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의 대표팀 발탁이 갖는 세가지 의미

Posted by Soccerplus
2011. 10. 1. 07:30 대표팀/월드컵 이야기
조광래감독은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한 뒤 많은 새로운 선수들을 뽑았고, 더러는 지난 월드컵 대표팀으로 뛰었던 많은 선수들이 중용을 받았으며, 그 이후에도 많은 선수들이 오고갔습니다. 그리고 그 오르내렸던 많은 이름들 중에서 이동국선수는 없었습니다. 지난시즌에서도 그리고 이번시즌에서도 단연 K리그의 최고선수였지만 조광래감독은 그가 자기가 추구하는 스타일과는 맞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하며 지동원같은 신예들을 뽑았습니다. 김신욱, 정조국, 이근호같은 선수들도 대표팀출장기회를 잡았으나 이동국의 자리는 없었습니다.




조광래감독이 추구하는 만화축구, 즉 세밀한 패스를 통해 상대방을 차츰차츰 무너뜨리고자 하는 축구에서는 테크니션보다는 타겟맨으로 알려져있는 이동국선수의 색은 분명히 맞지 않아보였습니다. 거기에 조광래감독은 아시안컵에서 우승은하지 못하였지만 그만의 색깔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팀을 3위로 이끌었습니다. 그리고 그가 훌륭하게 새로운 스타로 만들었던 지동원, 구자철이라는 선수는 이런 이동국선수에 대한 기대심리를 아예 없애버렸습니다.

하지만 한일전의 패배이후 한국대표팀은 위기아닌 위기에 몰려있고, 조광래감독을 바라보는 시선마저도 조금은 변해버린 상황입니다. 쿠웨이트전의 1:1졸전은 무언가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미로도 받아들여졌습니다. 그리고 그런 상황에서 이동국선수는 이번시즌 14골 14도움이라는 경이적인 활약을 펼치면서 도움1위, 득점3위에 올라있고, 지난 수요일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오른발, 왼발, 머리를 모두 사용해 골을 넣으면서 4골을 기록하며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의 득점선두로 올라섰습니다. 안뽑으면 이상한 활약을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조광래감독은 그를 외면하였지만, 어제 새로운 추가명단에 이동국선수를 발탁하며 변화를 예고했습니다.



이동국선수의 발탁은 다른 신예선수들의 발탁과는 다른의미를 내포합니다. 가능성을 보고 뽑는 신예들에게는 바로 경기에 투입시켜 즉시전력을 노리는 것보다는 대표팀에 데려와 그들을 좀 더 가까이 보고싶은 마음과 월드컵 대표팀이라는 경험을 주는 의미가 강하지만, 이동국선수는 대표팀에서만 87경기를 뛴 베테랑중에 베테랑이고 검증이 필요없는 국내최고의 공격수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동국선수는 발탁 자체가 큰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이동국선수를 뽑았다는 것은 그를 센터포워드로 시험하기 위함입니다. 다른 포지션의 소화가 가능한 박주영,지동원선수와는 달리 이동국선수는 센터포워드에서만 선수생활을 한 선수입니다. 그리고 이는 결과적으로 대표팀에 다시한번 주전자리를 놓고 선의의 경쟁이 이뤄질 것이라는 의미로도 해석이 가능합니다. 거기에, 박주영선수는 앞으로 센터포워드보다는 왼쪽측면이나 공격형미드필더로 활용을 할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구자철선수가 부진을 계속하고 김정우선수가 부상을 당한 공격형 미드필더자리에 박주영선수가 들어올 수 있다면 전력적으로 플러스요인일 것입니다. 물론 구자철 김정우선수보다는 조금 더 공격적인 성향을 띄는 쉐도우 스트라이커의 위치에 서게 되겠지만 말이죠. 거기에 손흥민 선수까지 활용가능한 공격진에서 다시한번 선수들간의 자리싸움이 생기게 될 것입니다.

이동국을 뽑지 않고, 자신의 색깔에 맞는 선수들을 찾기위해 노력했던 조광래감독의 만화축구도 이제는 현실적인 문제에 직면한 듯 보이고, 이제는 월드컵예선이라는 현실에 변화를 수긍해 가는 듯 보입니다. 젊고 어린 선수들의 포지션파괴를 통해 공격력을 배가시키려했던 조광래감독이지만 이는 제한적인 성공에 그쳤고, 이동국선수의 발탁은 이제 새로운 조광래호의 공격진을 예상할 수 있게 만듭니다. 이번시즌 어시스트랭킹에서도 선두에 올라있는 이동국선수는 중앙에서 월등한 체격으로 다른 선수들에게 기회를 만들어 줄 것이고, 헤딩이나 공중볼 경합에서도 우위를 보여줄 것입니다. 그동안 센터포워드 자리의 선수역시도 미드필더진에서 내려와서 플레이를 하는 모습을 보였던 조광래 호에서 활동량은 제한적이지만 자신의 영역에서는 패스, 슛 모든 것을 다 잘해주고 있는 이동국선수의 기용은 조감독이 내세웠던 포지션파괴와는 조금 다른 느낌입니다.

이런 이동국선수를 대신하여 계속 뽑았던 선수가 바로 프랑스에서 뛰고 있는 정조국 선수였습니다. 해외에서 별다른 활약을 보여준 적이 없는 정조국선수가 K리그에서 펄펄날고 있는 이동국선수보다 더 우선순위에 자리잡는 다는 것은 사실 이해하기 힘든면이 있었습니다. 그로인해 무조건적인 해외파 차출에 의구심을 보냈던 축구팬들도 정말 많았던 것도 사실입니다. K리그가 이런점에서 불이익을 받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동국선수의 발탁이 앞으로 K리그선수들의 차출가능성을 높여줄수도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사실 대표팀의 베테랑 김정우선수나, 조광래감독의 애제자인 이용래선수를 제외하고는 다른 선수들이 대표팀에 중용받기는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동국선수가 팀에 합류해 좋은 활약을 보여준다면 그 기회의 폭이 좀 더 커질 것이라는 긍정적인 예상또한 해볼 수 있습니다.

이번 주말 유럽일정이 끝나고 다음주에 폴란드와의 친선경기가 있습니다. 폴란드선수단은 어웨이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대표팀의 주력선수들을 모두 데려오며 볼만한 한판승부를 기대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그리고 해외파선수들이 장거리 비행의 여독이 풀리지 않을 폴란드전에서 이동국선수는 기회를 받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동국선수가 이 경기에서 큰 활약을 보여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그의 대표팀에서의 활약은 그 자신의 기쁨과 영광을 떠나 다른 선수들에게도, 그리고 대표팀전체에도 큰 의미를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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