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 맨시티전 참패, 박지성 있었다면?

Posted by Soccerplus
2011. 10. 24. 07:00 해외파 이야기/박지성
과연 이 경기결과가 정말 맞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6:1, 5골차, 맨유가 올드트래포드에서 완전히 무너졌습니다. 19경기동안 자신의 홈인 올드트래포드에서는 리그경기 승리를 했고, 25경기동안 패하지 않았습니다. 챔피언스리그와 칼링컵까지 포함한다면 30경기를 넘어갑니다. 그만큼 홈에서 자신이 있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였습니다. 상대가 맨체스터시티라고는 하지만, 비슷한 전력으로 커뮤니티 실드에서 3:2로 이긴기억이 있었기에 홈이니 만큼 조금더 수월한 경기를 펼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경기에 앞서 저는 중원을 두텁게 하는 4-2-3-1 시스템을 사용해 빈약한 맨유의 중원을 메워야 하지 않느냐는 글을 쓴적이 있었습니다. 안데르손과 플레쳐가 나올 중원은 야야투레, 배리, 밀너가 나올 중원에 비해 무게감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었기에 박지성선수의 중원투입이 어떨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맨유의 홈인 올드트래포드에서 펼쳐지는 경기였고, 19경기 연승을 달리던 올드트래포드였기 때문에 퍼거슨감독은 홈의 이점을 믿었던 듯 싶습니다. 웰백, 루니, 나니, 영, 안데르손까지 최근 들쑥 날쑥한 경기력을 보여주던 맨유였지만 홈이었기에, 홈이었기에 말입니다.

그리고 경기초반 맨유는 62:38의 점유율을 가져오며 퍼거슨의 믿음을 증명해주었습니다. 하지만 맨유의 중원은 어딘가 모르게 답답했고, 경기양상은 단조로웠습니다. 62의 점유율을 가져오는 동안 공격패턴은 나니와 영의 측면에 집중되었습니다. 하지만 좋은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특히 나니와 영은 클리쉬와 마이카 리차즈라는 수비력이 동반된 탑리그급 풀백앞에서는 그 공격력을 제대로 발휘해 주지 못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중원의 패스역시도 창의력이 매우 떨어졌습니다. 단조로운 숏패스만을 갖고 플레이를 하려니 맨시티의 수비진이 충분히 예상가능한 플레이였습니다.



그리고 경기의 분위기를 바꿔놓은 것은 맨시티의 실바로 부터 시작된 한방이었습니다. 측면에서 공을 잡을 때 마다 무언가 기대를 하게 만드는 패싱력을 보여주었던 실바는 맨유의 우측면을 뚫는 패스를 제공해주며 발로텔리의 첫골의 시발점이 되었습니다. 발로텔리의 확실한 마무리도 돋보인 장면이었습니다. 한골이 벌어진 이후 맨시티의 플레이가 살아나기 시작했습니다. 실바를 중심으로한 중원은 맨유를 압도하였으며 안데르손과 플레쳐의 중원이 무너졌습니다. 웨인 루니가 지원사격을 해 주었어야하지만 루니의 컨디션은 좋지 않아 보였습니다. 중원에서 안데르손과 플레쳐로 대등한 싸움을 할 수 있기를 바랫던 것이 퍼거슨의 미스였던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후반전 시작하자마자 에반스의 퇴장이 나왔습니다. 맨유의 중원의 부정확한 패스를 낚아챈 실바는 얄밉게도 아게로에게 볼을 건냈고, 아게로는 발로텔리에게 창의성있는 패스를 했습니다. 에반스의 파울이 불필요했던 것도 있었지만 애초에 그 연결과정이 맨유에게는 너무나 좋지 않았고 맨시티에게는 너무나 깔끔했습니다. 저런 패스를 줄 루니의 부진과 중원진의 단순한 패스웍을 보자니 맨유의 팬으로 한편으로 맨시티가 부러운 장면이었습니다. 그리고 한명의 선수가 나간 맨유는 수세에 몰렸습니다. 루니가 중원으로 내려왔고 안데르손의 체력이 처졌습니다. 실바의 플레이가 시간이 갈수록 살아나기 시작했고 경기는 사실상 끝난것이나 다름이 없었습니다. 거의 모든 골에 실바가 관여를 했고 거의 모든 장면에서 맨유의 공격은 단조로웠습니다.

박지성이 있었다면

90분의 경기중 47분만에 한선수가 퇴장을 당하였기에 박지성이 있었느냐 없었느냐를 논하는 것은 조금 무리일 수는 있겠습니다만, 이번 경기에서 다비드 실바의 활약이 경기를 좌지우지 했다는 것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오늘경기에서 가장 좋지 못했던 나니의 오른쪽, 그러니까 맨시티의 왼쪽측면에서부터 중원까지 폭넓게 활약을 했던 다비드 실바의 매치업을 맡길 선수는 단연 박지성선수가 아니었나 생각을 하게 됩니다. 퍼거슨 감독의 올드트래포드 홈경기에 대한 신뢰가 조금은 안일한 선발 라인업으로 이어졌다는 느낌입니다.

오늘경기에서 많은 선수들이 좋지 못했던 맨유였지만 특히 전방의 웰백투입은 큰 실수가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상대방을 휘저으면서 공격찬스를 만들어야했던 그의 임무였지만 그가 만들어낸것은 단 한차례의 공격찬스도 없었습니다. 차라리 그자리에 박지성선수를 중앙 공격형미드필더로 투입해 다양한 공격옵션을 부여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는 생각이었습니다. 공격력을 노리고 투입한 영과 나니의 활약도 문제였습니다. 앞에서 말씀드렸듯 수비력이 뛰어난 선수와 1:1에서는 그 한계를 보였던 두 선수였습니다. 오히려 두 선수의 개인기량에 의존하며 윙어진에 무게를 둔 것이 패배의 요인이 되었습니다.



오늘 경기의 후보진에는 박지성, 베르바토프, 치차리토, 발렌시아의 4가지 옵션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4명의 선수들가운데 오늘경기에 가장 많이 영향을 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이 드는 선수는 단연 박지성선수가 아닐까요? 맨유의 팬으로, 그리고 박지성선수의 지지자의 한사람으로 오늘경기에서 박지성선수의 결장이 맨유에게 주었던 영향이 작은 부분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영-나니의 부진이 이어지자 발렌시아와 박지성선수가 앉은 벤치를 보여주었던 것은 오늘 어떤 선수가 부진했는지를 단숨에 알 수 있게하는 장면이었습니다.

물론 박지성선수가 나왔다고 맨유가 이겼다? 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닙니다. 맨시티의 저력은 정말 대단했고 오늘 경기에서 맨시티의 대승은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맨시티가 잘한 것도 있지만 맨유가 그만큼 못했던 것도 있었다라는 생각입니다. 헐거워진 중원과 윙어진의 문제가 너무나 컸던 경기였습니다. 최소한 박지성선수가 다비드실바를 밀착마크시켰다면... 결과론 적인 이야기지만 아쉬움이 큰 경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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