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vs알사드, 축구장에 정의란 없었다

Posted by Soccerplus
2011. 11. 5. 22:10 축구이야기
방금전끝난 AFC 아시아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아쉬운 승부, 마치 월드컵 결승을 보듯 손에 땀을 쥐는 경기가 계속되었던 경기였습니다. 승부는 2:2, 그리고 승부차기에서 4:2의 패배, 전주성에 모인 4만 3천여명의 팬들과 전북의 코칭스태프들은 이 정의롭지 못한 승부에 눈물을 흘려야했습니다.





알사드가 누굽니까. 이번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서 가장 많은 경고를 받았고, 지난 4강전에서 수원의 관중을 폭행했으며, 비매너의 플레이로 골을 성공시키고도 얼굴색하나 안변하고 난투극을 벌였던, 악질중에서도 악질의 팀이었습니다. 우리나라 팀 수원이 당하지 않았더라도, 이 난투극은 비매너 플레이에 역사에 길이 남을 말도 안되는 경기였습니다.

전반전은 참으로 아쉬웠습니다. 마마두 니앙, 카데르 케이타, 모하메드 카솔라로 구성된 세명의 스리톱을 제외한 모든 선수를 수비적으로 가동하고, 전북은 그 명성 그대로 닥공축구를 시도했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공이 전북에 있었고, 한선수의 몸값이 100억이 남는 100억짜리 개인기로 맞선것이 알사드의 공격이었습니다. 하지만 전북의 공격은 그간 리그에서 보여준 닥공의 위력보다 조금 약한 모습이었고, 공격의 흐름도 좋지 못했습니다. 물이 흘러가듯 부드러운 패스플레이가 나오지 않았던 것은 그 중심인 루이스가 부진했기 때문이고, 서정진역시도 부진했습니다.

하지만 전북에는 해결사 에닝요가 있었죠. 한정적인 찬스에서 얻어낸 프리킥을 정말 멋지게 꽂아 넣었습니다. 정확도와 커브, 파워하나도 뒤지지 않는 멋진 골에 정말 감탄을 할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잠시동안 전북의 기세가 이어졌었지만, 이내 개인기가 뛰어난 세명의 공격수를 이용한 알 사드의 전술에 밀리는 느낌이었고, 전반전이 끝나기 전, 심우연선수의 자책골로 한골을 허용했습니다. 물론 자책골이었지만, 위협적인 크로스에 아쉽게 골을 내주며 전반을 끝냈습니다.

그리고 닥공축구의 전북답게 최강희 감독은 수비형 미드필더 정훈선수를 빼고 공격수 김동찬을 넣었습니다. 그리고 김동찬선수가 투입되고 전북의 일방적인 공세가 이어졌습니다. 수비가 불안한 느낌이었지만 먼저 골을 넣는 것이 모토인 전북은 그들의 플레이를 버릴 이유가 없었죠. 결국 단 한차례의 역습에 실점을 하고 말았습니다. 케이타선수의 발리슛이 전북의 골망을 뒤흔들었습니다.

그리고 알사드의 침대축구가 시작되었습니다. 후반전 약 25분부터 종료 휘슬이 불었던 종료시간까지 약 20여분의 시간동안, 정확하게 8명의 선수가 그라운드에 누워버렸습니다. 약 3분마다 한번씩 격렬한 몸싸움이 있은 뒤면 경기장에 알사드선수가 누워있었습니다. 두 명의 같은 팀 선수가 서로 부딪히고 나서 마음이라도 먹은 듯 죽을 것 같은 표정을 하는 모습도 카메라에 잡혔고, 바로 경기장에서 떠나가자마자 벌떡일어서는 모습도 보았습니다. 눕자마자 심판의 허락도 없었는데 의료진이 들어와 경기를 끊어먹었고, 오늘 경기에서 의료진의 모습이 유달리 많이 보였던 것은 알사드의 매너에 문제가 있었다는 반증이 되겠지요.

심판의 몫도 크게 했습니다. 우즈베키스탄 심판은 오늘경기에서 대부분의 반칙성플레이를 불어주지 않았습니다. 경기 내내 신문선 해설위원이 말해주었듯, 선수들의 발목을 밟은 알사드의 플레이, 전북선수들에게 팔꿈치가격이나 손을 계속해서 쓰는 플레이를 불지 않음으로 인해 의도적으로 알사드의 편을 들었습니다. AFC의 주관경기에 알사드가 올라왔으니, 그나물에 그밥인 경기가 되었지요. 심판은 오히려 선수들의 분노를 더 타오르게 만들면서, 경기의 진행을 더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선수들의 실랑이가 벌어질때마다 2분정도의 시간은 계속해서 흘러갔고, 전북의 시간은 그렇게 안타깝게 흘러갔습니다. 전북팬들이 준비한 'we want fairplay'란 말이 계속해서 카메라에 비춰졌던 것은 그들의 플레이가 비매너였다는 것을 비꼬는 것이 아니었을까요




그리고 후반전 로스타임, 이승현의 극적인 코너킥헤딩골로 정의란 살아있다는 것을 보게 되는 듯 했습니다. 너무나 극적이었고, 전북의 기세가 워낙 좋았던 탓에, 동점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이겼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동국의 절대적인 찬스가 골대를 외면하고 코너킥에서 흐른볼이 골대를 맞고, 모하메드 골키퍼의 선방쇼가 이어지는 바람에 경기는 승부차기로 이어졌고 결국 승부차기에서 알사드가 승리했습니다.



축구가 사랑을 받는 이유, 아니 모든 스포츠가 사랑을 받는 이유는 바로 평등하기 때문입니다. 국가의 힘, 클럽의 힘에 벗어나, 경기장위에 11명의 선수들이 똑같은 조건에서 플레이를 하는 축구경기에서 분명 오늘 알사드는 심판까지 12명의 플레이어가 뛰었습니다. 거기에 그들의 침대축구, 그들이 꼭 수원에서 난투극을 벌이고 비매너를 벌였다는 과거를 지워버린다고 하더라도, 너무나 억울하고 참혹스러운 경기였습니다. 아랍에 대한 일방적인 편들기가 얼룩져버린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서, 평등과 정의란 찾아보기 힘든 것이었습니다.

 글이마음에들면추천↓한방! (로그인 불필요)블로그가마음에들면정기구독+ 해주세요sz

soccerplus.co.kr 로 더 편하게 저의글을 읽으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