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박지성의 마음가짐을 본받아라

Posted by Soccerplus
2011. 10. 14. 08:00 해외파 이야기/손흥민
손흥민 선수의 아버지 손웅정씨가 그저께 대표팀 코치진에게 전화를 걸어서 당분간 대표팀에 차출하지 말아달라는 말을 했습니다. 그로 인해 조광래감독의 차출방식에 대한 문제가 드러났고, 조광래감독의 차출방식은 도마위에 올라있습니다. 그리고 팬들의 의견은 상반되어있습니다. 손흥민 아버지의 일리가 있다는 의견과, 대표팀을 우습게 보는 발언이라는 의견입니다. 손흥민선수의 성장에 장시간 비행과 그로 인한 피로감은 분명 컨디션조절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것은 인정하지만, 저의 생각은 분명합니다. 손웅정씨의 차출 거부 발언은 분명히 잘못되었습니다.

일단 반대를 하기 앞서 손흥민선수 아버지의 말을 생각해 봐야겠죠. 아직 대표팀의 수준에 있는 선수가 아니다. 어떠한 불이익이 있더라도 감수하겠다. 선수가 성장을 해서 즉시전력감이 될때 뽑아달라는 말, 그리고 풀타임을 출장시키지 않을 것이라면 뽑지 말라는 말이었습니다. 사실 저는 지금의 손흥민선수가 대표팀의 즉시전력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한 선수의 성장이 국가대표팀을 거부할 만큼의 무게감을 갖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손흥민의 아시안컵 눈물, 이 눈물이 그에게 무엇을 가르쳤을까




박지성이 느낀 태극마크의 무게감

수많은 선수들이 대표팀을 오고갔었고, 모든 선수들의 마음을 알 수는 없지만 선수들의 꿈은 바로 태극마크를 달고 운동장에 뛸 것입니다. 그리고 이같은 발언을 보고 대표팀을 위해 뛰고 있는 선수들의 마음은 어땟을까요, 누구는 대표팀에 뽑혀서 걱정이고, 그런 선수를 발탁하겠다는 현실에 매우 마음이 좋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국가대표팀의 영광을 누렸던 수많은 선수들 가운데, 박지성선수가 느꼈던 태극마크의 무게감을 언급해보고자 합니다. 두말할 것도 없이 박지성선수는 우리나라 축구를 대표하는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박지성선수는 앞서 손흥민선수의 아버지가 이야기한 즉시전력감의 선수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손흥민과 지금의 박지성을 비교하는데에는 무리가 따르겠지만, 저는 태극마크를 대하는 자세를 비교해보고 싶습니다. 박지성선수는 맨유에 입단 후 큰 수술을 두번이나 거쳤습니다. 그리고 박지성선수는 대표팀경기를 치루러 장시간 비행을 할 때마다 무릎에 물이차는 치명적 부상을 달고 다녔습니다. 맨유에서 펄펄날다가도 A매치가 있는 후면 박지성선수는 항상 결장을 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항상 그는 대표팀을 위해 뛸 수 있는 것이 자랑스럽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굳이 차이점을 찾는다면 사명감을 들고 싶습니다. 맨유 팬들과 한국 팬들이 나를 바라보는 기대치는 분명 다릅니다. 이 때문에 내가 대표팀 유니폼을 입을 때마다 맨유와는 다른 묵직한 책임감을 느끼곤 합니다. 무의식일 수도 있지만 스스로 ‘뭔가 더 해내야 한다.’고 주문을 겁니다. 사명감은 사람을 달라지게 합니다. 내가 대표팀에서 곧잘 극적인 순간에 골을 뽑는 이유도 그런 것인지 모릅니다.박지성선수의 자전 에세이인 [더 큰 꿈을 위해 나를 버리다]에 나오는 대목입니다. 박지성선수가 지금의 국민적 영웅이 되기까지, 어떤 마음가짐을 갖고 대표팀에 임했는지를 분명 알 수 있습니다.

 (대표팀과 맨유에서의 역할이 다르다는 말에)역할의 비중이 다르다고 경기에 임하는 자세까지 흔들리면 안 됩니다. 경기 분위기를 반전시켜 반드시 승리로 이끄는 임무를 맡든, 시간을 끌기 위해 후반 막판에 교체 투입되든 경기장에 나선다면 최선과 최고의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그것만이 내가 살아가는 방법입니다.

 허정무 감독이 8년 만에 다시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처음으로 대표로 발탁되던 2008년 초. 난 후배들에게 “대표팀에 뽑힌다는 사실이 얼마나 대단한 일이고, 개인적으로 큰 영광인지 선수들 스스로 느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태극 마크가 달린 붉은 유니폼을 입고 월드컵에서 뛰어보는 꿈은 나만 꾸었던 게 아닙니다. 한국 축구 선수들이라면 모두 어릴 때부터 꿈꿔오던 일입니다. 소속팀에서는 느끼지 못하는 무거운 사명감이 월드컵에는 있습니다. 더 많은 부담을 안고 뛰어야 합니다. 월드컵에 나서는 후배들에게 이런 얘기를 해주고 싶습니다.

 "마음을 진정시키고, 평상시처럼 경기하자. 그리고 네가 아는 대로 하는 거야. 지금 국가 대표팀이 아니라 클럽팀에 있다고 생각한다면 모든 게 쉬워질 거야"
                                               
 그리고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대표팀을 은퇴한다는 기자회견에서 박지성선수는 손흥민선수의 이름을 언급했습니다. 자신이 21살때 2002년 월드컵을 계기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맞았던 것을 생각해서라도, 세대교체를 통해 좋은 기회를 주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한국축구에는 구자철, 지동원, 손흥민과 같은 축구에 대한 능력과 열정, 잠재력을 보여주는 후배가 많다. 그들이 큰 경기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는 것은 선배 된 저로서의 도리라고 생각을 한다라고 했습니다. 대표팀을 통해 얼마나 성장할 수 있는지, 지금 손흥민의 아버지는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고 있는 듯 보입니다.




'태극 전사'의 의미

축구라는 종목이 전세계적인 인기를 얻게 된 것 중 가장 큰 하나가 바로 월드컵의 존재라고 생각을 합니다. 클럽팀을 위해 뛰던 선수들이 4년에 한번씩 최고의 전력으로 모여서 각자의 나라를 대표해서 최선을 다해 뛰는 모습, 그리고 자신의 나라를 응원하며 느끼는 희노애락, 그 모든 것이 담겨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를 위해 뛰는 이 국가대표팀 선수들을 태극전사라고 부릅니다. 전사라는 말, 축구경기장이라는 전쟁터에 각국의 국기를 가슴에 안고 최선을 다해 싸우는 선수들에게나 붙일 수 있는 말입니다. 조국의 영광을 위해 말이지요. 그리고 우리는 그 월드컵 진출을 위한 예선전을 치루고 있고 장기적으로 월드컵 본선에서 뛸 수 있는 선수들을 시험하고 있는 것입니다. 월드컵 진출을 위한 전사들을 뽑는 중입니다.

자신을 위해 축구하면 전사가 아니다. 용병이다.

자신의 성장을 위해, 자신이 더 큰 선수가 되기 위해, 더 큰 명성을 떨치기 위해서 축구를 하고 있다면 그것은 전사가 아니라 용병입니다. 잠시 우리나라를 위해 데려와서 쓰는 선수 말이지요. 국가대표팀이 참으로 힘든자리라는 것, 그리고 19살의 한창 성장을 이루고 있는 나이의 선수가 감내하기에는 어려운 자리일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가 차지하고 있는 국가대표팀 11번 유니폼을 입기위해 엄청난 노력을 하고 있는 다른 선수들을 위해서라도, 그리고 본인자신이 더 큰 선수가 되기 위해서라도 태극마크를 자랑스럽게 여겨야 합니다.

항상 그랬습니다. 축구대표팀은 고통속에서도 보람을 느끼고 국민의 응원을 받으며 성장해 왔습니다. 선수의 컨디션을 위해서 한두경기의 결장은 분명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영구적으로 그것을 눈감아 줄수는 없는 일입니다.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의 부름에 응했다면 10분이든 1분이든 최고의 경기를 위해서 희생을 해야하는 것이 그가 입고 있는 빨간 유니폼의 의미입니다. 혹사논란에도 아시안컵 최약체 인도전에 출장하며 당연한듯 받아들였던 박지성, 이제는 그를 빼고 시험할 때가 되지 않았냐는 언론의 질타에도 당연히 참가해야한다며 한국행 비행기를 탔던 박지성선수를 본받기를 바랍니다. (손웅정씨의 인터뷰가 손흥민 선수의 의견은 아닐지도 모르지만, 손웅정씨의 아들 사랑보다는, 박지성의 사명감을 배우기를 바랍니다, 물론 그전에 조광래감독의 해외파에 대한 무조건적인 차출도 고쳐져야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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