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거슨의 박지성 신뢰도는 '긱스'급

Posted by Soccerplus
2011. 10. 17. 07:30 해외파 이야기/박지성
지난 토요일 저녁에 있었던 리버풀과의 경기에서 박지성선수와 긱스선수는 모두 함께 선발출장했습니다. 긱스는 풀타임을 뛰었고, 박지성선수는 후반 23분까지 68분의 시간동안 활약했습니다. 박지성의 반대편측면에는 애쉴리 영이 있었고, 후보 명단에는 루니, 발렌시아, 나니, 치차리토라는 주전급 후보선수가 있었습니다. A매치기간에 장거리 원정을 다녔던 선수도 있었고, 가까운 유럽에서 2경기를 치룬 선수들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생각해보면 박지성선수의 선발출장은 예상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리버풀전을 앞둔 객관적 현실을 생각해본다면 박지성선수의 기용은 단지 주전멤버들의 휴식을 위해 돌아가면서 멤버를 기용하는 로테이션이 아닌 승리를 위한 전략적 카드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상대 공격의 활로를 뚫어주는 호세 엔리케 선수를 일차적으로 방어하며 중원압박을 해주며 후반전 결정적인 순간까지 팀의 수비력을 강화시켜주는 전방위 압박의 역할이 그에게 주어진 임무였습니다. 박지성이 나오기 전까지 리버풀이 자랑하는 엔리케-다우닝라인은 이렇다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고, 박지성선수는 그렇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수비뿐 아니라 엔리케의 공을 뺏고 폭풍드리블까지 보여주며 퍼거슨의 믿음에 보답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맨유의 일정을 살펴본다면 승리가 어려운 안필드 원정-그리고 승리를 꼭 따내야 하는 루마니아 원정, 그리고 절대로 질 수 없는 맨시티와의 일전이 연속해서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한수 아래인 루마니아원정에서 공격적인 선수를 기용하며 필승을 기하고, 리버풀전에서는 무승부만 해도 만족, 그리고 맨시티전에서 모든 힘을 다 쏟을 것입니다. 나니와 발렌시아를 아낀 퍼거슨 감독은 다음 경기에서 두선수를 사용하고, 그 다음 경기에서 다시한번 박지성카드를 꺼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빅게임을 앞둔 퍼거슨 감독이 얼마나 신뢰하는지를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리버풀전에서 수비를 우선으로 한 젊은 선수들을 투입한 퍼거슨감독의 중심에는 박지성선수가 있었습니다.

박지성에 대한 신뢰도가 어느정도인지를 알기 위해서는 나니와 애쉴리 영의 전술적인 활용과 기복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나니는 맨유에 들어온지 벌써 5년차가 되어가는 중견급 선수로 자리잡았고, 수많은 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며 리그 탑윙어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하지만 나니에게는 박지성이 갖고 있는 꾸준함이 없습니다. 컨디션이 좋을때는 폭발하는 것이 나니지만, 좋지 못할때에는 바닥을 치는 것이 바로 나니선수입니다. 시즌 초반 승점을 쌓으며 약팀과의 경기에는 그의 공격력덕분에 중용을 받는선수가 나니이지만 후반으로 넘어가며 챔스리그 토너먼트와 빅팀과의 우승경쟁이 시작되면 역할은 엄청나게 줄어듭니다. 그리고 시즌중 경기가 잘 풀리지 않는 경기에서 이따금씩 아예 보이지도 않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죠. 그의 많은 활약이 빅게임보다는 중하위팀, 시즌 후반보다는 시즌초반에 몰려있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애쉴리 영은 이번시즌 영입되었고 팀에 합류를 한지 3개월밖에 되지 않았지만, 토요일의 경기에서 아주 좋지 못한 활약을 보여주었습니다. 박지성이 공수균형을 맞추는데에 투입이 되었다면 공격의 주도를 맡아야 하는 것은 애쉴리 영이었습니다. 올시즌 토트넘, 아스날과의 경기에서 활약을 보였던 그였지만 '전열이 정비된 이후', '궤도에 오른 빅팀'과의 경기였던 첼시와 리버풀전에서는 한계를 보여주었습니다. 루니, 나니, 발렌시아가 없었고 공격의 선봉장이라는 큰 중책을 맡았던 경기에서의 부진은 앞으로의 경기에서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특히 지난 주중 1골 1어시스트를 올리며 컨디션이 오를대로 오른 애쉴리 영선수이기 때문에 리버풀전에서의 부진은 더욱 더 아쉽습니다.



이제는 박지성선수의 활약상에 골이나 어시스트같은 공격포인트가 없으면 평범한 활약을 보였구나, 못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박지성선수의 활약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챔피언스리그 4강, 결승, 리그에서의 빅경기, 가장 중요한 상황에서의 골은 박지성선수가 얼마나 대단한 선수인지를 알게합니다. 맨유를 제외한 빅4팀과의 경기에서 모두 골을 기록한 선수, 챔스4강에서보여준 골, 지난 시즌 첼시전에서 보여준 활약은 그를 왜 믿을 수 밖에 없는지를 증명해줍니다.
단지 임무에 충실했음에도 불구하고 뭔가 아쉬운 생각이 드는 것은, 그가 여태껏 너무나 잘해왔기 때문의 반증이 아닐까요



퍼거슨 감독의 신뢰, 이제는 팀의 많은 선수들 중 나니와 애쉴리 영과는 비교도 할 수 없다고 생각이 됩니다. 박지성선수의 신뢰도와 비슷한 선수는 바로 맨유의 레전드이자 39세의 나이로 또다시 재계약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라이언 긱스정도를 뽑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억을 떠올려 보면 중요한 경기에서 모두 선발로 나왔던 선수는 박지성선수뿐 아니라 긱스선수도 있었습니다. 바르샤와의 2번의 챔스 결승, 그리고 지난 시즌 후반기 베스트 멤버에는 박지성선수와 긱스선수가 항상 자리를 잡았습니다. 퍼거슨감독과 가장 오랜 인연을 가지고 있는 선수이자 맨유에서 20년, 맨유 최다 출장기록을 갖고 있는 살아있는 역사인 긱스선수 말입니다. 루니나 비디치와 같은 붙박이 핵심멤버를 제외하고 수많은 핵심선수가운데 중요한 경기마다 중용을 받는 선수는 박지성과 긱스였습니다. 그의 신뢰도가 어느정도인지를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영국에서 가장 공신력있는 매체인 BBC도 결과적으로 퍼거슨감독이 박지성선수를 믿었다는 보도를 했습니다. 시즌 초반 많은 경기를 선발로 나오지 못하며 정말 밀리는 것이 아닌가라는 불안감을 갖게 만든것이 사실이었지만, 리버풀전의 선발출장과 맨유가 보여준 라인업에서 박지성선수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생각해 보았을 때, 아 이번시즌도 괜찮겠구나 라는 생각을 들게 만들어주었습니다. 박지성이 얼마전 1년 재계약을 해서 조금 불안한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이 들게도 만들었습니다만, 좀 더 나이가 들었을 때에도 퍼거슨의 박지성활용폭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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