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했던 박지성? 그는 그의 역할에 충실했을 뿐

Posted by Soccerplus
2011. 10. 16. 08:00 해외파 이야기/박지성
어제 저녁 8시 45분 잉글랜드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잉글랜드에서 가장 큰 라이벌팀인 맨체스터유나이티드와 리버풀의 경기가 열렸습니다. 경기의 결과는 1:1이었고 리버풀은 사실상 경기를 지배하다시피 했습니다. 전반전에는 55:45정도로 리버풀이 우세한 느낌을 주었고, 후반전에는 70:30정도로 경기를 이끌어갔습니다. 맨유의 팬인 저이지만 리버풀이 우세했고, 무승부라는 결과가 만족스러운 결과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이 경기에서 박지성선수는 선발출장해서 후반 23분까지 68분을 출장했습니다. 그리고 박지성선수는 전반전에서는 맨유의 선수들가운데에서 가장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후반전에는 다른 맨유선수들과 함께 이렇다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맨유의 필드플레이어들이 다들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이유도 있었지만, 전체적인 68분을 종합해보면 박지성선수의 이번 리버풀전은 조용했다고 평가해볼 수 있겠습니다.





박지성선수가 조용했다, 즉 이렇다할 임팩트를 주지 못했다고 해서 박지성이 못했구나, 부진했다라고 생각하면 그것은 큰 오산입니다. 박지성선수는 퍼거슨 감독이 부여한 자신의 역할에 100퍼센트 충실했다고 생각을 합니다.

먼저 박지성선수가 어땠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맨유의 전술의 특징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일단 맨유는 오늘 경기 원정경기였습니다. 그리고 상대는 제라드-루카스-찰리 아담의 중원을 자랑하는 최고의 라이벌 리버풀, 그리고 안필드 원정에서 최근 3경기 3패, 루니와 비디치는 주중 유로예선에서 좋지 못했고, 중원의 무게가 떨어져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발렌시아는 아메리카 대륙에서 2게임을 소화했고, 나니도 2경기 풀타임을 뛰었습니다. 모든 경기를 이기면 좋겠지만, 맨유는 무리하게 공격적인 포메이션을 쓰기보다는 중원을 두텁게 하며 선수비 후역습을 나서는 것이 더 설득력있는 전술이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중원과 수비에 중점을 둔 포지션을 들고 나왔습니다. 중앙에서 웰백선수가 루니대신 선발로 나왔고, 긱스, 필존스, 플레쳐의 중앙미드필더 양쪽 윙어로는 박지성선수와 애쉴리 영이 나왔습니다. 활동량과 저돌적인 수비가 인상적인 필존스를 미드필더 진영으로 올려 리버풀과 중원에서 숫자싸움을 하려고 했던 것입니다. 후반전 필존스는 실수를 거듭하며 좋지 못한 모습을 보였지만 전방위를 커버하는 그의 활동량은 맨유에 큰 힘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박지성선수는 이러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오른쪽 미드필더로 나왔습니다. 그의 첫번째 역할은 일단 왼쪽공격라인의 봉쇄였습니다. 뚜렷한 오른쪽 공격을 이끌만한 선수가 없는 리버풀이지만 왼쪽 포지션만큼은 EPL최강을 자랑합니다. 호세 엔리케와 스튜어트 다우닝, 두선수 모두 이번시즌 영입되며 가장 잘한 이적으로 손꼽히는 선수입니다. 두선수는 활발한 공격가담으로 리버풀의 공격을 책임지고 있는 선수입니다. 특히 헨더슨의 오른쪽이 신통치 않았기 때문에 리버풀은 유달리 왼쪽에 대한 의존도가 컸죠. 그런 상황에서 박지성선수가 오른쪽에 위치했습니다. 그리고 박지성이 뛰던 68분 내내 전방위 압박이라는 그의 일차적 역할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빛을 발했습니다. 엔리케의 오버래핑은 거의 없다시피했고, 자연스럽게 다우닝의 역할도 줄어들었습니다. 제라드가 좌측까지 오면서 부진한 왼쪽을 도우려 했습니다만 신통치 않았죠.

박지성이 빠진 후 왼쪽에서 리버풀의 공격이 엄청나게 잦아졌습니다. 거의 모든 공이 왼쪽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을 분명히 볼 수 있었습니다. 엔리케는 전방배치가 되었고 다우닝에게 공이 가는 횟수가 늘어났습니다. 박지성이 빠지자 마자 다우닝의 크로스는 날카롭게 카윗까지 전달이 되었고, 엔리케는 계속해서 드리블을 시도했습니다. 구멍이난 제방을 가까스로 막고 있던 박지성선수가 빠지자 홍수에 범람한 물이 터져나오듯 리버풀의 맹공이 시작되었습니다.

2차적임무는 공격적인 곳에 있었을 것입니다. 좌측의 애쉴리 영과 긱스가 좀 더 공격적인 역할을 부여받았지만, 박지성선수도 공격수이기에 분명 공격에도 그의 역할이 있었습니다. 박지성선수에게는 오늘 웰백선수가 선발로 나온것이 좋지 않게 작용을 했습니다. 선발로 출전한 웰백선수는 이렇다할 연계플레이나 혹은 번뜩이는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오늘 퍼거슨감독의 실수가 아닐런지라는 생각이 들정도였습니다. 웰백선수는 움직임은 많았지만 효율면에서 부족했습니다. 루니가 나왔다면 박지성과의 호흡이 더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좀 더 공격적인 임무였던 애쉴리 영선수가 엄청나게 부진했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상황에서 오히려 박지성선수의 한두차례 침투가 빛이 났습니다. 전반전 엔리케의 오버래핑을 태클로 뚫고 슛까지 날린 장면과 패널티박스내에서의 노련한 움직임에서 박지성의 진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퍼거슨 감독의 계산은 아마도 후반 중후반까지 시소게임을 하며 무승부경기를 기록하고 주력선수를 아낀 후, 후반 종료 20분정도를 남기고 루니와 나니 그리고 여력이 된다면 발렌시아까지 투입을 시켜서 승리를 따내면 좋고, 그렇지 못해도 지지않는 경기를 이끄는 것이었습니다. 일찍 골을 먹힌다면 수비적역할을 맡았던 박지성, 필존스를 빼고 나니와 루니를 투입할 것이고, 그렇지 않고 시소게임으로 간다면 웰백이나 애쉴리 영을 바꿧을 것입니다. 하지만 제라드의 프리킥은 긱스가 지키는 수비벽을 통과했고, 68분까지 성공했던 퍼거슨의 전략이 실패위기로 몰리자 루니, 나니, 치차리토를 투입하며 무승부에 성공을 했습니다.

박지성이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하였다고 해서, 그가 부진했다고 말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이제는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십니다. 맨유가 한창 잘나가던 시절 그렇게 잘해주던 애쉴리 영과 나니선수가 빅팀과의 원정경기에서 자신의 역할을 못해주지만 박지성선수는 역시나 자신의 자리를 훌륭하게 채워주고 있었습니다. 빅게임에서 중용되는 박지성-긱스, 퍼거슨감독이 중요경기에서 빼들수 밖에 없는 이유를 알려주게 만든 어제의 경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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