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미 홍정호', 기성용 대체자 되어서는 안된다(한국 vs UAE)

Posted by Soccerplus
2011. 11. 11. 07:53 대표팀/월드컵 이야기
드디어 오늘 저녁, 우리나라는 아랍원정 2연전의 첫 경기인 아랍에미레이트와 경기를 갖습니다. 사실상 아랍에미레이트는 3전 3패로 탈락이 유력시 되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아랍에서 1승 1무만 거두어도 최종예선진출이 99%확정됩니다. 그리고 이 UAE전에서 승리를 거둔다면, 다음 레바논 전에서 조금 여유를 갖고 스쿼드를 구성할 수 있고, 비난의 여론이 높은 조광래호에도 다시한번 신뢰의 계기가 생길 듯 싶습니다. 알 사드가 우리나라에서 벌이고간 만행에 대한 복수전의 의미와, 월드컵예선이라는 중요 경기의 의미등, 이번 경기는 이겨야 하는 경기입니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지난 아시아 지역 3차예선에는 물론이고 모든 평가전에서 선발의 자리는 물론 팀의 전력의 핵심이었던 기성용선수가 없는 상태로 경기를 펼쳐야합니다. 혹자는 이를 가지고 위기라고 생각을 하고, 이를 기회로 삼는 글도 더러 있었습니다. 기둥이 없어졌으니, 당연히 우리나라의 전력이 다운그레이드 되는 것은 있겠지만, 아랍에미레이트 전은 기성용이 없는 우리나라가 어떻게 되는지를 볼 수 있는 기회이며, 그리고 또 다른 기회를 찾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1. 구자철, 윤빛가람이 아닌 홍정호라 다행이다.

애초에 기성용선수가 결장을 한다는 보도가 나왔을 때, 언론에서는 구자철과 윤빛가람이라는 두명의 미드필더를 놓고 저울질을 했습니다. 이 기사를 보고 어이가 없었던 것은, 기성용의 역할을 유력 스포츠일간지가 이해도 못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였기 때문이었습니다. 기성용선수가 우리나라의 공격의 시발점이 된다는 것만 이해하고 있고, 그가 우리나라의 포백을 보호하며 수비에서 가장 파이팅넘치는 몸싸움을 통해 1차적인 저지를 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을 모르는 것이지요. 공수의 밸런스가 있는 구자철역시도 수비보다 공격에 능통하고 윤빛가람은 애초부터 공격적인 패스에 최적화 된 선수를, 기성용이 뛰는 최후방 미드필더의 자리에 놓는 다는 상상이 문제가 있습니다. 그리고 조광래감독은 홍정호 선수를 택했습니다.

2. 홍정호 투입의 의미

홍정호가 투입한다는 것은 기성용보다 더 수비적인 역할을 맡기고, (물론 전문 수비수이기 때문에 기성용선수보다 더 나은 수비를 보여줄 것은 당연한 일이죠) 공격으로 뻗어나가는 패스는 한단계 윗자리에 자리잡을 구자철이나 이용래에게 역할을 넘김을 의미합니다. 홍정호선수가 워낙 피딩에 능한 선수로 평가하는 조광래감독이지만, 수비수인 그에게 전문 패서의 역할을 부여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홍정호선수가 기성용선수처럼 후방에서 롱패스를 찔러주기 보다는 그 앞자리에 서게 될 구자철이나 이용래선수에게 패스의 기회가 더욱 더 많이 올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3. 1인 3역했던 기성용, 이제는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

우리나라가 스페인 축구, 혹은 바르셀로나의 축구를 표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조광래감독 이후 분명 플레이스타일이 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인데,  조광래감독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축구보다는 오히려 그 스페인축구에 점점더 멀어지고 있습니다. 아시안컵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던 조광래의 만화축구는 중원선수들의 부진으로 인해 가장 중요한 숏패스가 사라지고 있지요. 구자철, 이용래, 김정우, 윤빛가람등 기성용을 제외한 2개의 미드필더 포지션에서 뛰었던 선수들은 제각기 피로누적, 부상, 리그 출장 기회의 부족등으로 제경기력을 찾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항상 그 자리에 있었던 것은 기성용이었고, 점점 더 기성용의 역할이 늘어났습니다.

바르셀로나를 우리나라에 대입하자면 일단 수비적인 측면에서 부스케츠, 그리고 패스의 시발점인 역할에서 사비, 그리고 공격진과의 유기적인 연계플레이의 역할에서 이니에스타라는 3명의 미드필더의 역할이 모두 기성용선수에게 전가 되어있습니다. 아무리 뛰어난 기성용의 능력이다 하더라도, 공격과 수비, 그리고 연계의 모든 역할을 다 할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그런 가운데 기성용은 혹사로 인해 피로가 누적이 되며 플레이가 쳐지기 시작했고, 결국 기성용의 체력이 풀타임을 쉴새없이 뛰어다닐 수 없는 지경에 이르르자, 롱패스에 의존하기 시작했습니다. 문제는 기성용을 받쳐줄 패서가 있어야했는데, 그런 선수가 없게 되자 우리나라 전체 컬러가 롱패스로 변해버리고 말았습니다.

4. 홍정호의 역할, 기성용의 대체자가 되어서는 안되는 이유

홍정호 선수의 투입은 다른 미드필더들에게는 수비적인 측면에서 다소 안심을 주게 할 것입니다. 그만큼 공격에 조금 더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그간 기성용선수가 이런 입장에서 패스만 전담했다면 좀 더 좋은 기회가 있었을 지도 모르겠지만, 조광래감독의 계획은 조금 달랐던 모양입니다. 홍정호선수가 기성용선수의 대체자가 되어서는 안되는 이유는, 그에게 기성용선수의 모든 역할을 맡기는 것이 아니라, 기성용선수의 수비적인 부분만 가져오는 것이 훨씬 더 좋기 때문입니다. 기성용의 역할을 대체하는 대체자가 아니라, 기성용의 역할은 다른 미드필더진이 모두다 조금씩 나눠 가져와야 한다는 것이죠. 바르셀로나에서 부스케츠의 역할, 수비에 치중하되 다른 '공격수'가 아닌 '미드필더'에게 공을 넘겨줘 공격의 시작을 하게 만들어 주는 역할이 홍정호의 역할이 되어야합니다.

대체자의 의미라는 것은, 그의 역할을 모두 '대체'하는 것이라는 가정하에 글을 썼습니다. 혹시라도 기성용선수의 포지션 대체자의 의미로 홍정호를 부정하는 글로 이해하셨다면 글을 다시한 번 읽어주세요. 이해가 안가게 쓴 저의 잘못이 크겠지요. 워낙 신뢰한 선수에게 많은 것을 주문하는 조광래감독이기에 걱정이 됩니다만, 홍정호의 투입이 효과를 발휘해, 앞으로 기성용이 돌아왔을 때도, 그의 부담을 좀 덜어주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글이마음에들면추천↓한방! (로그인 불필요)블로그가마음에들면정기구독+ 해주세요sz

soccerplus.co.kr 로 더 편하게 저의글을 읽으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