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위기마다 사용하는 퍼거슨의 만능열쇠

Posted by Soccerplus
2011. 10. 30. 08:00 해외파 이야기/박지성
위기였습니다. 맨체스터시티에게 무려 6점을 홈에서 실점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자칫 잘못하면 슬럼프에 빠질수도 있었습니다. 특히 맨시티의 경기뿐아니라, 최근의 경기들에서 선수들의 폼이 시즌 초반보다 많이 벗어난 것이었기에 좀 더 우려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에버튼 원정이라는 것은 강팀들도 꺼리는 원정중 하나인 것이고, 팀의 전력도 만만치 않은 것이었고, 지난 시즌에서도 졸전을 펼친 기억이 있기때문에 분명히 쉽지 않은 것이었습니다. 맨유가 승리를 거둘 확률보다 맨유가 무승부나 패할 확률이 더 많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거기에 시즌 내내 왼쪽을 지키던 애쉴리 영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제외가 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박지성선수가 왼쪽 윙어자리를 지킬 것으로 생각이 되었습니다만, 박지성선수는 오른쪽 윙어로 기용되었습니다. 발렌시아와 나니라는 두명의 전문 오른쪽 윙어가 있는 상황에서, 박지성선수의 오른쪽 기용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분명히 전술적인 부분에서 그의 오른쪽 투입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라는 생각을 했고, 경기를 보고나니 퍼거슨이 다시한번 박지성을 믿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박지성의 제 1임무는 바로 상대팀의 왼쪽 풀백인 레이튼 베인스를 막아내는 것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구디슨 파크 원정은 맨유에게도 매우 부담스러운 것이고, 왼쪽 풀백 베인스는 지난 시즌 EPL 베스트 11에 뽑혔던 최고수준의 풀백입니다. 팀의 공격패턴에 상당수를 차지하는 베인스의 오버래핑을 전방위 압박으로 무력화시키는 것이 그의 임무였습니다. 그리고 그가 오른쪽에 자리를 차지했던 52분간 베인스의 오버래핑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자신의 역할을 100퍼센트 수행하는 박지성이 있었기에 가능한 임무였습니다. 거기에 박지성선수는 공격시 전후좌우를 넘나들며 좋은 활약을 보였습니다. 박지성과 루니, 그리고 클레버리가 있었던 패스워크는 맨유의 지난 1달간의 모습중에 가장 좋은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동료들과의 호흡이 좋은 박지성선수가 가세했고, 클레버리의 기량도 상당히 좋았습니다.

오늘 박지성선수의 진가는 후반 7분경, 그러니까 맹활약하던 클레버리선수가 부상으로 나간뒤 부터였습니다. 중원에서 많은 활동량과 번뜩이는 패스로 맨유의 점유율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던 클레버리가 부상으로 이탈하자, 맨유의 플레이가 위축되기 시작했습니다. 박지성선수가 중앙으로 옮겨오자 베인스의 왼쪽이 살아나기 시작했고, 덩달아 오스만과 콜먼의 돌파의 빈도가 잦아지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박지성선수가 중앙으로 옮겨오고, 에버튼의 공격이 살아난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지만, 박지성선수의 진가는 여기서 드러났습니다.

에버튼의 공격일변도로 이어졌던 후반전, 박지성선수의 수비력이 빛났습니다. 웰백의 드리블을 치고 나가며 많이 공을 빼앗긴 뒤에도 박지성선수는 그의 뒤를 받쳐주며 다시 세컨볼을 따냈고, 상대방이 역습으로 치고 나올때에도 전매특허인 태클로 다시 맨유의 '역'역습상황으로 만들어냈습니다. 플레쳐가 조금 더 맨유의 진영에서 수비를 펼쳤다면, 박지성선수의 수비는 전범위를 커버하는 것이었습니다. 승부의 분수령이었던 마지막 로스타임 7분에서도 박지성선수는 체력이 떨어지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에버튼의 추격의지를 꺾어놓았습니다. 그리고 중원에서 대결을 펼치던 선수가 최고의 피지컬을 자랑하는 펠라이니 선수였고, 그 선수와 체격에서는 밀리지만 노련한 볼컨트롤로 계속해서 파울을 얻어내는 영리한 플레이를 보여주었습니다.

박지성선수의 활약은 비단 수비력에서만 그친 것이 아니었는데, 중원에서 깔끔한 원터치패스를 여러차례 선보이며 팀의 공격속도를 죽이지 않으면서도 정확한 패스로 팀의 공격을 이끌었습니다. 오늘 경기, 특히 클레버리가 있던 전반전에서 맨유의 중원이 빛났던 이유는 앞에서 언급했듯, 클레버리, 루니, 박지성같이 많이 뛰면서도 연계플레이에 능한 선수가 있기에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컨디션이 무척이나 좋아보였던 박지성선수는 수비뿐아니라 공격에서도 날카로웠습니다. 한마디로 오늘의 활약은 퍼거슨의 믿음에 120퍼센트 부응을 한 것이죠.

위기상황, 그리고 팀의 주축을 맡았던 선수들이 경기마다 심한 기복을 보이며 퍼거슨의 신뢰에 부응을 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박지성선수는 어떤 경기에서든, 그리고 어떤 포지션에서든 자신의 기량을 100퍼센트 발휘해줍니다. 이번시즌에 그가 소화한 포지션은 중앙, 좌우 미드필더, 3개의 포지션이고 공격형미드필더까지 겸할 수 있는 박지성임을 생각해본다면 사실상 미드필더어디에 가져다 놔도 자신의 기량을 발휘하는 선수입니다. 그것도 큰경기에서 더 좋은 활약을 하는 선수이니, 믿음을 주지 않을 수 없죠. 맨시티의 대패에서 박지성선수가 있었다면, 뭔가 결과는 다르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했을 것도 같습니다. 꾸준하고 성실한 박지성선수의 태도가 지금의 신뢰도와 경기력으로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기회가 올 것이라고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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