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팀, 꼭 해결해야할 5가지 문제점

Posted by Soccerplus
2011. 9. 8. 07:00 대표팀/월드컵 이야기
조광래감독은 부임이후 비교적 순탄한 길을 걸어왔습니다. 아시안컵에서 목표로 내걸었던 우승을 하지 못했지만 인상적인 경기력으로 국내외언론의 찬사를 받았고, 다른 아시안컵3위 감독들에 비해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거기에 이어진 아프리카와 유럽팀과의 평가전에서도 잇달아 승리를 거두며 조광래호의 미래를 밝게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3경기, 일본에게 3대0패배, 그리고 레바논에서 한숨을 돌리나 했더니 이번에는 한수아래로 평가받았던 쿠웨이트에게 졸전끝에 무승부를 기록하며 다시한번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부임초의 조광래호를 지지하는 여론도 조금은 잠잠해지는 분위기이고, 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저도 마찬가지 입니다. 지난 한일전까지는 그래도 지지하는 마음이었지만 레바논과 쿠웨이트전을 보고나서는 조금씩의 우려가 생기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 몇경기동안 우리나라의 문제점들을 제 나름의 시각으로 분석해 보았습니다.

1. 플랜 B, 필요하다.

조광래감독은 부임하자마자는 3백전술을 사용했습니다만 아시안컵을 전후하고 약 9개월이상의 시간동안 4-2-3-1 시스템을 계속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포지션파괴와 그의 만화축구를 모토로하는 대표팀은 여러경기를 지나고 제법 오랜시간동안 발을 맞춰왔음에도 불구하고 완성된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수십년동안의 대표팀의 색깔을 몇달만에 바꾸는 것은 물론 어려운 것이지만, 계속해서 이 전술을 쓰면서 다른 새로운 전술의 가능성은 아예 버린듯한 느낌이 듭니다.

한명의 공격수자리에는 박주영, 지동원, 손흥민등의 좋은 선수들이 있어서 전력을 낭비해게 되고, 두명의 윙어자리에는 이청용선수말고는 다른 선수가 없어서 고민입니다. 거기에 기성용선수를 제외하고는 들쑥날쑥한 경기력을 보이는 3명의 미드필더자리에도 벅차보이는 것도 사실이고, 수비역시도 불안합니다. 이 전술만 사용하는 것은 아니겠고, 당장의 성적을 내야하는 경기에서 다른 전술을 사용하는 것은 무리가 따릅니다만, 만약 3차예선통과를 일찍확정짓고 여유로운 경기를 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지금의 전술을 고집한다면 정말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2. 새로운 바람이 필요하다.

한상운 선수



홍정호, 이정수, 차두리, 기성용, 이용래, 박주영, 지동원, 구자철과 같은 주요 선수들은 어느나라와 경기를 펼치든 주전으로 나오는 선수들입니다. 그만큼 조광래호의 베스트 11이 탄탄한 입지를 지니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을 할수도 있겠지만 거꾸로 생각해보면 다른 선수들의 기회가 없어진다는 의미로도 해석이 가능합니다. 우리나라에는 이 선수말고도 좋은 가능성을 지닌 선수들이 많습니다.

손흥민 선수는 말할 것도 없겠지만 (물론 그는 부상으로 차출되지 못한 것이지만) 김보경, 한상운선수는 윙어기근을 해소해줄 수 있는 선수이고 수비력이 문제되는 상황에서 조용형선수는 큰 도움이 될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용래선수말고도 K리그에는 지금 더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선수들이 많은데 말이죠. 새로운 변화의 바람은 많은 후보선수들과 국가대표 후보군의 선수들에게도 큰 희망이 될 것이고, 기존 선수들의 안일한 마음을 다시 경쟁심으로 바꿔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한두자리의 변화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3. 박지성, 이영표의 공백, 아직도 있다.



지난 10년가까운 세월동안 국가대표의 주전력이었던 박지성과 이영표선수가 은퇴한뒤, 그들의 공백을 메우는 것은 조광래호의 급선무였고 여러경기에서 그들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한 실험이 계속되었습니다. 그리고 9개월여의 실험이 계속된 지금, 아직도 그들의 빈자리를 느낄 수 있습니다. 공격진에서 경기가 힘들게 풀릴경우 상대방에게 위협적인 드리블과 움직임을 보여줄 수 있는 박지성선수의 위치는 여러선수들이 맡았고 지금은 박주영선수가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엄밀하게 말하자면 박주영선수에 맡게 왼쪽 윙어자리를 변형시켜놓은 것이고, 그에 따라 최전방 공격수의 무게가 조금 떨어졌습니다. 박지성-이청용이 동시에 빠지니 우리나라의 강세포지션이었던 윙어자리가 어느새 최고의 약점으로 바뀌어 버린것이 지금의 현실입니다.

이영표선수의 자리의 경우 더 문제가 심각합니다. 조광래호에서 오른쪽 풀백은 공격적인, 왼쪽풀백은 수비적인 선수를 집어넣고 있는데요, 왼쪽에서 이영표선수레벨의 공수 밸런스를 갖춘선수를 찾는 것이 쉬운일이 아닌 듯 보입니다. 김영권과 홍철이 시험무대에 올랐고 김영권은 수비에서 홍철은 공격에서 합격점을 받았지만 다른 능력은 미지수이고 윤석영선수는 무슨 이유인지 대표팀에 탈락하고 있습니다. 박원재, 박주호도 이자리에서 모습을 보였지만 아직도 이영표의 빈자리를 채우기에는 모자라 보입니다. 이영표의 빈자리를 같은 능력으로 메워주기를 기대하는 것보다는 전술의 수정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4. 김정우, 구자철 딜레마- 중앙이 흔들린다.



우리나라의 중원은 3명의 미드필더가 유기적인 움직임으로 압박과 공격전개를 같이 하도록 하는 시스템입니다. 그리고 거기에는 기성용, 이용래선수가 붙박이로 들어가고 한 자리는 구자철과 김정우선수가 번갈아 들어오고 있습니다. 기성용선수는 100퍼센트 컨디션일때는 단연 최고의 에이스지만 기성용선수는 지난 한달간 9경기를 치루며 컨디션이 말이 아닙니다. 거기에 이용래선수는 지난 아시안컵에는 최고의 활약을 보여줬지만, 지금은 그 경기력보다 한참떨어진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많은 활동량이 어디로 갔는지 모를정도로 많이 뛰지만 그 효율은 떨어지고 날카로운 왼발패스역시도 정확도가 많이 떨어졌습니다. 이제는 그에게도 붙박이 주전의 자리에서 변화를 주어야 하지 않나라는 생각을 합니다.

구자철과 김정우는 세명의 미드필더자리에서 공격적인 롤을 맡게되는 선수입니다. 그리고 구자철선수는 지난 아시안컵에서 이 자리에서 득점왕 자리를 거머쥐었기 때문에 당연히 적응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만, 레바논, 쿠웨이트 경기에서 그는 한참이나 떨어진 폼을 보여주었습니다. K리그에 있었을때만 해도 그가 있고 없고의 차이가 확실했던 제주였지만, 독일에 간 이후에는 정기적인 출장을 하지 못하며 컨디션이 한참떨어졌습니다. 김정우의 역할도 사실 애매합니다. K리그에서는 공격수로 뛰며 절정의 골감각을 보여주고 있지만 좋은 공격수가 즐비한 대표팀에서 그가 공격수를 보기에는 무리가 따르죠. 그렇기 때문에 공격형미드필더의 자리에서 뛰고 있지만, 이 자리가 굉장히 그에게는 애매해보입니다. 공격의 활로를 열어주는 패스보다는 결정력을 갖춘 선수기 때문에 공격형미드필더에는 어울리지 않고, 그런 공격능력보다는 수비능력이 더 대표팀에 필요한 능력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개인적으로 구자철-김정우의 공격형미드필더 대결보다는 이용래-김정우의 중앙 미드필더의 포지션 대결이 더 바람직하다는 생각입니다.

5. 해외파의 무조건 적인 발탁

이상하리만큼, 그리고 이해가 안갈정도로 조광래감독은 해외파를 신뢰하고 있습니다. 프랑스에서 단 한경기도 치루지 못한 정조국이 대표팀에 승선한 반면에 K리그에서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이동국선수는 감독의 취향탓으로 발탁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박주호선수는 한국보다 더 낮은 리그인 스위스로 가자마자 대표팀에 발탁되었고, 풀백용으로 데리고 다니는 조영철, 일본전에서 최악이었던 이근호선수도 이해안되는 발탁에 해당이 됩니다.

이는 큰 문제라고 생각이 됩니다. 일단은 국가대표팀의 근간인 자국리그의 선수들의 열의가 떨어지는 것이고, 해외파선수들에게도 경쟁심을 줘야하는데 그러지를 못하게 되는 것이죠. 거기에 분명히 대표팀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해줄 수 있는 많은 선수들은 힘든 대표팀발탁의 문턱을 넘고 나면 몇개월째 바뀌지 않는 베스트 11과 경쟁을 해야합니다. 동기부여차원에서도, 그리고 대표팀의 전력에서도 이는 큰 손실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이청용의 부상이후 우리는 느꼈습니다. 서브자원의 필요성을, 만약 박주영-기성용과 같은 대표팀의 에이스가 다칠 경우, 이제 돌려막기할 수 있는 해외파는 없습니다. 그런일이 벌어지면 안되겠지만 말이죠.  많은 선수들이 대표팀 경기경험을 해놓은 상황과 처음 태극마크를 달고 임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죠. 이제는 국내파들에게도 더 많은 기회가 필요합니다.


이제는 조금 우려의 마음도 생기는 듯한 조광래호입니다. 이런 우려와 문제점가운데에서도 조광래감독은 여러가지 큰 변화들을 우리에게 가져다 주었습니다. 그 긍정적인 변화들이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닌가 걱정이 되는 것 뿐입니다. 더 좋은 팀, 더 긍정적인 변화의 가능성을 조감독께서 보지 못하고 계신 것은 아닌지 우려가 됩니다. 아직 월드컵은 예선이고, 경기는 많이 남아있습니다. 남은 경기에서 새로운 가능성들과 함께 인상적인 경기를 펼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