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 스위칭',중동원정에는 적합하지 않다

Posted by Soccerplus
2011. 11. 10. 07:30 축구이야기
중동원정, 어느 시대에나, 그리고 그 시대의 어느 대표팀에게도 어려운 경기입니다. 홈텃세는 너무나 심하고 히잡을 쓴 하얀 옷을 입은 관중들이 10만명이고 들어찹니다. 선수들은 강력한 수비를 바탕으로 선수비 후역습을 사용하며, 경기장의 상태는 우리나라가 경기를 펼치기에 좋지 않을 정도로 잔디관리가 되지 않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그리고 가장 무서운 것은 선제골 허용후 이들이 시작하는 침대축구입니다. 관중석을 꽉들어찬 관중들은 이들의 침대축구에 야유하나 보내지 않으며, 경기끝까지 누워있는 선수들을 응원해줍니다.




그리고 이번 원정도 다르지 않습니다. 저번 쿠웨이트 원정에서도 그랫었듯, 한국 대표팀에게 주어진 연습구장은 연습경기도 치루지 못할 만큼 상태가 좋지 않고, 알사드가 보여주고 간 '선진 비매너 침대축구'는 이들에게도 큰 동기부여가 되었을 것입니다. 아직까지 월드컵 최종예선 진출의 희망이 남아있는 아랍에미레이트 전은 아마도 최고 수준의 침대축구가 예상됩니다.

지난 아시안 컵 이후, 조광래호의 키워드는 무한 스위칭, 혹은 스페인 축구, 바르셀로나의 축구로 압축해볼 수 있습니다. 미드필더진에서 짧은 패스로 점유율을 끌어올리면서도 공격진은 계속해서 위치를 바꿔가며 공간을 만들어냅니다. 순식간에 수비를 떨궈놓은 스위칭된 공격수와 원포지션에 있던 공격수가 협력해 수비수와의 숫자싸움을 이겨냅니다. 움직임을 극대화해서 선수들의 패스플레이로 상대를 뚫기 위한 전력으로 기본적으로 선수들의 볼 키핑능력과 패스능력을 요구합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 바르셀로나식 축구는 우리나라에 정착되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박주영과 기성용을 제외하면 조광래의 전술에서 빛을 발하는 선수가 없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가능할까? 라는 생각보다는 아직까지 선수들에게는 난해한 것이 사실입니다. 바르셀로나에도 사비와 이니에스타, 그리고 메시와 부스케츠같은 세계 최고의 재능들이 있기에 가능한 전술을, 그 훈련기간이 매우 한정적이고 계속해서 멤버가 바뀌는 국가대표에서 바로 적용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아시안컵이후 우리나라는 계속해서 이 전술을 시험해왔고, 실전인 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에서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아랍원정에서는 반드시 승리를 거둬야 하기때문에, 그리고 그 전술의 핵인 기성용선수가 없으므로, 거기에 무한 스위칭과 중동팀과의 궁합이 잘 맞지 않다는 이유로, 전술의 변화를 주는게 더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입니다.

UAE와 레바논 두팀의 전술은 뻔합니다. 전방에 적게는 한명 많으면 세명까지의 공격수를 박아두고 역습을 노릴것입니다. 지난 쿠웨이트전에서는 우리나라가 오히려 밀리는 경기를 했지만, 두 팀의 전력은 쿠웨이트보다도 아래에 있습니다. 우리나라보다 한수아래도 아닌 두수 혹은 세수아래의 팀이죠. 그리고 이들은 우리나라에게 승점 1점만 거두어도 웃으며 락커룸으로 갈 수 있습니다. 8명정도의 수비를 뚫어내는 것, 쉬운 일이 아닙니다. 거기에 이들은 밀집수비에는 정말 일가견이 있는 선수고, 생전 처음보는 이름을 듣도 보도 못한 선수의 역습은 매우 위협적입니다.

그리고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는 3명의 공격수는 물론이고 3명의 미드필더, 많게는 양쪽 두명의 풀백까지 공격에 참여하게 되겠죠. 기성용대신 나올 홍정호선수가 수비적인 롤을 맡으며 수비의 부담은 조금 던 것은 다행이지만, 아랍원정에서 수비의 리스크는 큰것이 사실입니다. 그리고 많은 숫자를 투입해도 공격이 잘 되지 않는것도 사실이고 말이죠. 거기에 아직 손발이 맞지 않는 무한 스위칭을 사용한다면, 이는 상대를 도와주는 꼴이 될 것입니다. 사실 무한 스위칭을 사용하는 우리나라 대표팀에서 제대로된 스위칭은 박주영의 중앙이동밖에 보지를 못했습니다.



이러한 중동을 상대로는 오히려 단순한 플레이가 효과가 더 있다고 생각합니다. 양쪽 윙어가 활발하게 1:1개인기로 상대를 뚫어내는 방법도 좋습니다. 아니면 신체조건이 좋은 지동원 선수와 그 아래 제공권이 탁월한 박주영선수를 배치하여 상대와 높이싸움을 하는 것도 좋습니다. 미드필드부터 강력한 압박으로 우리나라의 체력을 바닥내는 그들의 전략에 말려드는 것보다, 오히려 한번에 미드필더를 거치지 않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미드필더를 거쳐도, 우리나라는 상당히 단순한 공격루트에 의지했던 것이 사실이죠. 그럴바에야 차라리 단순한 공격방식을 거치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입니다.

그들이 단순하게 선수비 후역습, 수비는 많은 숫자, 그리고 육탄방어, 그리고 더티플레이로 나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늘 기존의 전략을 고수하며 그들에게 고전을 면치 못했습니다. 듣도 보도 못한 선수를 보며 해설위원들이 '위협적이니 조심해야 한다'라는 말을 들으면 실소를 면치 못하겠습니다. 월드컵에서 세계적인 공격수들을 상대한 수비진들이 왜 이런 공격진을 상대로 질질끌려다녀야 하는지, 골을 넣는 것보다 오히려 숫자를 유지하며 윙어들의 1:1플레이, 혹은 공격진의 포스트 플레이를 이용하는게 좋지 않을지 생각해봅니다. 물론 다시한번 무한스위칭이 가동되겠지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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