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승기, 고집불통 조광래에 신선한 충격주다

Posted by Soccerplus
2011. 11. 12. 07:30 대표팀/월드컵 이야기
지동원, 구자철, 박주영, 홍정호, 이용래, 홍철, 서정진등 조광래호를 떠올리면 생각나는 선수들입니다. 지난 허정무감독의 아래에서 뛰던 선수들과 확연히 달랐고, 조광래감독은 이 선수들을 신뢰했습니다. 매경기 선발을 뛰었고 철밥통이라는 말이 연상이 될 정도로 한번 신뢰를 얻은 선수들과 포지션에 변화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경기에서도 부상인 기성용의 자리만 바뀌었을 뿐, 모든 것 포지션이 지난 경기들과 같았습니다. 신뢰를 주었던 홍정호를 기성용의 자리로 올라오고 그자리에 울산에서 최고의 폼을 보여주었던 곽태휘를 넣은 것  빼고 모든 것이 같았습니다.

그리고 아시안컵의 활약, 그리고 그 이후 프리미어리그진출이라는 성공신화를 쓰며 대표팀에서도 점점 입지를 넓혀가고 있는 지동원선수는 지난 한국에서 열린 월드컵 3차예선 2연전에서도 부진했습니다만, 오늘경기에서도 변함없는 조감독의 선발명단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선더랜드에서의 활약이 좋았던 이유도 분명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오늘 경기에서, 지동원선수는 정말로 부진했습니다. 공을 잡을 때 마다 불안한 볼터치로 상대편에게 공을 내주었고, 경기가 안풀리자 무리한 드리블로 찬스를 날려먹었습니다.

사실 전반전에는 지동원선수의 부진만 계속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구자철, 박주영, 서정진등 공격진영에 있는 전원이 매우 좋지 않은 플레이로 일관했고, 전반전에 단 한개의 유효슈팅도 기록하지 못했습니다. 그야말로 답답한 경기였고, 이번 3차예선에서 승점 단 1점도 기록하지 못하고 있는 아랍에미레이트에게 오히려 압도당하는 경기력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조광래감독은 그간의 교체투입의 양상과는 다르게 전반전이 끝나자마자 손흥민 선수를 투입시켰습니다. 물론 하프타임에 선수들에게 다른 지시가 있었던 것은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하프타임이 끝나고 우리나라의 공격은 몰라보게 좋아졌습니다. 전반전 내내 움직임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던 우리나라 공격에서, 손흥민선수가 투입되자 큰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일단 손흥민 선수는 상대방의 배후를 침투해 들어가며 패스를 받을 공간을 만들었고, 그가 뒷공간을 허물자 아랍에미레이트의 수비진은 뒤로 물러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공간을 통해 미드필더선수들의 활동반경을 넓힐 수 있었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자신감있는 그의 플레이는 필드위의 선수들에게도 믿음을 주었고, 그에게 공격이 집중되었습니다. 공격이 집중되어도 기죽지 않고 자신의 플레이를 펼쳐준 손흥민 선수가 없었다면, 우리나라의 오늘 경기가 어떻게 되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손흥민의 투입이후, 공격이 활발하게 펼쳐지는 와중에도 골이 터지지 않자 조광래감독은 이승기선수를 투입시켰습니다. A매치 데뷔전을 꼭 이겨야하는 중요한 경기에서 한 이승기선수는 신인답지 않은 침착함을 보여주었습니다. 체력이 떨어진 아랍수비진을 상대로 치고나가야 할때는 치고 나가는 모습을, 그리고 다른 동료들에게 군더더기 없는 패스를, 그리고 순간적인 위치선정으로 좋은 찬스를 만들어 내기도 했습니다. 특히 답답한 시간이 흘러가던 후반 종료직전, 이승기선수는 침착한 발놀림으로 아랍선수들 두명을 순간적으로 제쳤고, 쇄도하는 이용래선수에게 킬패스를 연결했고, 그 패스는 그대로 골로 이어졌습니다. 신인의 번뜩이는 재치가 우리나라를 살린것입니다.

조광래감독의 고집은 폼이 좋든, 폼이 좋지 않든 늘 나오는 선수를 투입시키도록 만들었고 그 결과는 전반전의 심각한 경기력으로 증명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후반전, 벼랑끝에 몰린 조감독의 교체카드가 빛을 발했던 순간, 조광래감독은 무언가 깨달은 것이 있었을 것입니다. 선수의 '이름'보다, 선수의 '컨디션' 그리고 상대의 전략에 맞는 선수기용이 더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이번 손흥민선수와 이승기선수, 그리고 나아가 이근호 선수의 맹활약은 조광래호에 큰 반향을 일으킬 것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당장 다음경기인 레바논 경기부터 똑같은 선발라인업을 내세우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좋은 선수들이 많은 공격진에서 특히 선수들의 경쟁이 심해질 것입니다. 대표팀에게는 좋은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조광래감독이 이번 경기를 거울삼아, 앞으로도 매경기 변화를 줄 수 있는 감독이 되기를 바랍니다. 자의반 타의반으로 이루었던 변화의 물결이 선수들에게는 승부욕을 자극하는 요소가 되어 최고의 경기력으로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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