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한 패배'했던 맨유, 거센 후폭풍 예고

Posted by Soccerplus
2011. 10. 24. 11:08 축구이야기
6-1, 최소한 제가 맨체스터유나이티드의 축구를 꾸준히 보고나서, 그러니까 2000년대 초중반부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6골을 실점하던 경기는 없었습니다. 비디치의 합류이후, 맨유가 가장 강했던 이유중하나는 수비에 있었고, 늘 가장 적은 실점을하는 팀중 하나였습니다. 제기억에 미들스브로에게 05-06시즌 4:0이라는 패배를 거둔 이후 가장 많은 실점을 했던 경기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하지만 이 패배는 결코 가볍게 생각할 수 없는 결과입니다. 먼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홈구장인 올드트래포드에서 벌어진 경기였고, 상대는 그의 가장큰 라이벌인 맨체스터 시티였기 때문입니다.

맨유의 패배는 당연한 결과였다.

맨체스터시티는 잘했습니다. 실바를 중심으로 공격진의 짜임새와 한번 터지면 끝없이 터지는 그들의 화려한 공격력은 맨유를 궁지에 몰아 넣기에 충분했습니다. 하지만, 그 이전에 맨유가 못했습니다. 에반스의 퇴장이 있었지만, 그전 49분동안 맨유는 단 한차례의 결정적인 찬스도 잡지 못했습니다. 미드필더진에서는 창의적인 패스는 상실되었고, 윙어진은 답답했습니다. 상대팀은 제임스 밀너와 가레스 배리라는 활동량 많은 미드필더를 기용했습니다. 이는 박지성선수를 기용하던 퍼거슨감독의 전략과 어느정도 일치합니다. 실바에게 수비부담이 줄어들었고, 중원에서 압도했던 맨시티는 편안한 승리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다소 안일했던 전략을 가지고 나왔던 퍼거슨감독의 패착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당연히 맨유의 홈구장이었던 올드트래포드였기에  가능했던 전략이었지만, 완벽한 패배를 하고 말았습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팬 포럼을 둘러보니, 초상집 그자체였고, 부진했던 선수들에 대한 분노와 기용하지 않은 선수들의 안타까움을 토로하는 글들이 많았습니다. 마치 우리나라가 일본에게 3:0으로 패배하였을 때 온나라가 뒤집어 졌듯, 지금 맨유팬들은 초상집입니다. 지난주 리버풀전에서 졸전, 루마니아 원정에서도 부진한 경기력, 그리고 맨시티에게 대패, 좋지 못한 경기력이었지만 승점경쟁을 이어가던 맨유에게 후폭풍은 거셀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1. 중원진의 변화 예고





맨유의 9라운드 경기중 8경기를 선발출장했던 선수가 안데르손이었습니다. 시즌 초반 이제 안데르손이 변하는 건가? 라는 생각도 잠시나마 들게했지만 안데르손의 발전은 없었습니다. 전문적인 수비형 미드필더를 두지 않았던 맨유의 중원진에 공격적인 위치선정으로 역습의 실마리를 제공했습니다. 수비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면 공격이라고 해야하는데, 그의 패스는 날카롭지 못했습니다. 사실 안데르손 뿐만이 아닙니다. 플레쳐역시도 한골을 기록하긴 했지만 예전의 수비력과 날카로움은 없었습니다. 맨유의 중원진의 변화가 예고되는 이유입니다.

매 경기마다 퍼거슨감독은 안데르손, 플레쳐를 써왔습니다. 사실 두 선수정도밖에 쓸 선수가 없었던 것이 사실이죠. 하지만 아직도 충분히 활용가치가 있는 긱스와 캐릭과 같은 노장선수들과 클레버리의 기용시간이 좀 더 늘어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거기에 새로운 이적선수들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약한 중원진으로 더 이상 강팀을 상대하기가 힘들다는 것을 느꼈을 맨유이기 때문에 중원에 무게감을 줄 수 있는 선수의 영입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공을 조율할 수 있는 선수의 필요성이 대두된 한판의 경기였습니다. 다비드 실바의 활약이 그만큼 눈부셨고, 맨유에는 실바가 없었습니다.

2. 나니-영 라인의 재평가



시즌 초반 맨유가 기록적인 골 행보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나니-영의 파괴력이 너무나 강력했기 때문입니다. 발렌시아, 박지성이 있었던 서브진 역시도 두터웠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윙어진은 강했습니다. 그리고 어제 경기에서도 공격력을 위해 나니-영의 윙어진이 선발출장했습니다. 하지만 나니와 영은 그 한계점을 드러낸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좋지 못한 공격력을 보여주었습니다. 리차즈와 클리시라는 수비력이 동반 된 풀백앞에서 두 선수는 좀처럼 활기를 펼치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리차즈의 활발한 오버래핑에 처참하게 무너져버렸죠. 두 선수가 호날두나 메시가 아니기에 어느 선수들을 상대로도 제 활약을 펼쳐주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약팀을 상대로는 두 선수의 공격력이 빛나는 요인이지만, 강한 풀백수비를 가진 팀에게는 결코 그렇지도 못한 것이었습니다. 두 선수의 단조로운 돌파위주의 플레이는 오히려 공격진의 창조적인 플레이를 못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었습니다. 드리블에 워낙 자신이 있는 두 선수는 공을 잡고 공을 질질끄는 플레이로 일관했습니다. 앞으로의 빅경기, 박지성발렌시아의 중요이 예상되는 이유입니다.

3. 루니 의존도, 낮춰야한다



어제 경기에서 루니의 활약은 미비했습니다. 미드필더의 지원을 받지 못했던 루니 선수였고 그에게 공이 좀처럼 오지 않았습니다. 수비를 갖춘 중앙미드필더를 3명이나 투입한 만치니감독의 전술적 승리였습니다. 그리고 루니의존도가 높았던 맨유는 루니가 부진하자 윙어들이 고립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거기에 웰백선수역시도 활약이 없었던 것은 언급할 필요조차 없을 것 같습니다.

루니가 활약하지 못하면 맨유 플레이가 전체적으로 죽어버리는 현상은 앞으로 다른 팀이 맨유를 상대할 때에도 연결이 되는 이야기일 것입니다. 맨유의 약점이 드러났습니다. 루니에 대한 집중견제가 들어가면 팀을 엮어줄 연결고리가 없어지는 맨유가 되는 것이죠. 이 문제는 중원의 약점에서 비롯되는 것이죠. 어제경기에서 에반스가 퇴장당하고 루니가 중앙미드필더로 내려왔을 때 잠시나마 패스플레이가 가능했던 것에서 얼마나 맨유의 중원진의 패싱능력이 떨어지는 가를 여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루니는 공격수입니다. 공격수가 공격을 못하게 되는 상황이 지금 맨유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패스가 오지 않으니 말이죠.

4. 겨울 이적시장, 맨유가 움직일수도 있다.

맨유는 항상 겨울이적시장에서는 큰 돈을 쓰지 않기로 유명합니다. 하지만 올 겨울의 이적시장은 조금 달라질수도 있지 않겠느냐라는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특히 중원의 문제와 오른쪽 풀백의 문제는 참 시급해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올 여름 3명의 선수를 데려온 것은 역시 퍼거슨 감독의 눈이 정확하다는 것을 증명해 주는 것이었지만, 더 데려올수도 있었던 선수를 데려오지 않은 것은 실수가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맨유의 목표가 리그에서 우승권을 유지하는데에 있다면 지금의 팀으로도 그냥저냥 꾸려나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맨유의 목표는 유럽최고의 팀이 되는 것이고, 바르셀로나를 넘어서는 팀이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어제의 경기력으로는 이런 것은 절대 무리라고 생각이 되어집니다. 모든 포지션에 걸쳐서 좋은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고 그 선수층도 두텁지만, A급이 아닌 팀에 중추적인 역할을 부여할 수 있는 S급 선수의 영입이 절실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스네이더의 영입 불발은 참으로 아쉽습니다.



큰 태풍이 하나 지나간 듯한 느낌입니다. 늘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이 되었던 맨유의 올드트래포드 무패행진이 이렇게 끝났습니다. 그리고 맨유는 실수로 진것이 아니고 100%실력으로 무너졌기에, 그리고 이와같은 조짐이 시즌 초반부터 예상이 되었고 계속되는 좋지 못한 경기력이 이어졌기 때문에, 맨유에 적지 않은 변화가 이어질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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