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한 대표팀, 아직 박지성의 빈자리는 크다

Posted by Soccerplus
2011. 10. 12. 09:46 대표팀/월드컵 이야기
2011년 1월에 열렸던 아시안컵, 우리나라는 비록 당초의 목포였던 우승을 따내오는데에는 실패했습니다만 그 내용적으로는 매우 좋은 경기를 펼쳤습니다. 세계 언론으로부터 아시아의 바르셀로나라는 새로운 별명을 얻으면서 조광래호의 앞날은 순조로워보였습니다. 주전공격수인 박주영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박지성과 이청용의 양쪽윙어, 그리고 지동원과 구자철의 발견, 손흥민과 윤빛가람이라는 신예발굴같이 매우 바람직한 일들이 많았습니다. 박지성의 은퇴로 걱정되었지만 박지성이 없었던 마지막 우즈베키스탄전에서 3:2로 승리를 거두면서 그에대한 빈자리도 일단락이 된 상황이었습니다.



그리고 9개월이 지난 지금, 우리나라 대표팀은 위기아닌 위기에 봉착을 해있습니다.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에서 2승1무, 겉보기에는 좋은 성적이지만 약체인 아랍에미레이트에게 진땀승부, 그리고 폴란드전에서의 답답한 승부는 과연 무엇이 문제인지를 고민하게 만들었습니다. 서정진과 같은 새로운 스타들은 계속해서 나오고 있고, 이번에는 공격진에 손흥민과 이동국이 가세했고, 기성용-이용래-구자철로 이어지는 미드필더 3각편대는 오랜시간 발을 맞춰온 만큼 좋은 활약이 기대되었지만 경기는 기대이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부진의 이유를 아직 우리나라가 박지성선수의 공백에 힘들어 하고 있다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공격부분만 놓고 보았을 때, 우리나라 공격수들의 면면은 다른 어느시대의 대표팀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 전력입니다. 아스날, 선더랜드, 함부르크라는 소속구단이 이것을 말해주는 것이죠. 하지만 문제는 미드필더와 연계가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미드필더인 이용래와 구자철선수는 경기마다 그 활약이 극명하게 달라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활약이 안좋을 때를 생각해 보면 미드필더에서부터 강한 압박을 당할 때 두 선수들의 플레이는 위축이 되었습니다. 쿠웨이트전의 이용래, 그리고 어제 경기에서의 구자철선수가 이를 말해줍니다.

이 문제는 사실 공격진에서부터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박주영선수는 4경기에서 7골을 넣으면서 엄청난 활약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실상 그가 없으면 우리나라 공격도 없다는 것이란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그는 왼쪽 윙포워드로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박주영선수가 왼쪽에서 골을 넣거나 수비수를 제쳐서 크로스를 날리는 모습은 보지 못했습니다. 사실상 왼쪽 포워드는 없는 상황에서 박주영선수가 중앙으로 돌아가는 움직임을 이용해 한번의 킬러패스나 크로스에 의한 골, 그것이 주된 득점루트가 되고 있습니다. 박주영선수가 중앙으로 가다보니 상대왼쪽에 대한 부담이 가중되고 왼쪽으로 이용래선수가 가면 수비진의 위험으로까지 이어지는 것입니다. 상대를 중원에서부터 압박할 선수는 기성용밖에 없어지기 때문이죠. 왼쪽풀백에 좀 더 수비적인 김영권을 기용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습니다. 몇경기에서 홍철을 투입한 이유는 우리보다 한 수 아래의 팀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사실 큰 의미없는 이야기라고 생각을 하지만, 박지성이 있었을 때의 대표팀을 생각해보게 됩니다. 박지성선수는 기본적으로 활동량이 엄청난 선수이고 비록 자신이 다른 포지션으로 움직여서 플레이를 하더라도 수비시에는 상대의 1차저지선 역할을 확실하게 해주는 선수입니다. 그리고 미드필더플레이어인 박지성선수는 중앙 미드필더지역까지 내려와서 공격을 조율해주는 역할까지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박지성이라는 이름값하나로 다른 선수들의 견제를 받았고, 그 덕분에 다른 선수들이 오히려 더 활발한 플레이를 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죠. 많은 활동량, 그리고 미드필더와의 연계, 필요할 때보여주는 측면돌파는 우리나라 대표팀에 밸런스를 맞춰주는 것이었습니다.

박지성선수가 빠지고 박주영선수가 그자리를 가게되자 구자철선수가 위치한 공격형 미드필더의 자리가 굉장히 애매한 포지션이 되어버렸습니다. 왼쪽에서의 수비부담의 일부분을 구자철선수가 가져가게 되었고 좀 더 중앙지향적인 움직임을 보여주는 박주영과 지동원선수의 동선이 겹치며 공을 줄곳이 줄어버렸습니다. 어제 경기에서도 측면에 있던 선수는 좌우 풀백과 좌우윙을 동시에 소화하던 서정진선수밖에 없었습니다. 보기에는 4-2-3-1의 포지션이었지만 4-4-2의 변형이라고 해도 맞는 포지션이었습니다. 단지 좌우윙을 보는 선수가 한선수였단 것이었죠. 포지션파괴를 시도한 대표팀의 포지션에서 중심을 잡아주는 선수가 없자 오히려 밸런스가 파괴되었습니다.



앞으로 조광래감독의 이러한 전술은 변함이 없을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그리고 이 상황에서 박지성선수를 추억하는 것은 의미가 없는 일입니다. 이 상황을 선수자신들이 극복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제경기에서 가장 좋지 못했던 구자철과 지동원, 두 조광래의 황태자들의 성장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을 합니다. 포지션파괴의 한 축을 담당하는 지동원 선수의 활동반경이 좁았고, 그 포지션파괴의 중심을 잡아줄 자리인 구자철선수의 연계능력이 미비했습니다. 만약 박지성선수가 있었다면 지금의 구자철자리인 공격형미드필더자리에서 압박과 연계, 그리고 드리블과 백업을 동시에 해줄 적임자라는 생각도 듭니다.

어제경기, 아니 요근래 몇경기를 보면서 박지성선수가 있을 때를 떠올리시는 분이 저만은 아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단지 그 존재감 하나로 그를 그리워 하는 것도 있겠지만, 그는 전술적으로도 우리나라의 지금현실에 꼭 필요한 유형의 선수입니다. 박지성없는 대표팀, 아직 1년도 되지 않았습니다. 어느때 보다 유용한 자원들이 많은 지금의 대표팀을 다시한번 믿어보겠지만, 앞으로 남은 경기, 혹은 최종예선이 위기에 처할 경우, '박지성 긴급 호출론'이 고개를 들지 않을까 라는 예상도 해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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