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래호에서 기성용은 누구도 대체할수 없다

Posted by Soccerplus
2011. 11. 10. 08:00 대표팀/월드컵 이야기
월드컵 3차예선을 앞두고, 조광래호는 가장 큰 위기를 맞았다고 생각을 합니다. 안그래도 대표팀 선수차출 문제로 구설수에 오르락내리락 하던 조광래감독은 이번 중동원정을 앞두고 기성용선수의 차출문제로 인해 다시한번 언론의 뭇매를 맞고 있습니다. 소속팀 셀틱에서 엄청난 혹사를 당하는 기성용선수가 대표팀일정으로 인해 2배의 혹사를 당했고, 장거리비행은 피로를 더욱 더 가중시켰죠. 그런가운데 기성용선수는 구토증세를 보이며 뇌검사까지 받았습니다. 어떤 확실한 병명이 드러난 것은 아니지만, 기성용선수가 극심한 피로에 시달렸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리고 이 혹사가 선수생명에도 지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해주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중동원정 첫경기, 조광래호의 처음이 되지 않나 생각하는데, 기성용선수가 없는 상태로 경기를 치루게 될 것 같습니다. 아무리 기성용선수를 간절히 원하는 조광래감독이라도, 10일이상 경기에 나오지 않았고 뇌검사까지 받은 후 합류한지 하루 이틀 된 선수를 경기에 내보내기에는 문제가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월드컵 예선의 통과여부를 결정지을 아랍에미레이트 전에서 기성용선수의 자리에 구자철선수나 윤빛가람 선수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두선수가 기성용선수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두 선수의 실력을 떠나, 지금 우리나라의 전술은 기성용선수가 없으면 안되는 것으로 만들어져 있고, 그의 역할이 너무나도 크기 때문입니다.

4-3-3 시스템을 가동하는 조광래호에서 기성용선수의 자리는 미드필더진에서 가장 아래에 위치하는 수비형 미드필더입니다. 스코티시 프리미어리그에서 일취 월장하고 있는 그의 수비능력덕분입니다. 거기에 큰 키와 그에 잘 어울리는 바디밸런스는 몸싸움에서도 우위를 점하게 합니다. 특히, 대부분을 우리보다 수준이 낮은 팀과 상대하는 우리나라의 아시아 예선 일정에서 기성용선수를 제외한 5명의 공격, 미드필드진이 공격에 전념할 수 있는 수비작업을 담당합니다. 그리고 수비보다 더 큰 역할이라면 우리나라의 공격을 조율하고 패스를 찔러주는 역할을 합니다. 넓은 시야와 롱패스는 그의 전매특허이자, 세계적인 수준에 이르르고 있는 대한민국의 자랑입니다.

여기까지가 기성용선수의 역할이라면 사실 괜찮습니다만, 지난 경기들에서 다른 미드필더의 존재감이 너무나 미비했습니다. 무한 스위칭, 그리고 짧은 패스를 기본으로 하는 조광래호에서 많은 움직임은 필수적인 요소입니다만, 자꾸 공격수들이 고립되거나, 혹은 어울리지 않는 포지션에서 고생하는 모습을 많이 보았습니다. 그럴때마다 공격전방위까지 넘어가 기성용선수가 패스를 받아주는 역할을 하는 것을 많이 보았습니다. 우리나라를 바르셀로나의 전술과 비교를 많이 하시는데, 지금 우리나라에서 기성용선수는 부스케츠와 사비의 역할은 물론, 때에따라 이니에스타의 역할까지 해주고 있습니다.

혼자서 이 모든 롤을 맡기엔 사실 세계 어떤 선수가 와도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많은 활동량과 수비, 그리고 공격까지 겸해주던 기성용선수가 체력이 떨어지자 우리나라의 공격이 점차 롱볼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기성용선수가 공을 잡으면 다른 미드필더와 연계가 일어나고, 공격수들이 움직여주며 공간과 패스할 자리를 만들어야하지만, 아직까지 다듬어 지지 않은 전술에서, 패스할 곳이 없습니다. 그렇게 우리나라는 전술은 스페인이지만, 현실은 뻥축구에 의존하는 팀이 되어버렸습니다. 박주영선수가 헤딩경쟁하는 모습을 점점 더 많이 보게 되었죠. 그리고 아랍원정에서 특히, 우리나라의 중원은 없었습니다.

구자철, 윤빛가람의 능력을 폄하하는 것이 아닙니다. 만약 조광래감독이 또다시 이런 전술을 내보낸다면, 우리나라는 매우 답답한 경기를 펼칠수도, 혹은 패스플레이가 살아날수도 있습니다. 기성용선수와  다르게 윤빛가람선수와 구자철선수는 숏패스에 능한 선수들입니다. 기성용선수에서 부터 공격이 시작되는 것과 두 선수에서 부터 공격이 시작되는 것은 분명 다를 것입니다. 만약 수비에만 치중해주는 활동량 많은 미드필더가 수비를 맡아주고, 두 선수에게 수비의 부담을 주지 않는다면, 다시한번 아름다운 패스웤을 볼수도 있습니다. 물론 한경기만에 그러기에는 쉽지 않으니, 쉬운 경기보다는 어려운 경기를 예상합니다.




최고의 폼을 보여주지 못하는 기성용선수의 부상과 피로도에 대해 조광래감독의 탓만 할수는 없습니다. 너무 우리나라의 감독에게만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지만, 그가 없이는 아무것도 안되는 셀틱의 현실이 오히려 지금의 부상에 더 큰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주중, 주말할 것없이 모두 나오니 말이죠. 대표팀은 기껏해야 한달에 한경기, 두경기를 치루는데 그리고 그것도 다른 경기가 아닌 월드컵 예선인데, 그를 빼놓고 경기를 치루기에는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죠. 그를 투입해 비난을 받는 것보다, 그가 없어 패하는 리스크가 감독에게는 더 큰 두려움이니 말입니다.

기성용에 대한 과도한 전술적 의지가 그의 패스에만 의존하는 대표팀을 만들었습니다. 그에는 애초부터 기성용을 중심으로 전술을 짠 대표팀감독의 잘못도 있고, 기성용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던 다른 중앙미드필더 후보들의 탓도 있습니다. 그 것이 지금의 대체할 수 없는 기성용의 위치를 만들어냈습니다. 어쩌면 너무 뛰어난 기성용선수에게 타고난 숙명이 아닐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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