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의 클래스가 영-나니보다 높은 4가지 이유

Posted by Soccerplus
2011. 11. 8. 07:55 해외파 이야기/박지성
이번 시즌 박지성선수에 대한 예상은 기대 반, 걱정 반이었습니다. 사실 매시즌이 경쟁이고 매시즌이 험난했던 박지성선수지만, 이번 시즌에는 그가 국가대표팀 은퇴를 한 첫번째 시즌이고 나날이 출중해지는 기량을 보면 기대를 할만한 부분이지만, 애쉴리 영의 영입으로 인해 박지성, 발렌시아, 나니, 영이라는 완벽한 더블스쿼드에 언제든 윙어자리로 올 수 있는 긱스와 웰백까지 사실상 두 자리를 놓고 4~5명이 경쟁을 하는 양상을 띄었습니다. 특히 시즌 초반의 박지성선수는 늘 벤치를 지키며 축구팬들에게 근심을 사게 한 것이 사실이었고, 애쉴리 영과 나니의 활약은 눈부셨습니다. 리그 초반 빅팀과의 경기가 몰려있던 와중에도 퍼거슨 감독은 이들을 투입하며, 리빌딩에 박차를 가했습니다.




하지만 맨유의 승승장구는 시즌 초반 몇경기를 넘기지 못했습니다. 이번 시즌 딱히 중원자원을 영입하지 않았고, 잘 뛰어주던 클레버리가 부상을 당했습니다, 여기에 루니가 부상이후 경기력을 끌어올리지 못하면서 나니와 영까지 갑자기 부진하기 시작했습니다. 강력하던 측면자원이 무너졌고, 이들의 부진에 퍼거슨감독은 박지성카드를 꺼내들었습니다. 박지성의 입지가 높아진 요즘에도 맨유의 경기력이 시즌 초반만큼 압도적인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다른 공격옵션보다 박지성의 중요도와 그에 따른 활약이 뛰어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퍼거슨의 신뢰는 나니와 애쉴리 영에 비할 수없고, 박지성은 그의 클래스가 어느정도인지를 이 위기상황에서 뽑내고 있습니다. '폼은 일시적이지만 클래스는 영원하다'라는 축구 격언을 몸소 보여주고 있는 박지성선수가 아닌가 생각을 합니다.

애쉴리 영, 나니 역시도 공격포인트를 많이 기록하고, 맨유로의 이적몸값이 300억을 넘는 최고의 선수들이지만, 그 선수들 보다 박지성선수를 더 높게 평가하는 것은, 애국심이나, 박지성에 대한 팬심도 어느정도 반영이 되어있는 것이겠지만, 거의 십년가까이 맨유경기를 보아온 저에게는 당연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과연 그러면 어떤점이 박지성을 이렇게 높게 평가하게 만드는 것일까요

첫번째 이유는 바로 '기복'과 '꾸준함'

제목에서 거론한 박지성, 나니, 애쉴리 영 선수가 모두 세계적인 선수이고 대단한 선수라는 것은 모든 분들이 동의를 하는 부분이겠죠. 하지만 그 꾸준함에 있어서, 박지성선수와 두 선수는 비교를 할수가 없습니다. 시즌 초반부터 시즌이 끝나는 마지막까지 오히려 시즌 막판에 더 큰 힘을 발하는 박지성선수와 달리 나니선수는 시즌 막판에 형편없는 경기력을 계속보여주었습니다. 애쉴리 영선수는 아스톤 빌라에서 이 풀시즌에 대한 우려는 잠식시켰지만, 이번 시즌 어떤 경기에서는 최고의 선수였던 반면 어떤경기에서는 최악의 활약을 펼쳤습니다. 애쉴리 영의 영입에대해 실패작이라는 이야기를 거론하는 사람들이 있을정도로 그 기복이 심했죠. 단조로운 두 선수의 플레이는 중원에 엮어줄 미드필더가 없어지자 막혀버리기 시작했습니다.

10라운드만에 한풀 꺾여버린 영과 매시즌 비슷한 활약과 능력을 보여주는 나니에 비해 7시즌 내내 최악의 경기보다는 최고의 경기들이 훨씬 많고, 어느 경기에서도 퍼거슨의 믿음에 보답하는 경기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아무리 못해도 평타이상은 보여주는 선수와, 롤러코스터를 타듯 경기력이 왔다갔다 하는 선수의 차이, 그것이 바로 클래스입니다.

두번째 이유는 '진화'와 '다재다능함'

클래스를 거론하는 두번째 이유는 바로 '진화'입니다. 앞서 첫번째 이유와 다소 겹치는 부분이 있을지도 모르나, 우리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경기를 보며, 혹은 저번시즌까지의 아스톤빌라의 경기를 보며, 그리고 잉글랜드와 포르투갈의 역할을 보며 두 선수가 나온다면, 어떤 플레이를 펼칠지 쉽게 예상할 수 있습니다. 애쉴리 영이 공을 잡으면 10중 7은 패널티박스로 쪽의 드리블 이후 크로스 혹은 슛, 나니가 공을 잡으면 특유의 드리블의 준비자세를 거친 후 드리블후 크로스, 혹 앞에 수비가 없다면 지체없는 중거리 슛이 되겠지요. (애쉴리 영의 진화는 최근 두 세시즌밖에 보지 못했지만), 나니의 진화는 사실 자신의 플레이에 팀플레이를 아주 조금씩 더 해가고 있는 느낌일뿐 큰 변화는 없습니다.

하지만 박지성선수는 그 진화와 다재다능함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맨유에서 온 처음시즌에는 화려한 돌파와 공간창출능력을, 긴 부상에서 돌아와서는 활동력을 이용한 수비형 윙어로, 그리고 이내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에서 피를로를 꽁꽁묶어버리며 공수의 밸런스가 무엇인지를 보여주더니, 골결정력을 달고 나왔고, 올시즌에는 중앙 미드필더의 자리까지 그 진화의 범위를 넓혔습니다. 큰 부상후 눈에 띄는 플레이 스타일의 변화를 가져올 수 밖에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박지성선수는 자신만의 새로운 영역을 넓혀가며, 30세의 나이에 미래에 더 큰 성장을 기대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세번째 이유는 '개인기'와 '팀플레이'

맨유는 세계적인 강팀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기를 자신보다 약한 팀과 상대를 합니다. 약팀과의 경기에서는 당연히 맨유의 점유율이 높은 경기를 하게 되고, 개인기량이 뛰어난 두 선수가 힘을 발휘합니다. 하지만 의외로 강한 벽에 당황하거나 자신과 비슷한 클래스의 수비를 만날때면, 두선수의 플레이가 막혀버리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계속된 개인기에 의존한 플레이는 결국 화를 자초하게 되는 것이죠. 계속 경기를 하는데 답답함을 지울 수 없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드리블-크로스, 개인기로 모든 것을 뚫어낼 선수였으면 어느 경기에나 믿고 맡기겠지만, 두 선수는 '호날두'나 '메시'가 아닙니다. 리그의 팀을 상대로도 어느정도 한계를 갖고 있죠.

이솝 우화로 예를 들어보려합니다. 길가는 나그네의 외투를 벗기기 위해 바람과 해가 시합을 하고, 누구나 이길 것이라고 생각하는 바람이 불자 나그네는 외투를 더욱 꽁꽁 붙잡고 길을 나섰지만 해가 비추자 그 반대의 행동을 했다는 이야기죠. 막으려 나오는 팀을 위해 더 공격적으로 가는 것도 좋은 옵션이지만, 밀집수비에서 더 큰 힘을 발휘하고 활동량과 공간침투로 새로운 옵션을 제공하는 박지성의 존재, 그리고 팀의 선수들과 융화가 되는 이 모습은 맨유에서 7년을 뛸 수 있게 만드는 요인입니다.



네번째 이유는 바로 '경험'

그리고 박지성선수의 가장 큰 무기는 바로 경험입니다. 특히 뛰어난 축구 지능을 가지고 있는 박지성선수에게 수많은 경험은 어떤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자신의 클래스를 유지할 수 있게 해줍니다. 챔피언스리그 4강을 4차례나, 결승을 2번이나, 결승명단에서 제외되는 아픔, 월드컵 4강, 그리고 3회의 월드컵과 대표팀 주장, 그리고 장기 부상까지 선수로 겪어볼 모든 경험을 다 겪었습니다. 어떤 주변의 악재가 몰려오더라도, 박지성선수에게는 이제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클래스'겠죠.


나니와 애쉴리 영의 기량도, 그리고 두 선수의 활약도 인정합니다. 현재, 두 선수는 박지성선수의 클래스에 따라오지 못한다는 생각은 변함없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두 선수도 발전을 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우리나라에 이러한 선수가 있었다는 것, 그리고 지금도 계속 뛰어주고 있다는 것은 세계적인 자랑거리가 아닐까요? 우리나라인들이 자국 선수를 폄하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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