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어시스트,그는 퍼거슨이 버릴 수 없는 카드다

Posted by Soccerplus
2011. 10. 2. 08:00 해외파 이야기/박지성
박지성선수는 올시즌 리그에서 처음으로 선발로 나왔습니다. 경기 1시간 전, 선수명단이 발표되는데 애쉴리 영선수가 나올 줄 알았던 왼쪽 윙어자리에 박지성선수가 선발로 나왔습니다. 애쉴리 영은 후보명단에도 없는것을 보니 이제 박지성선수를 풀타임으로 뛰게 할 공산이었던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국가대표팀경기기간 이후 펼쳐질 리버풀과 맨시티와의 대결에서 큰경기에 강한 박지성선수의 컨디션을 최고조로 끌어올리는데 그 의도를 찾아볼 수 있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애쉴리 영선수가 주중 챔스리그에서 다소 볼을 끌며 컨디션이 시즌 초반만 못했던 것 같다는 생각도 한 이유가 될 수 있겠지요.



상대적으로 약체로 평가받는 노리치시티와의 경기인 만큼 맨유가 압도적인 경기를 펼칠것이라고 예상을 했고, 박지성선수가 내친김에 공격포인트까지 올려주었으면 하는 기대감으로 경기를 시청했습니다. 하지만 전반전 맨유의 경기는 답답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오른쪽의 나니와 발렌시아라는 두명의 공격적인 선수를 배치한 맨유는 오른쪽측면에 의존하며 공격을 했습니다. 에브라와 박지성선수가 버텼던 왼쪽측면에서는 공이 많이 가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노리치시티는 준비를 잘해온 듯 9명의 선수가 수비에 올인하면서 선수비후역습이라는 그들의 제1전략을 훌륭하게 수행했습니다.

맨유의 전반전의 문제는 안데르손에서부터 비롯되었습니다. 안데르손은 이번경기에서 중앙미드필더로 선발출장했습니다만 전반적으로 맨유의 전체 플레이를 이끌어야하는 그의 포지션에서 기대이하의 플레이를 보여주었습니다. 중앙미드필더의 자리에서 패스를 뿌려주는 선수가 가져야할 롱패스의 능력도 능력이지만 일단 시야자체가 매우 좁았습니다. 맨유진영에서부터 드리블로 상대를 뚫는 유형의 선수인 나니선수는 안데르손과 물리적으로 가까이 있었기에 패스가 자주갔습니다만 상대방의 뒷공간을 뚫어내는 유형인 박지성선수에게는 공이 가지 못했습니다. 그랫기에 박지성선수에게는 공이자주 가지 않았고 노리치시티는 단조로운 맨유의 공격을 쉽게 막아냈습니다.

하지만 이 와중에서도 박지성선수는 다른 가능성을 맨유에 제공했습니다. 바로 애쉴리 영, 발렌시아, 나니와는 다른 유형의 윙어임을 보여주었다는 것이죠. 그는 수비수 뒷공간에서 계속해서 공간을 파고들었고 공을 가지고 있는 팀 선수들에게 새로운 패스줄기를 열어주었습니다. 물론 미약한 중원진의 패싱력은 그에게 양질의 패스를 제공해주지는 못했지만 노리치시티는 일단 박지성선수가 라인을 타면서 계속해서 뒷공간을 노리자 수비라인을 내릴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공간을 안데르손이나 플레쳐가 나오면서 다시 패스의 활로를 찾았어야 했지만 오늘 경기에서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답답한 전반전이 끝나자 퍼거슨감독은 나니와 박지성선수를 스위칭시키며 새로운 공격옵션을 찾아보는 느낌이었습니다. 박지성선수는 중앙 왼쪽 오른쪽가릴 것없이 모든 포지션에서 패스를 받고 다시 끊김없이 패스를 열어주면서 다른 기회를 만들어주었습니다. 맨유의 중앙이 답답했고 나니의 컨디션도 그렇게 좋아보이지는 못했다는 것이 경기내내 답답한 경기를 할 수밖에 없는 이유였습니다. 그리고 후반전, 코너킥상황에서 개인적으로 오늘의 워스트로 뽑고 싶은 안데르손선수가 골을 기록했습니다. 이런 걸가지고 한방이 있다라고 표현하기에는 좀 그렇고, 맨유선수들의 골에대한 집념이 골을 만들어 냈습니다.

1:0의 불안한리드를 지키고 있는 맨유는 비록 골은 넣었지만 저조한 플레이를 계속하던 안데르손을 퍼디난드와 교체했고 박지성선수는 중앙으로 이동하여 플레이를 펼쳤습니다 .안데르손의 교체이후 한차례 노리치시티의 공세가 이어지기는 했지만 그후에는 기본적으로 공을 오래 소유한채 천천히 볼을 돌리며 기회를 엿보는 형세가 되었습니다 .이 상황에서 노련한 플레이로 중앙을 조율했던 박지성선수는 단 한차례의 패스미스도, 그렇다고 팀에 위험을 초래하는 백패스도 구사하지 않았습니다.

후반전 끝나기 직전, 박지성선수가 가진 최고의 장점이 나왔습니다. 중앙에서 공을 이어받은 박지성선수는 웰백에게 공을 건내고, 수비수들의 발이 묶은 틈을 타 정말 번개같이 순간적으로 공간을 파고들었습니다. 공간을 파헤치며 2대1 패스에 성공한 박지성선수는 순간적으로 1:1찬스를 만들었고 골키퍼가 각을 좁히고 들어오자 웰백에게 완벽한 골찬스를 만들어주며 혼자 골을 만들어내다시피 했습니다. 노리치시티가 맨유의 실수를 틈타 만들었던 2번의 1:1찬스와 비교되는 장면이었고, 나니와 발렌시아가 계속되는 드리블로 노리치시티를 공략했던 것과도 비교되는 장면이었습니다.

이렇게 비유를 하는 것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오늘 이장면을 보며 이솝우화의 한 이야기가 생각이 났습니다. 지나가는 나그네의 옷을 벗기기 위해 바람과 태양이 싸웠고, 거세게 몰아치는 바람이 그의 옷을 벗기려하자 나그네는 오히려 옷을 더 저미며 나아갔고, 태양이 계속해서 그를 비추자 그의 옷을 벗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쉴새없이 몰아치는 드리블보다, 이렇게 상대방을 이용하고 공간으로 파고들어가는 움직임이 훨씬 더 유용할수도 있다는 것을 오늘 경기에서 분명히 보았습니다.

오늘경기에서 보여준 활약은 퍼거슨감독이 박지성선수를 왜 좋아하는지, 그리고 신뢰를 하는지 알게 만드는 부분이었습니다. 작년 첼시전이나 울버햄튼전과 같은 최고의 컨디션은 아니었던 것처럼 보이지만 박지성선수는 단 한장면에서 그의 진가를 입증했습니다. 폼은 일시적이지만 클래스는 영원하다, 이 말은 박지성선수에게도 분명 해당되는 말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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