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의 아스날, 박주영 꼭 필요하다
어제 새벽에 벌어진 아스날과 스완시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4라운드 경기, 지동원, 기성용선수가 골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스날과 스완시의 경기는 저를 가장 긴장하게 만드는 경기였습니다. 박주영선수는 경기가 시작하기 전부터 관심을 끌게 만들었습니다. 그를 교체명단에라도 포함시키고 싶었던 벵거감독의 바램과는 달리 워크퍼밋이 발급되지 않아 박주영선수는 정식선수로 뛸 수 없는 위기에 처해있었습니다. 하지만 벵거감독의 빠른 일처리로 인해 경기전 극적으로 워크퍼밋을 발급받을 수 있었죠.
박주영선수는 단 한차례도 훈련을 해보지 않았고, 아마 당일날 처음 만난 팀선수들임에도 불구하고 교체명단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경기전 트위터에서 박주영선수가 선발이라고 하는 설이 나돌기도 했을 정도로 팬의 기대도 뜨거웠던 것 같습니다. 그 기대에 못미쳤지만 그가 후보선수에 들어온 것만 해도 참으로 대단한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박주영선수는 당당히 아스날의 명단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아스날의 면면을 살펴보자면 일단 18인 로스터에 5명의 이적선수가 모두 엔트리에 들었습니다. 수비의 에이스가 될 메르테사커와 파브레가스를 대체해줄 아르테타는 선발에 있었고 나머지 세 선수는 모두 후보에 있었습니다. 메르테사커와 아르테타는 선발로 나설 재능이기도 하지만, 대체할 자원이 없기에 선발로 나설수밖에 없었습니다. 메르테사커는 안정적인 수비를 보여준 것 같고, 아르테타는 전반 초반 반짝활약이후에는 좋은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박주영선수가 투입이 되지 않은 이유는 조금만 생각해보면 당연합니다. 지난 글에서 박주영의 투입확률은 아스날의 경기양상에 따라 달라진다는 이야기를 드렸습니다. 만약 아스날이 한골만 더 넣었더라면 마지막 교체카드는 샤막이 아닌 박주영선수가 되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한 골차, 자칫 소중한 승리를 날릴수도 있는 상황에서 팀 훈련도 한차례도 소화하지 않은 박주영을 투입하는 것보다는 오랜시간 팀에 있었던 선수를 투입하는 것이 맞을 것입니다.
아스날은 오늘경기에서 스완시에게 승리를 거두며 시즌 첫승을 거두는데에는 성공했지만, 오늘 보여준 경기력으로 빅4의 위상을 되찾기는 힘들어 보인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경기내내 위협적인 찬스는 단 한차례도 없었고 그렇다고 중원의 패싱이 매끄럽게 이어져 상대방을 압도하는 경기도 아니었으며, 새로 들어온 선수들은 많이 겉도는 모습을 보였고, 후반 말미에는 스완시에게 결정적인 찬스를 노출하기도 하였습니다.
제가 어제 경기를 보며 아스날의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싶은 것은, 과거의 아스날의 세밀한 패스플레이가 완전히 실종되었다는 것입니다. 아르테타는 아직 적응중이라 뭐라고 하기에는 문제가 있습니다만, 램지가 공을 잡으면 끌면서 패스타이밍을 놓쳤고, 월콧역시도 빠른 달리기이외에는 무언가가 부족했으며, 프림퐁은 세밀한 축구와는 거리가 멀어보였고, 아르샤빈은 골을 제외하고는 답답했고, 페르시 역시도 공격전개능력보다는 골을 만들어 내는데 재능이 있어보였습니다.
미드필더에서 공을 돌리면서 한방에 공격으로 가는 패스가 이루어지거나, 혹은 윙어진에서 돌파에이은 크로스나 패스로 공격을 만들어가야하는데 어제의 아스날은 그런 것을 하기에는 선수들의 컨디션이 좋지 않아보였습니다. 킬 패스를 넣어줄 선수도, 넣어줄 공간도 없었고, 자연스럽게 공격의 핵인 반페르시선수는 전방의 공간을 노리기보다는 미드필드진 깊숙히 내려와서 미드필드진의 열세를 도와주어야 했습니다. 자연스럽게 공격진영의 공격수는 없었고, 이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선수또한 없었죠.
그리고 저는 여기서, 박주영선수의 쓰임새가 꽤나 넓게 쓰일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그 쓰임새는 두가지로 나누어집니다.
하나는 반 페르시선수와 투톱을 서게 되거나 혼자서 공격진에서 원톱을 서게 될 경우입니다. 박주영선수는 어떤 선수들 보다 미드필드진과의 연개와 패싱능력이 좋은 선수입니다. 공격수중에서 박주영선수보다 이 부분에서 잘한다고 생각하는 선수는 정말 손꼽기가 힘듭니다. 거기에 박주영선수는 공격진에서 순간 스피드가 굉장히 빠른 선수이고 지능적으로 공간을 만드는 것을 잘하는 선수입니다. 공격진에서 투톱을 서게 된다면 페르시와의 역할 분담을 통해 미드필드진의 지원을 하며 순간적으로 페르시와 공간을 만들어 주는 플레이를 하거나, 혹은 원톱에서 앞 뒤로 움직이며 아스날에는 없는 새로운 공격패턴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보여집니다.
거기에 헤딩능력이 부족한 페르시덕분에 공격진으로 한번에 이어지는 롱패스를 자제하는 경향의 아스날에서 1미터에 가까운 점프력으로 공중전에서 자신이 있는 박주영선수가 온다면 또 하나의 옵션이 생기는 것이죠. 미드필더진의 지원만 가능하다면 박주영선수는 한번에 옵사이드트랩을 뚫고 상대 수비를 무너뜨리는 것도 가능할 것이고, 아직 완성되지 않은 미드필더라인에 도움을 주기위해 조금 처진 위치에서 패싱옵션을 추가해주는 것도 가능할 것입니다.
두번째는 박주영선수가 왼쪽측면공격수로 기용될 가능성입니다. 박주영선수의 포지션은 중앙 공격수이고 가장 잘하는 포지션도 이쪽입니다만 아스날의 4-3-3에서 왼쪽공격수는 중앙지향적인 역할을 부여받습니다. 사이드라인을 돌파하기보다는 중앙으로 움직이며 미드필더와의 연계, 그리고 최전방공격수와의 연계를 주역할로 부여받습니다. 어제경기의 아르샤빈을 보더라도 오른쪽왼쪽가리지 않고 움직이며 프리롤적인 역할을 부여받았죠. 대표팀에서도 박주영선수가 맡는 자리입니다. 그리고 박주영선수가 대표팀에서 2경기 4골을 집어넣은 바로 그자리입니다.
박주영이 왼쪽에서 나오게 된다면 국가대표팀에서의 역할보다는 조금 다른 역할이 될 것입니다. 국가대표팀에서는 실질적인 에이스로 그가 공격의 실마리를 책임지며 골을 노렸다면 아스날에서는 미드필더와의 2대1 패스, 그리고 순간적인 침투로 수비를 무너뜨리는데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박주영을 영입한 결정적이유가 그의 연계능력에 있다고 생각하는 까닭에, 박주영선수가 이번시즌 공격진영에서 다양한 포지션과 역할을 부여받을 것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제 경기에서 아스날은 부족한 경기력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아스날은 과거의 아스날과 달리 상대를 허물게 하는 공격패턴이 너무나 단조로워졌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드필더진과 공격진의 거리가 너무나 멀어보였고 따라서 유기적인 움직임도 기대를 할수가 없게되었습니다. 후반전 가장먼저 투입된 베나윤의 교체이유를 여기서 찾아볼 수 있겠지만 베나윤도 100퍼센트 컨디션은 아닌 듯 보였죠. 그리고 이번 주중챔피언스리그부터 모습을 보일 아스날의 박주영선수가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어주기를 바라며, 그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팀의 적응이 우선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결과를 몇개 만들어 내는것이 중요하다고 생각이 됩니다. 5명의 이적생을 받아들이며 새로운 판을 짜고 있는 벵거감독에게 박주영선수가 슈퍼서브가 아닌 레귤러, 주전선수의 입지를 다질 기회가 바로 지금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박주영선수는 아스날에 꼭 필요한 공격옵션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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