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래의 만화축구, 무엇을 원하는가?

Posted by Soccerplus
2011. 10. 8. 07:30 대표팀/월드컵 이야기
조광래감독의 부임이후 16개월, 월드컵이후 대표팀 지휘봉을 맡은 조광래감독은 아시안컵의 우승이라는 당초목표를 달성하지는 못하였지만 인상적인 경기력을 펼치며 축구팬들에게 신뢰를 얻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실험이 계속되었던 조광래호였고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때도 있고 좋지 못한 경기력을 보여주었을 때도 있었지만 그가 몇경기 졸전을 했다고 하더라도 그의 감독입지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만화축구'라는 만화에서나 가능한 축구전술을 현실로 만드는 중인 조광래감독은 국내감독중에서도 지장으로 손꼽히는 감독입니다. 그만큼 전술적인 능력에 강점을 보이는 감독입니다.



우리나라출신 다른 국가대표팀감독과는 달리 새로운 전술을 시도하고, 포지션파괴라는 키워드를 대표팀에 접목시킨 조광래감독은 세계 그 어느팀보다 새로운 축구문화를 발빠르게 습득하고 있는 듯 보입니다. 그리고 새로운 도전을 계속하는 조광래감독을 보면서 다른 팬들이 의구심을 던질때에도 무언가 다른 그의 시도에 신뢰를 보냈습니다. 일본에게 3:0으로 패배를 당했을 때도 대표팀감독이라면 누구나 겪는 시련이거니라는 생각으로 다시한번 마음속의 재신임을 했습니다. 그리고 레바논전, 쿠웨이트전, 오늘의 폴란드전까지 이제 저의 생각도 조금 의구심이 들고 있습니다.

만화축구, 이말은 조광래감독의 축구색을 이르는 한마디의 집약어 입니다. 공격부근에서는 포지션파괴를 통해 정해진 포지션없이 선수들이 쉴새없이 움직이며 패스웍과 공간창출로 상대방을 뚫어내고, 수비진의 한사이드는 오버래핑이 활발한 선수로 나머지 한선수는 수비가 강한선수를 세워 수비시에는 4백을 쓰면서 공격시에는 한 선수가 거의 미드필더처럼 활동하는 다분히 공격적인 포지션입니다. 이 조합을 위해많은 시도를 했고 박지성 이청용선수가 양쪽을 지키던 아시안컵때에는 아름다운 플레이가 많이 나왔지만, 그 이후에는 다분한 가능성만 보여준채로 많은 경기가 끝났습니다.

그리고 오늘의 경기를 앞둔 명단에서 이동국선수가 합류했습니다. 16개월동안 외면하던 조광래감독은 마치 천군만마를 얻은양 이동국선수를 위한 전술을 연구하겠다고 나섰습니다. 그리고 그가 내세운 카드는 이동국을 원톱에 두고 남태희, 지동원, 박주영을 아래에 놓는 '이동국시프트' 4명의 공격수를 세우느라 패스는 되지 않았으며 아예 처음부터 중원은 없고 공격진에서의 플레이만을 의식한듯 골킥시에는 기성용선수가 수비진사이로 내려와서 롱패스만을 했습니다. 윤빛가람선수는 지원의 역할을 맡은 듯했지만 혼자서는 역부족이었죠. 선수들은 포지션을 파괴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갈곳을 찾지 못했습니다. 처음뛰어보는 포지션이었으니 말이죠. 지동원, 박주영선수는 수비진까지 내려와야했고 이동국선수에게는 공이 가지도 않았으며 남태희선수는 어디있었는지도 몰랐을 정도였습니다.

이동국선수, 물론 대단한 선수이고 최고의 컨디션을 자랑하는 선수지만 이번 대표팀에 처음 뽑혔습니다. 그리고 공격진의 대부분의 선수들이 처음 손발을 맞추는 선수인데, 그를 위해 조광래감독이 다른 포지션을 희생했습니다. 그리고 45분만에 경기가 풀리지 않자 교체를 했습니다. '평가전'이지만 연달은 졸전속에 조감독의 머릿속에는 결과에대한 부담이 크게 작용하고 있는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동국선수를 빼지 않더라도 다른 선수들을 교체해주면서 충분히 시험해볼 수 있는 경기였습니다. 지동원선수가 풀타임으로 출전했고요. 만약 다른 거물급선수들이 대표팀에 들어온다면, 또 한번 이런 대폭의 변화가 있을 것같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청용선수가 부상에 복귀한다면 또 한차례 변화가 있겠죠.

그리고 수비에서는 센터백자원인 이재성선수가 오른쪽 풀백으로 나왔습니다. 맨유의 퍼거슨감독이 센터백인 스몰링이나 필존스를 오른쪽 풀백에 쓰기는 합니다만 그것은 오른쪽자원의 부상으로 인한 것이라 지금의 것과는 다릅니다. 결과적으로 이재성선수의 오른쪽은 상대방에게 정말 사정없이 두들겨 맞았고 후반전으로 갈수록 나아지긴 하였지만 그것이 전반전의 최악의 경기력을 만회해줄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후반 5분을 남기고 이재성선수를 최효진선수와 바꿔주었습니다. 그선수까지 바꾸면 A매치로 기록이 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바꿨습니다. 그리고 경기가 끝난 인터뷰에서 조광래감독은 '사이드어태커'이재성선수에게 100퍼센트 만족한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무엇을 보았길래 만족스럽다는 건지 좀 의문스럽습니다.

쿠웨이트전에서 차두리선수가 부상으로 나간 뒤 조광래감독은 미드필더자원인 김재성선수를 투입하며 엄청나게 불안한 경기의 빌미를 제공했고 그 이후 미드필더자원의 풀백기용이 없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경기에서 최효진선수가 나오나 했더니, 이런 이재성선수가 나왔습니다. 센터백의 풀백기용이니 맞는 말이죠. 꼭 다른 포지션선수를 풀백으로 포지션변경을 해가면서 까지 우리나라에 오른쪽 풀백이 없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른쪽풀백에게 특별한 역할을 부여하고 싶다면 다른 포지션의 선수를 오른쪽풀백에 두는 것보다 오른쪽풀백을 전문적으로 하는 선수에게 다른 전술을 주문하면 안될까요? 오늘경기에서 결국 최효진선수의 시험을 하지 못했습니다.



포지션파괴, 정말 좋은 말처럼들립니다. 하지만 폴란드전 전반전의 포지션파괴는 기본적인 최소한의 포지션도 없는 그야말로 만화에서나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박주영은 빠질수 없는 자원이고 지동원과 남태희를 써보고 싶고, 이동국도 들어왔으니 써보자라는 생각으로 포메이션을 짰다라는 생각도 들더군요. 오히려 서정진이라는 전문 윙어가 들어오니 공격이 풀렸던 것을 생각해보면 계속된 중앙공격수의 측면기용도 또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지 않나라는 생각을 합니다. 물론 이청용선수가 들어오면 오른쪽의 고정된 선수가 존재하게 되겠지만, 무한히 자리를 바꿔주는 공격수들 속에서 중심을 잡아줄 역할이 필요합니다. 그게 박주영선수가 되야할테지만 박주영선수는 왼쪽 오른쪽모든 포지션을 다니며 무한스위칭의 아이콘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리고 공격진의 이런 계속되는 시험도 괜찮지만 사실 큰 문제는 중원진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계속해서 공격진에 변화를 주고 4-3-3 포메이션의 공격형미드필더도 이 스위칭에 속해있다 보니 미드필더진의 숫자가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기성용선수는 수비진영에 자주위치하니 나머지 한선수의 부담이 가중됩니다. 오늘경기에서도 기성용의 짝에 대한 실험이 필요했지만 윤빛가람이 부진하자 바로 이용래선수를 투입했습니다. 늘 조합을 맞추던 선수들이 기회를 받았던 것입니다.

만화축구, 참으로 이상적이고 좋습니다. 그리고 한경기마다 어떤 목표를 위해서 새롭게 하나씩 맞춰가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납득이 갈것같습니다. 그런데 매 경기마다 4-2-3-1이라는 기본적인 골격에서 매번 새로운 것을 시도하려는 느낌이 듭니다. 이 변화가 하나의 완성된 포메이션으로의 진행선상에 놓여있는 것이 아니라는게 저에게 불만스러운 점입니다.  그러니 발전한다는 느낌보다는 뭔가 어지러운 느낌을 자주 받습니다. 과연 지금 대표팀의 최적화된 전술이 있고, 플랜B를위해 시험을 하는 것일까요? 아직 플랜A를 만드는 중인 것 같습니다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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