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 그의 마지막은 해피엔딩이어야 한다.

Posted by Soccerplus
2011. 9. 29. 07:52 축구이야기
'비운의 선수'라는 말을 들을 때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선수, 물론 많은 선수들이 있겠지만 저는 이동국선수가 가장먼저 생각이 납니다. 98년 K리그의 트로이카중 한명으로 엄청난 팬을 모았던 이동국선수 때로는 청소년 때로는 올림픽 때로는 국가대표팀의 모든 경기를 소화하며 혹사로 인해 경기력 저하, 컨디션 저하, 2002년월드컵 발탁실패, 2006년월드컵만 보며 달려왔던 이동국은 이내 월드컵을 몇달 앞둔 K리그경기에서 장기부상, 부상회복후 잉글랜드진출 실패, 2010월드컵에 발탁되었지만 부상으로 경기력을 끌어올리지 못하고 마지막 결정적인 슛은 데굴데굴굴러갔던 A매치 84경기 25골의 대한민국의 대표공격수 이동국입니다.

1998년 처참하게 무너지던 네덜란드전에서 골키퍼 반데사르를 깜짝놀라게 하는 중거리 슛으로 자신의 이름을 세상에 알린 이동국선수가 월드컵무대에서 다음 경기, 다음 슛을 기록하기까지는 정확하게 12년이 걸렸습니다. 그 12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얼마나 많은 시련과 고통을 경험했는지 지켜만 보았어도 알았고, 그랫기에 누구보다 그의 선전을 바래왔습니다. 하지만 그가 날린 월드컵에서의 2번째 슛팅은 가장중요한 순간, 가장 좋은 기회에 찾아왔고, 그렇게 그는 온 국민의 비난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축구선수로써, 대한민국 국가대표로써 이동국선수의 축구 인생은 한물 갔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설사 그가 활약을 하더라도 그는 K리그에서 활약을 할 뿐이고 그가 절실히 바라는 국가대표팀유니폼을 입기에는 힘들어보였습니다. 감독은 그와 스타일이 맞지 않다는 이유로 차출하지 않았고 많은 팬들도 조광래감독의 결정에 지지를 보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조광래감독이 지휘봉을 잡은지 1년이 되고 난 뒤, 그렇게 잊혀질 것이라고 생각했던 이동국선수의 이름이 조심스럽게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동국선수는 현재 K리그에서 펄펄날고 있습니다. 거기에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 전체 득점1위를 기록하고 있고 하필이면 그가 4골을 기록했던 날, 조광래감독은 관중석에서 그 경기를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K리그 득점3위 도움1위 다른 K리그 출신 공격수들을 이리저리 시험해보고 있는 조광래감독에게 이러한 활약을 펼쳐주는 이동국선수는 사실 안뽑는 것이 이상합니다.

그를 뽑지 않는 이유는 조광래감독이 자신의 축구와는 맞지 않는 선수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도 그럴것이 조광래감독의 짧은 패싱을 위주로한 새로운 한국축구에는 키가 크면서도 부드럽거나(지동원), 많은 공격범위를 커버하면서도 패스능력이 뛰어난 최전방 공격수(박주영)이 가장 잘 맞아 보입니다. 그리고 조광래감독은 이 공격진을 사용하면서 아시안컵이나 이 후 평가전에서 괜찮은 공격력을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한일전과 쿠웨이트전의 졸전을 통해 우리나라에 한방을 갖춘 해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계속해서 나왔고 팬들과 전문가들은 경험과 실력을 모두 갖춘 베타랑공격수 이동국에게 자연스럽게 눈이가기 시작했습니다.



리그를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아니 리그를 보실 수 있는 분들은 알겠지만 이동국선수는 더이상 패스를 못하는 선수가 아닙니다. 이번 시즌으로 넘어오면서 이동국선수는 골만 잘 넣는 선수라는 오명을 완전히 벗어버린 채 축구에 새로운 눈을 뜬 모습입니다. 팀의 공격을 진두지휘하고 자신의 골은 물론 다른 선수에게 완벽한 패스를 넣어주는 모습은 이제 이동국선수에게서 쉽게 볼 수 있는 일이 되었습니다. 이번시즌 14어시스트를 기록하며 K리그 한시즌 최다 어시스트 경신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골 감각역시 최고인 것은 그제 열렸던 세레소오사카 전에서 오른발, 왼발, 머리모두로 골을 넣으며 증명을 했습니다.

이동국 선수가 국가대표팀을 거부하지 않는 이상, 이제는 이동국선수가 뽑힐 때가 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의 나이 32세가 마음에 걸립니다. 3년뒤 월드컵에서 35살이지만 최소한 월드컵 최종예선까지는 훌륭히 기용가능한 공격수라는 것은 인정해야할 일입니다. 월드컵예선에서 맹활약했다고 해서 월드컵명단에 당연히 이름을 올려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지난 월드컵에서 이근호 선수는 최종예선의 히어로 였지만 월드컵무대를 밟지 못했고, 이것을 가지고 다른 어떤 사람들도 당시 허정무감독의 잘못이다라고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현재 뛰고 있는 최고의 선수들로 최고의 기량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이 국가대표팀이라고 한다면 이동국선수는 센터포워드의 자리에서 첫번째, 두번째 손가락에는 들 수 있는 선수입니다.

이동국 선수역시도 국가대표팀입성을 희망하고 있습니다. 다른 어느 인터뷰에서도 대표팀의 자리를 꺼려하지 않는 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을 보면 충분히 알 수 있습니다. 그의 컨디션이 최고조에 달해있고, 쿠웨이트전의 졸전을 통해 침체기에 빠진 대한민국 대표팀은, 이동국선수가 그간의 불운을 뒤로하고 최고의 마무리를 할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되어있는 듯해 보입니다.

그의 마지막이 해피엔딩이 되기를 바랍니다. 아직 32살인 선수에게 마지막을 말하기에는 이른감이 있지만 앞으로 2년 길게는 3~4년, K리그의 레전드이자 대한민국의 레전드로 기억될 이동국선수의 마지막이 시작됩니다. 물론 국가대표팀에 승선해서 팀을 월드컵본선으로 올리는 멋진 모습도 보고싶지만 그렇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의 맹활약으로 팀을 아시아 정상으로 올려놓는 것, 득점왕과 어시스트왕을 동시에 차지하는 것, 혹은 K리그의 부흥을 이끌며 사람들에 이름에 오르내리는 기억에 남는 스타가 되는 것도 좋은 마무리 일것입니다. 더 이상은 그의 실수때문에 욕을 먹거나, 혹은 잘 알지도 못하는 팬들의 이유없는 비난을 받아야 할 선수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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