에서 노출한 문제점들이 무엇인지 다 보였습니다. 잘 해야하는 것은 당연하고, 모든 경기를 이겨주었으면 하는 것도 팬의 바램일 것입니다. 하지만 잘하기위해서, 이기기 위해서는 오늘 같은 경기의 이유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 터키원정, 그리고 일본원정, 그리고 오늘의 쿠웨이트 원정경기에서 졸전을 펼친 이유가 무엇인지, 유난히 원정에서 약한 이유가 무엇때문인지를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