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 벤피카 무승부, 박지성은 어땟나

Posted by Soccerplus
2011. 9. 15. 07:00 해외파 이야기/박지성
퍼거슨 감독이 자신이 있는 것인지, 아니면 그럴정도로 맨유의 스쿼드가 두터운 것인지 아무래도 양쪽 둘다 해당하는 것 같습니다만, 오늘 새벽열린 벤피카로 떠난 원정경기와 지난 리그 볼튼전에서 뛰었던 베스트 11은 수비의 조니 에반스, 그리고 엄청난 체력을 자랑하는 두명의 핵심선수인 루니와 에브라를 제외하고는 모두달랐습니다. 언론에 8명이 바뀔 것이라고 전해졌는데 그대로 8명이 바뀌었더군요. 최근 부상에서 돌아온 플레쳐와 발렌시아가 오래간만에 선발명단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 것을 보면서 어젯밤 박주영선수가 출장할지의 여부때문에 밤잠을 설치게 만들었던 아스날이 생각이 났습니다. 주말과 주중, 모든 경기에서 베스트 11이 거의 변하지 않았던 것을 보며 퍼거슨감독이 자랑하는 로테이션의 위용을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맨유는 4-4-2가 아닌 4-5-1에 가까운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고 플레쳐를 제외하면 오히려 지난시즌에 챔스리그 결승의 선발멤버가 모두 주전으로 나왔습니다. 이러한 선수들이 이번시즌 에는 아직 뛰지도 못한 선수가 많다니, 퍼거슨감독도 새삼생각해보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한 가운데에서 박지성선수는 선발 왼쪽미드필더로 선발출장하였습니다. 물론 그의 주 포지션은 왼쪽이었습니다만 경기중반 주도권을 가지고오지 못하자 긱스와 자리를 바꿔 중앙으로 이동하며 전방위 압박의 명을 받았습니다. 박지성이 나온 경기에서 그가 전략적으로 여러가치가 있음을 보여주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맨유의 전반전은 경기가 잘 안풀린다라고 말하기 보다 답답하다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전반전의 점유율은 맨유가 62퍼센트고 벤피카가 38퍼센트였지만, 중원에서 공을 갖고 있었을뿐 별다른 기회는 없다고 해도 무방했습니다. 맨유의 전반전 유일한 골이었던 라이언 긱스선수의 골도 긱스의 슛이 좋아서 였지 그 기회가 완벽한 찬스였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문제는 캐릭과 플레쳐의 중원에 있었습니다. 플레쳐선수가 모습을 보인 것은 거의 몇개월만인 것으로 보이고, 캐릭선수도 이번시즌 한경기에만 나왔죠. 거기에 긱스선수가 한두차례에 좋은 움직임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경기전체로 보았을 때는 공격의 실마리를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중원이 풀리지 않자 박지성선수도 조용해졌습니다. 특유의 전방 압박과 활동량은 여전한 것이었지만 그가 최고능력을 보여주었던 작년시즌 말의 임팩트는 아니었습니다. 사실 박지성선수 혼자의 문제는 아니었고 반대편사이드의 발렌시아선수는 부상복귀전이어서 그런지 공은 많이 잡았지만 임팩트는 없었습니다. 후반 23분에 이루어진 교체되었음이 그가 정상컨디션은 아니었음을 말해주었습니다. 역습마다 가장 열심히 달려와 기회를 만들어주었고 후반전을 앞둔 전반 43분에는 그보다 15센치는 큰 루이장과 헤딩경합을 벌이기도 하였습니다. 루이장만 넘었어도 골이었는데, 15센치는 그런 행운을 바라기에는 너무 큰 벽이었습니다.

후반전이 시작하고도 맨유의 답답한 경기는 계속되었고, 미드필드진의 부진을 읽은 듯 퍼거슨감독도 루니를 후방배치시켰습니다. 박지성선수는 전반전과 비슷한 움직임을 보여주었습니다. 저의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요, 이러한 시소게임에서 박지성선수가 에이스의 모습을 보여주기를 원하며 경기를 지켜보았습니다만, 오히려 긱스선수가 후반전 빛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박지성선수역시도 불규칙한 경기출장에 최고의 컨디션을 보여주던 때보다는 조금 폼이 떨어진 것이 아니냐라는 생각도 들게 만들었습니다. 이런 졸전에 맨유는 앞서 좋지 못했던 플레쳐와 발렌시아를 빼고 치차리토와 나니를 투입했습니다. 승부수를 띄운 것이죠.

하지만 후반전에도 맨유는 이렇다할 찬스를 만들어내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이날의 MOM으로 선정된 리니고르의 활약이 없었다면 맨유는 챔스리그에서 패배를 당했을 수도 있었습니다. 맨유선수들은 이날 경기에서 무승부에 만족스러워 하는 모습이었고, 퍼거슨감독의 입장에서도 경기에 나오지 못한 선수들을 투입하면서 챔스리그예선에서 가장 껄끄러운 포르투갈 원정을 무승부로 끝내는 것이 만족스러웠나 봅니다. 그리고 이날 경기는 이렇게 1:1로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밤잠을 설친 저의 마음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렀습니다.

오늘 경기를 박지성선수의 위주로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을 것 같습니다.

박지성선수는 이렇다할 활약을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이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모든 선수들이 다같았기에 부진이라고 말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루니, 나니, 치차리토역시도 경기를 바꿔놓진 못했으니 말이죠. 하지만 긱스선수가 한 두차례 보여준 것은, 아직도 그가 쓸만하다고 느끼기에 충분한 것이었고, 박지성선수도 차후 맨유에서의 롱런을 위해서는 이런점이 필요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오늘 경기에서 애쉴리 영은 결장했습니다. 아예 명단에도 들지 않았는데요, 이점은 주말에 있을 첼시와의 한판승부를 생각해서 그런 듯 싶습니다. 발렌시아는 애초부터 100퍼센트는 아니었기에 후반 나니카드를 위해 나니는 명단에 들었던 것이죠. 올드트래포드 홈경기인점을 감안하면 첼시전 박지성선수의 선발확률은 지극히 낮아졌습니다. 하지만 빅게임에서 강한 박지성선수는 하나의 중요한 카드임은 분명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지성선수는 애쉴리 영과는 다른 옵션이라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본인이 직접 찬스를 만드는 것보다는 동료를 이용해 2:1패스를 보여주고 전후반 2차례에 걸쳐 보여준 그의 컷팅능력은 여전했습니다. 주전의 자리는 뺏어오지는 못했지만 여전히 좋은 옵션으로 생각이 들게 만들었습니다.

저의 밤샘투혼에 만족을 시키지는 못한 경기였습니다. 하지만 이번 경기는 박지성선수가 풀타임으로 뛴 경기였고 시즌 초반의 박지성선수의 전망을 내릴 수 있게 만드는 경기였습니다. 그다지 밝은 전망은 내릴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퍼거슨감독이 여전히 그를 생각하고 있다는 느낌은 계속해서 듭니다. 앞으로 더 경기를 지켜봐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첼시전에서는 극적인 골을 터트려주었으면 합니다. 그나저나 베르바토프선수는 이번시즌 벤치만 지키는군요. 모두들 좋은 하루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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