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모겪은 구자철, 돌파구는 어디에

Posted by Soccerplus
2011. 9. 13. 07:30 해외파 이야기/구자철
박주영은 원하는 구단에 이적을 성공하고 기성용선수는 스코틀랜드에서 승승장구, 부상중이지만 손흥민 선수는 이미 독일 최고 유망주로 거듭난 상황입니다. 거기에 지동원선수까지 첼시전에서 첫골을 넣으면서 바야흐로 유럽파 한국시대의 전성기가 도래하는 것도 같습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을 하면 가슴한켠이 짠해 지는 선수가 하나 있으니 바로 구자철 선수입니다.



지난 1월 아시안컵의 맹활약으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던 구자철선수는 그해 겨울 이적시장에서 독일 볼프스부르크에 이적하며 큰 기대를 걸게 했습니다. 이적을 하며 팀의 핵심선수였던 디에구에 밀려 많은 시간출장은 하지 못하였지만 점점 시간이 가면서 좋은 드리블링과 킥력을 보여주며 점점 볼프스부르크에 자리를 잡아가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볼프스부르크가 강등권을 면하지 못하자 지난 3월 마가트 감독이 부임하면서 구자철선수는 다시 새롭게 주전경쟁을 해야하게 되었죠. 시즌 말미에 주전으로 나왔던 경기도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마가트 감독은 구자철선수를 후보선수로 여기는 듯 보였습니다.

마가트감독은 바이에르뮌헨을 이끌고 2차례의 더블을 기록하고, 리그 중위권팀이었던 볼프스부르크를 우승으로 이끌었던 재능있는 감독이었습니다. 지난 시즌 샬케를 챔스리그에 올려놓은 것도 그의 작품이었지만 리그에서의 실패는 그를 해임으로 이끌었고, 바로 볼프스부르크의 지휘봉을 다시잡았습니다. 볼프스부르크의 팬들에게는 꽤나 반가운 인물의 영입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첫 우승을 이끈 감독의 복귀라고 할 수 있으니 말이죠.



하지만 이 마가트 감독과 구자철선수의 궁합은 잘 맞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마가트 감독은 베스트 11을 정해놓으면 좀처럼 변화를 주지 않고 그 선수들을 믿는 것으로도 유명하고 거기에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면 독불장군처럼 밀어붙이는 것이 그의 스타일입니다. 얼마전 선수들이 헤드폰을 쓰거나, 훈련장에 늦거나, 전술을 이해하지 못하는 선수에게 벌금형을 내리겠다는 규칙을 정한 것도 바로 마가트 감독입니다. 후보선수인 구자철선수가 감독에 눈에 띄려면 조금 더 모험적인 플레이를 보여주어야하는데, 그런 가능성마저 잘라버린 감독입니다.

거기에 더욱 더 우리나라의 팬들의 미움을 사고 있는 이유는 지난 여름이적시장이 닫히기 전, 구자철선수에게 공식제의를 내리고 구단의 ok싸인까지 났었고, 자신도 동의한 함부르크의 이적제의를 감독이 아직 써보지 않은 선수라고 하면서 거절했던 것이죠. 그렇게 거절할 것이면 써보기라도 할 것이지, 그런 구자철을 지난 샬케04와의 경기에서는 선발명단에 포함시켰다가 2시간 전에 그를 후보명단에 바꾸고, 후반종료 1분전에 시간끌기용으로 그를 투입시킨 것이 바로 마가트 감독입니다. 그를 시험해보겠다는 말을 하며 이적을 거절하고, 바로 이렇게 수모를 안기다니, 참으로 미운 감독입니다.

거기에다가 구자철선수가 없는 경기를 보며, 차라리 볼프스부르크가 지기를 내심바랬습니다만, 마가트감독이 이끄는 볼프스부르크는 3승1패로 리그상위권을 달리던 샬케04에게 승리를 거뒀습니다. 독불장군 마가트감독이 앞으로도 자신의 베스트11을 이끌고 나갈것이 분명하게 생각되는 이유중하나입니다.

구자철선수의 앞날은 어둡기만 합니다. 일단 당분간은 샬케와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마가트감독의 플랜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꽤 높고, 거기에다 그가 교체되어 나온다고 하더라도 그에게 주어지는 시간은 굉장히 한정적인 시간이 될 것이 분명합니다. 그리고 바르셀로나에서 그의 잠재적 경쟁자인 흘렙까지 임대해온 상황이기 때문에, 구자철선수는 엎친데 덮친 격입니다. 이미 이적시장은 닫힌 상황이고, 빨라도 내년1월까지는 팀에서 뛰어야합니다. 그리고 볼프스부르크에서 가능성을 보여주지 못하면 다른팀에게도 잊혀지게 되면서 이적가능성도 그만큼 낮아지겠지요.

유럽진출한지 1년, 리그에서 단 11경기에 모습을 보였던 구자철선수입니다. 제한적인 출장기회가 되더라도 그가 보여줄수 있는 것은 모두 다 보여주어야합니다. 그가 벤치에서 불만을 터뜨리거나 감독에 자신을 어필하더라도 그가 주전으로 뛰게될 확률은 높지 않습니다. 나올 수 있는 경기에서 자신의 실력을 직접 보여주는 것이 훨씬 빠를 길입니다. 한경기의 활약가지고는 힘듭니다. 두세경기의 연속된 활약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국가대표팀의 2경기를 보아서 알 수 있듯 정기적으로 출장하지 못한 구자철선수의 컨디션이 좋지 못하다는 것을 보았습니다. 국가대표팀경기에서 실전경기 2경기를 뛰었지만 이렇다할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그였지요. 실전경기가 제한 된 상황에서 그의 컨디션을 끌어올리기는 힘들겠습니다만, 우리는 멘탈의 제왕 박지성선수가 오랜 결장후 나오는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성실함이 구자철선수에게는 꼭 필요한 상황입니다.

기다려라, 그리고 성실하게 훈련해서 컨디션을 회복하라, 그리고 기회가 나면 잡아라, 라는 어찌보면 가장 추상적이고 선수에게는 어려운 것을 해야하는 구자철선수입니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나오는 경기마다 분명 그 가능성을 보여준 구자철선수인데, 왜 이렇게 힘든 상황에 처해져있는지를 모르겠습니다. 승승장구하는 손흥민선수의 함부르크에 합류해서 위기의 팀을 구해내는 영웅이 될 수도 있었던 구자철선수인데, 이런 상황이라면 차라리 기회가 났을때 팀을 옮기는 것이 좋지않을까라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그에게 기회가 먼저 주어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마가트 감독님, 제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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