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 딜레마'에 빠진 아스날과 맨유

Posted by Soccerplus
2011. 11. 3. 10:13 축구이야기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있는 프리미어리그 두 구단을 뽑으라면, 많은 사람들의 입에 아스날과 맨유가 오르내릴 것입니다. 박주영과 박지성이라는 국가대표팀 전현직 주장이 뛰고 있는 것을 제외하고라도 매년마다 좋은 성적을 유지하며 퍼거슨과 벵거감독이라는 스타감독을 보유한, 매력적인 플레이를 펼치는 팀입니다. 2000년대 초반부터 늘 챔피언스리그의 마지노선인 4위권의 성적을 유지하는 잉글랜드를 대표하고, 세계에서도 손꼽히고, 우리나라 팬들에게도 아주 친숙한 팀이 바로 아스날과 맨유입니다.

그리고 그 색깔이 뚜렷하고 서로 다른 면이 훨씬 더 많은 아스날과 맨유에 비슷한 문제점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바로 팀의 상징이자 에이스인 10번 등넘버를 달고 뛰고 있는 웨인 루니와 반 페르시가 바로 그들입니다. 이러한 문제점을 제기하는 것이 사실 말이 안된다고 생각하실수도 있습니다. 반 페르시와 루니는 각각 10골과 9골로 리그 1, 2위를 달리고 있고 이번 시즌 많은 경기에 출장하면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두 선수없이 두 팀을 설명할 수 없기에, 이 의문점은 더 커집니다. 두선수가 왜 문제일까요?




바로 두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나도 높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물론 두 선수가 만능열쇠처럼 어떤 경기에서나 날아다니고 팀에 한방을 터뜨려 줄 수 있는 선수이기는 합니다만, 두 선수역시 사람인지라 컨디션이 좋고 좋지 않을떄의 차이가 있고 체력역시 한계가 있는 것이라 모든 경기에 풀타임을 보장할수가 없습니다. 아스날과 맨유라는 구단은 분명 반 페르시와 루니말고도 좋은 선수를 보유하고 있는 팀인데, 두 선수가 나오지 못한다고 해도 다른 선수들이 활약을 해주면되는데, 이번시즌 두선수가 있고의 없고의 차이, 혹은 컨디션이 좋고 좋지 못하고의 차이에 따라 두 팀의 경기력이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맨유는 4-4-2를 기본으로 사용하고 반페르시는 4-3-3 포메이션을 기본으로 사용하면서 아예 전술자체가 틀리지만 사실 비슷한 점이 존재합니다. 공격의 마무리를 짓는 두명의 공격수와 한명의 공격수 말고도 양쪽의 윙어를 이용한 공격이 주요 공격루트가 되는 것과 반 페르시와 루니가 중원의 플레이에 많이 관여할만큼 활동범위가 넓다는 것입니다. 윙어들과 두 에이스들과의 연계플레이가 주 공격루트가 되는 것은 연관지어서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이고, 실제로 이번 시즌 대부분의 공격작업을 이 포지션에서 시작했습니다. 맨유는 나니와 애쉴리 영, 그리고 아스날은 제르비뉴와 왈콧이 나왔던 자리입니다.

먼저 맨유의 루니 의존은 중원의 부재에서 부터 시작합니다. 중원에서 패싱게임을 풀어갈 선수가 없는 관계로 루니는 그 어떤 시절보다 중원자리에 내려와서 플레이하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안데르손, 플레쳐로 이루어진 주전 미들진은 패스에 약점을 갖고 있고 캐릭은 컨디션이 좋지않아 클레버리는 부상으로 나오지 못했습니다. 그런 가운데 양쪽의 윙어만 닥공모드로 공을 잡으면 드리블후 크로스, 혹은 접고 중거리슛이라는 단조로운 공격패턴이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루니가 부상을 당했던 경기에서 맨유의 경기력은 정말 좋지 못했죠. 부상이후 루니의 컨디션이 시즌 초반만 못한느낌이고, 맨유의 경기력이 이에 따라 좋지 못합니다. 루니의 부상이전과 이후의 경기력이 실제로 맨유의 경기력과 연계되었습니다. 중원에 풀어줄 선수가 없다는 것이 그 이유입니다. 윙어역시도 파괴력과 폭발력을 지녔지만, 그 파괴력과 폭발력이 수준급이상의 팀을 만나면 급격하게 줄어든다는 것이 문제였죠.



아스날의 반페르시 의존은 이번시즌 2명의 핵심선수인 파브레가스와 나스리의 이적에서부터 비롯합니다. 사실 아스날의 중심은 중원의 파브레가스였고 그를 보조해주는 것이 나스리와 반 페르시였죠. 하지만 이번시즌 파브레가스가 떠나면서 창의적인 패스를 해줄 선수가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주로 왼쪽 자리에서 중앙쪽으로 파고드는 움직임으로 중원에 힘을 실으면서 전방위 지원을 해주었던 나스리가 빠지면서 갑자기 중앙이 텅비어버리게 되었습니다. 윌셔가 부상당한 상황에서 파브레가스의 역할을 아론 램지에게 주었지만, 그의 능력은 아직 미완성인듯 보입니다. 패스의 줄기가 끊기자 점점 반 페르시가 올라오기 시작했고, 이제는 공격전범위를 누비며 활동폭을 넓히기 시작했습니다. 제르비뉴에게 나스리의 롤을 맡긴 듯 보이지만, 제르비뉴에게는 패싱력이 부족해보입니다. 그런 가운데 반 페르시의 부담이 늘어나기 시작했고, 결국 아스날역시도 반페르시가 있는 경기와 없는 경기, 그리고 살아나는 경기와 죽는 경기의 경기력차가 극심해졌습니다. 그나마 안정을 찾은 수비자원들 덕분에 한두골의 골로 승리를 거둘 수 있었지만, 어제 마르세유와의 챔스리그 경기처럼 원톱이 묻히면 공격의 활로가 끊겨버린 느낌을 계속해서 받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두 팀을 살려낼 수 있는 방법은 똑같습니다. 바로 중원이 살아나는 일밖에 없습니다. 반 페르시와 루니가 이끄는 공격진은 두 선수가 폭발할 경우에는 막강한 공격력을 자랑했지만, 두 선수가 부진할 경우, 좋은 경기력을 펼쳐내지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맨유의 경우에는 일단 중원에서 안데르손의 패싱력이 살아나기를 기다려야할것입니다. 물론 안데르손의 패싱력은 몇년째 제자리 걸음상태이기에 발전을 기다리기에 뭐하다면, 박지성선수의 중앙이동이나 , 혹은 빅네임의 중앙미드필더 영입을 생각해 봐야 할때가 아닌가 생각이됩니다. 그리고 아스날의 중원의 공백은 필연적인 것이고 이를 위해 아르테타를 영입하고 램지를 중용하고 있습니다. 점점 더 나아지고 있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결국 최전방의 반 페르시가 없다면 아스날의 공격력은 다시 좋지 못한 시절로 돌아가고 말 것입니다. 이번 시즌 자신의 부상역사에 새로운 기록을 세우고 있을 정도로 몸 컨디션이 좋은 반 페르시인데, 기본적으로 잔부상을 타고난 반페르시가 부상에라도 걸린다면 아스날은 위기에 몰리게 될 것입니다.

두팀이 어떤 방식으로 '에이스 딜레마'를 해결할지 궁금합니다. 팀에 해결사가 하나라는 것은 결국 그 해결사가 막힌다면 팀의 플레이도 좋지 않아진다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아니 두 팀은 두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나 높습니다. 호날두-루니가 있던 시절의 맨유나 파브레가스와 반 페르시가 함께 있던 아스날의 강력함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은, 믿을 구석이 한 곳밖에 없다는 것에서부터 그 이유를 찾아 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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