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박지성에게 필요한 것은

Posted by Soccerplus
2011. 9. 16. 07:52 해외파 이야기/박지성
이제는 많은 팬분들께서 박지성의 기사가 어떤 식으로 나오는 지를 알고, 기자들이 어떤 방식으로 박지성선수를 통해 먹고사는지를 잘 알고 계십니다. 박지성이 골을 넣었다고 하면 엄청난 찬양을 하고 이적설은 뻥튀기 되고 해외평점은 그대로 기사화가 됩니다. 그리고 우리 팬들도 박지성선수에 대한 기사를 접할 때 아 이제는 이것을 믿지 않아도 되겠구나, 아니면 몇경기 나오지 않아도 걱정안해도 되는 구나라는 생각을 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그만큼 박지성선수가 발전을 해왔고 퍼거슨 감독이 요구하는 움직임을 잘 따라왔다는 증거입니다.



어제 경기는 박지성선수의 첫 풀타임 출전경기였습니다. 그리고 팀은 졸전을 거듭했습니다. 박지성선수역시도 부진하지는 않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었던 것 같지만 박지성선수가 한참좋을때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다는 것은 인정해야합니다. 들쭉날쭉한 경기출장과 함께 그의 컨디션도 좋아보이지 않았습니다. 특히 어제경기에서 졸전의 원인은 중앙미드필더에 있었고 루니, 나니, 치차리토도 이렇다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그 가운데에서 박지성만 엄격한 잣대로 평가하는 것은 그에게는 가혹한 일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레드카페나 해외포럼을 다니면, 당연히, 맨유의 중원에 문제도 문제지만 박지성선수대신 애쉴리 영이 나오면 어땠을까, 훨씬 좋지 않았을까라는 물음을 자주하게 됩니다. 거기에 애쉴리 영이 주전이라는 말도 덧붙여서 나오는 것이지요. 모든 축구경기는 결과론이기 때문에 그러한 가정을 하는 것은 무의미합니다만, 저의 생각에도 애쉴리 영이 나오면 달라지는 것이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박지성선수의 수비력은 상대편 오른쪽 풀백인 막시페레이라를 묶어두는데에는 성공했지만 박지성에게 수비의 임무가 공격보다 우선에 있었을리가 만무합니다. 막시 페레이라가 마이콘이나 다니엘 알베스도 아닐뿐더라 애초부터 맨유가 앞선전력이었기 때문입니다.

애쉴리 영은 이경기에서 결장했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는 후보선수 7명에도 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주말에는 첼시와의 경기에서는 애쉴리 영이 나올 것이 확실합니다. 퍼거슨 감독은 이번 경기에서 박지성을 애초부터 풀타임, 발렌시아를 60분용으로 생각하고 있었고 그런 계산하에 애쉴리 영을 제외, 나니를 교체투입시켰습니다. 그리고 루니의 원톱자리인 공격에 벨바, 오웬, 치차리토세명의 교체자원을 대기시켰는데 이는 혹시라도 지는 경기가 계속될 경우 공격진의 숫자를 늘려 승점을 따내겠다는 생각일 것이란 예상을 하게 만듭니다. 이번 경기에서 박지성선수가 임팩트를 보여주었으면 조금 달랐을지 모르지만 단지 not bad 정도의 활약을 보인 박지성선수는 그의 전문인 빅게임을 벤치에서 시작하게 될 것입니다.

아스날, 토트넘, 그리고 첼시, 아직 속단하기에는 이르지만 박지성선수는 지난 시즌 그의 주무대였던 강팀과의 경기에서 벤치를 지키고 있습니다. 퍼거슨감독의 전술상의 이유도 있지만 애쉴리 영선수가 그만큼 잘해주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4경기에서 2골 5어시스트, 빨라진 맨유에서 애쉴리 영의 역할은 꽤나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아스톤빌라에 있을 때보다 좀 더 좋은 해결사들과 더 좋은 지원을 받으니 그의 능력이 더욱더 돋보이는 것 같습니다. 이번시즌 많은 윙어들 가운데 단연 최고의 활약을 보여준 다는 것도 인정해야합니다. 박지성선수도 좋은 선수이고 탑 윙어이지만 지금의 컨디션은 애쉴리 영이 앞서고 있고, 맨유의 전술에도 더욱 더 잘 맞습니다.

이런 애쉴리 영, 나니, 발렌시아와의 주전경쟁에서 박지성은 밀려있어야만 할까요, 최고의 활약을 보낸 지난시즌을 생각해 보자면 그가 주전에 나올 수 있게 만들어 준것은 퍼거슨 감독이 그를 선택했다기 보다는 다른 선수들의 부상이 컸습니다. 발렌시아는 6개월의 부상을, 나니는 시즌 초중반 징계를 받았고, 거기에 시즌 말미에는 컨디션이 떨어졌습니다. 그 틈을 타고나와 박지성선수는 울버햄튼전의 2골이라든지, 챔스리그의 활약, 첼시전의 말이필요없는 활약을 하며 퍼거슨 감독의 신뢰를 얻었습니다.

그리고 그 신뢰는 이번 시즌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시즌의 시작에는 경쟁윙어가 2명뿐이었지만 오히려 출장이 더 제한적이었습니다. 그가 제대로 나왔던 것이 하위리그와의 칼링컵경기가 처음이었던 것으로 기억을 하니 말이죠. 퍼거슨감독은 선발은 아니지만 매경기 후보로 투입시켜 그의 컨디션을 유지하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물론 2경기는 예상치 못한 부상으로 벤치로 돌아와야했지만 퍼거슨 감독의 배려를 충분히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퍼거슨 감독은 7년이나 함께하고 있는 박지성선수의 기량과 장단점, 플레이스타일을 완전히 이해하고 있습니다. 퍼거슨 감독은 그를 절대로 제외시키지 않을 것입니다.

퍼거슨 감독도 충격적인 리빌딩을 반영한 라인업을 바르샤, 맨시티전을 포함해 6경기연속으로 내어놓기는 했습니다만 이정도로 승승장구하리라는 예상을 할 수 잇었을까요? 그것도 상대가 손꼽히는 강호들이었는데 말이죠. 이 성적은 호날두-테베즈-루니가 함께 뛰었을 시절보다 훨씬 더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라인업은 이번시즌 스피드라는 이름으로 다시 태어난 새로운 첼시와의 경기에서 시험대에 오를 것입니다. 올드트래포드라는 홈의 이점을 안고뛰는 퍼거슨의 아이들은 이 경기를 통해 향후의 가능성을 진정으로 보여줄 것입니다.

그리고 이 경기를 통해 지난 리그에서의 경기같은 호성적을 보여준다면, 박지성선수는 긴장을 해야할 것입니다. 긴장이라는 말이 그에게 어두운 미래를 예고하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호성적을 거두는 빠른 맨유의 스타일에 맞춰줘야한다는 것? 백패스보다는 돌격앞으로의 모습을 조금 더 보여줘야하겠죠. 벤피카전과 그전경기 볼튼전의 맨유는 아예 다른 팀을 보는 듯 했습니다. 그리고 어떤 팀이 더 좋은 팀인 것인지는 경기를 본 축구팬들이면 쉽게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더 강한 맨유를 위해 변화하는 것은 그에게는 당연한 일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맨유는 시즌 60경기가 넘는 경기를 치뤄야합니다. 박지성에게도 기회가 분명 온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번 시즌 그는 벤치에서 시작을 했지만, 이정도는 이제 팬들도 섣부른 실망을 하지 않습니다. 언젠가 그가 대활약하는 경기가 올 것이 분명하고 시즌 후반부로 갈 수록 그의 쓰임새는 다양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퍼거슨감독이 시즌초반 새로운 얼굴들을 시험해 보는 듯한 인상도 강하게 남는 것이 사실이고 말이죠.

그리고 글의 제목에 대한 대답, 박지성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없습니다. 단지 지금의 박지성의 기량만 유지하고 늘 최고의 컨디션으로 기회가 났을 때 잡으면 됩니다. 조금더 적극적인 플레이를 보여주었으면하는 개인적인 욕심도 있지만 그는 욕심없이도 맨유에서 빛이나는 선수입니다. 이 긴 글의 대답이 너무 뻔한 것이라 실망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박지성선수는 다른 선수들이 갖지 못한 독특한 기량을 보유한 선수입니다. 그리고 그 감독은 그를 가장 잘 사용한다고 생각하는 퍼거슨 감독입니다. 레드카페의 영국인들은 자국인인 애쉴리 영을 더 좋아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리고 애쉴리 영도 좋은 선수라는 것을 인정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우리의 박지성선수가 밀린다고는 전혀 생각치 않습니다. 7번째 시즌에서 보여줄 그의 또다른 진가를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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