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vs수원, EPL 그 이상의 긴장감

Posted by Soccerplus
2011. 10. 4. 08:00 축구이야기
우리나라의 축구리그인 K리그, 누가 뭐라고 해도 우리나라축구의 근간을 이루는 리그입니다. 아무리 많은 선수들이 해외로 나가서 뛰며 국가대표팀의 주축을 이룬다고 해도, 우리나라의 K리그가 없었더라면 유럽진출의 꿈도 없었기에, K리그의 중요성은 축구팬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입니다. 이청용, 기성용, 박주영과 같은 국가대표팀의 에이스들은 FC서울에서, 구자철은 제주에서 지동원은 전남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국가대표팀선발과 유럽진출을 이뤄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더이상 K리그가 아시아 변방의 리그가 아닙니다. 한 때 오일머니를 앞세운 아랍리그에 세계 각국의 유명선수들이 들어오면서 아시아리그의 탑리그를 뺏기는 듯 했었지만, 전국각지의 16개의 프로팀과 점점 발전하고 있는 유스시스템, 그리고 아시아 축구맹주의 실력을 앞세운 K리그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를 해마다 제패하고 있습니다. 브라질과 같은 남미의 촉망받는 유망주들이 이제는 K리그가 차선책이 아닌 리그로 생각을 하고 있다고 하니, K리그는 우리가 보지 못하는 사이에 많은 발전을 이뤄냈습니다.

하지만, 국내언론들이나 주변 사람들의 K리그에 대한 반응은 이러한 발전상에 비해 확실히 못미치는 것이 사실입니다. 8개의 야구팀이 벌이는 프로야구리그는 그 수준이 세계적이지는 않지만 전국적인 인기를 끌고, 전경기를 생중계해주는 것에 비해서, K리그는 유럽프로축구리그에 비해 '재미가 없다', '관심이 덜간다'라는 이유로 혹은 '야구중계를 해야한다'라는 이유로 스포츠방송국에게도 팬들에게도 많은 외면을 받았습니다. 거기에 승부조작스캔들, 전북팬의 일본비하걸개와 같은 크고작은 사고들로 언론에게 집중질타를 받기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어제 SBS에서 생중계 되었고, 우리나라 축구에서 가장 큰 라이벌관계인 서울과 수원의 경기만을 봐도, 절대로 재미가 없거나 그 박진감이 떨어진다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습니다. '올드트래포드' 해외축구를 대변하는 저의 필명과는 참으로 아이러니컬 한 일이지만, EPL에서의 그 박진감과 더비경기가 주는 긴장감과 치열함, 골을 넣은 후 상의탈의를 하며 포효하는 세레모니, 경기장을 가득메운 44000여명의 관중들, 그리고 떨어지지 않는 선수들의 기량, 90분내내 손에 땀을쥐게 하는 긴장감 이 모든 것이 수원 빅버드스타디움에 있었습니다.

저는 이 경기가 펼쳐졌던 수원 빅버드스타디움에 있었고, 서포터스들과 함께하지는 않았지만 수원삼성의 서포터즈인 그랑블루와 FC서울의 서포터즈인 수호신의 치열한 응원전덕분에 저도 모르게 더욱 더 경기에 몰입을 하게 되었습니다. 선수들도 더 많은 관중이 보는 경기에서 더욱 더 치열한 경기를 펼쳤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일반석을 앉았던 제 주변의 많은 팬들은 이러한 치열하고 뜨거운 경기를 보며 그 어떤 다른 주말나들이 보다 더 즐거운 표정을 지었습니다. 수원삼성 그랑블루가 펼쳐보였던 K리그♥의 카드섹션은 K리그를 사랑하는 관중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것이었습니다. 꼭 언론의 보도빈도가 인기의 척도는 아님을 저는 똑똑히 보았습니다.



전주 월드컵 경기장에서는 이동국선수가 2골1도움을 넣으며 전북 최강희감독의 공격축구의 진수를 맛보았습니다. 이동국선수는 2골도 2골이지만 골대를 세차례나 맞히면서 정말로 흥미로운 경기를 했습니다. 비록 녹화영상을 보는데에 만족을 해야했던 저이지만, 리그1위 전북이 보여주는 화끈한 공격축구는 EPL1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보여주는 공격축구 그에 견줄만 했습니다. 무엇보다 주말마다 새벽에 졸린잠을 참아가며 봐야하는 유럽리그보다 우리나라 선수들이 뛰는 우리나라리그를 내가 볼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리그가 엄청난 수준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기쁜마음이었습니다.

많은 위기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K리그는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발전은 월드컵에서 좋은 실력으로 보여주고 있고, 계속되는 유명선수들의 해외진출이 증명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더이상 K리그는 다른 리그에 밀리는 리그가 아니고 유럽에서도 주목을하고 있는 리그입니다. 전국 16개의 팀의 선수들이이 내가 사는 고장에서 도시의 명예를 걸고 뛰고 있습니다. 매주 주말, EPL만큼이나 챙겨볼 가치가 있는 것이 K리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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