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 골, 셀틱에서 가장 빛난 별

Posted by Soccerplus
2011. 9. 30. 06:30 해외파 이야기/기성용
기! 성용! 기! 성용! 경기 내내 울려퍼지던 셀틱 파크의 함성을 저는 똑똑히 들었습니다. 듬성듬성 비어있었던 셀틱파크임에도 불구하고 기성용에 대해 환호하는 팬들과 그를 위해 응원가를 불러주는 서포터즈의 노래를 분명히 들을 수 있었습니다. 박지성선수의 개고기송이 유명하지만 이런저런 잡음에 그의 개고기송이 나와도 제대로 듣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셀틱파크의 3만여 팬들은 한 마음이 된 듯 기성용을 응원했습니다. 그만큼, 기성용선수는 셀틱에서 빛나는 별이었고, 전술의 중심이었으며, 누가 뭐라해도 셀틱의 에이스였습니다.



방금전 끝난 셀틱과 우디네세의 유로파경기에서 기성용선수는 전반 3분만에 골을 기록했습니다. 비록 페널티킥이었지만, 전담 패널티키커가 되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일단 팀에서 가장 믿는 선수여야하고, 킥능력이 가장 좋은 선수여야하며, 떨리는 상황에서도 위축되지 않는 강한 선수여야합니다. 그리고 기성용선수는 패널티킥의 임팩트과정에서 디딤발이 미끄러졌음에도 불구하고 완벽한 킥을 기록하며 팀의 첫골을 넣었습니다.



ESPN의 캐스터는 그의 패널티킥을 보고 beutiful penalty!(아름다운 페널티킥이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같이 진행을 하던 해설자도 Just the start the Lennon wants to see, it's great start, great penalty as well (셀틱의 레넌감독이 원하던 바로 그 시작이다. 좋은 시작이고, 패널티킥 역시 좋았다), Massive Penalty Kick(아주 강력한 페널티킥)이라면서 그의 킥을 계속해서 칭찬했습니다.

셀틱은 오늘 경기에서 리그에서 쓰지 않은 생소한 4-3-3 포메이션을 썼고 기성용선수도 그가 리그에서 주로 수행하지 않았던 역할인 공격형 미드필더의 역할을 맡았습니다. 그리고 주로 중앙미드필더에서 팀의 조율하는 역할에서 수비진을 무너뜨리고 공격을 이끌어야 하는 역할인 공격형 미드필더에서도 그의 존재감은 빛이 났습니다. 무엇보다 그가 침착하게 터뜨린 첫골로 후반전 40분까지 안정적인 경기를 펼칠 수 있었고, 강팀을 상대로 흔들렸던 셀틱의 경기력은 꽤나 괜찮아 보였습니다.

경기가 끝난 뒤 가장 먼저 화면에 비춰준 선수가 기성용선수일 정도로 기성용선수의 활약은 눈이 부신 것이었습니다. 기성용선수가 공을 잡을 때마다 저는 무언가 기대를 하면서 경기를 지켜보게 되었고 그가 간간히 뿌려주던 공격진으로 한번에 이어지는 패스는 감탄을 자아내게 만들었습니다. 셀틱의 홈팬들도 우~와!라는 소리를 연발하며 그가 공을 잡을 때 마다 기대하는 마음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경기를 뛰었던 그의 동료들 역시도 기성용과 동선이 겹치거나 그가 가까이 오면 패스를 주며 그에게 의존하는 모습을 보였고 모든 경기에서 가장많은 패스를 준 선수는 아마도 기성용선수가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그는 페널티킥으로 골을 터뜨리긴 했지만 그의 슛팅능력의 백미를 보여준 것은 전반전 37분 프리킥과 후반전 끝나기 10분전의 중거리슛이었습니다. 전반전 그는 골대로부터 약 25~30미터사이의 거리에서 프리킥슛찬스를 잡았고 그의 오른발을 떠난 공은 아주 아쉽게 골대를 빛겨나갔습니다. 후반전 종료 10분전 1:0상황에서 그의 중거리슛은 실로 놀라운 것이었습니다. 기성용선수는 혼전속에서 흘러나온볼을 그대로 왼발로 중거리슛을 때렸고 엄청난 스피드로 골대를 향해 가던 공은 한다노비치의 극적인 선방에 막히고 말았습니다. 이 골이 들어갔더라면 아마도 역사적인 골이 되지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대단한 슛이었습니다.

기성용선수는 전반의 공격적인 역할과 달리 후반전 수비를 강화하기 위해 후방쪽으로 내려와서 팀의 수비를 강화했고 몸싸움 뿐만아니라 수비를 읽는 눈까지 발전하고 있는 그의 가담으로 인해 셀틱은 조금 더 안정적인 경기를 가져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조금은 심한 판정인 듯 싶은 심판의 페널티킥 판정으로 후반 종료 3분을 남기고 셀틱은 동점골을 허용했고, 1:1무승부에 만족을 해야했습니다.

그의 활약은 상대팀선수였던 우디네세의 선수들도 인정을 하는 듯 보였던 이유는, 경기가 끝난 뒤 우디네세의 13번 뉴튼선수는 기성용선수에게 달려가 유니폼을 교환하자는 의사를 표현했습니다. 기성용선수가 락커룸에 들어가서 교환하자는 의사표현을 한것으로 보였습니다. 상대팀 수비수에게 공격형미드필더가 유니폼교환을 요청받는 것은 그의 실력을 인정하지 않고서는 힘든일이겠죠. 더군다나 오늘 처음본 선수일텐데 말이죠.

세리에 A에서 현재 2위를 거두고 있는 우디네세는 주전들이 다소 빠졌지만 역시나 셀틱보다는 강한 팀이었고, 기성용선수가 낮은 리그였기 때문에 잘한다는 이야기를 불식시켜버릴 수 있는 좋은 본보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이듭니다. 세리에 A의 중상위권팀과의 경기에서도 미드필더진, 아니 경기 전체에서 가장 빛나는 선수는 기성용선수였고, 기성용선수는 비단 스코티시 프리미어리그뿐만아니라 더 큰 무대에서도 빛날 수 있다는 잠재력까지 확인시켜준, 기분좋은 한판이었습니다.


글이마음에들면추천↓한방! (로그인 불필요)블로그가마음에들면정기구독+ 해주세요sz

올드트래포드의 블로그가 새로운 도메인을 얻었습니다. 앞으로는 http://soccerplus.co.kr 로 접속가능합니다.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