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vs레바논,'손흥민'보다 '구자철'주목해야하는 이유

Posted by Soccerplus
2011. 11. 15. 07:30 축구이야기
90분의 경기중 88분의 졸전이었습니다. 특히 전반전의 경기력은 너무나 좋지않았습니다. 전반전엔 수비-후반전엔 공격이란 언론의 전술평도 있었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88분의 0:0 승부끝에 우리나라는 2:0이라는 승리를 거뒀습니다. 그리고 이 승리의 일등공신은 손흥민 선수였습니다. 그렇게 아랍에미레이트 전의 히어로가 되면서 지난 차출 파동은 물론이고, 손흥민선수는 대표팀의 새로운 희망이 되었습니다. 거기에 박주영선수가 이번경기 결장합니다. 박주영이 없는 공격진에 손흥민만큼 무게감을 주는 선수도 없습니다. 벌써부터 언론의 레이더에는 손흥민선수가 1순위로 잡혀있습니다.





손흥민 선수를 당연히 지켜봐야합니다. 하지만 이번 경기에서, 우리와 언론이 가장 주목해야 할 선수는 바로 구자철 선수가 아닌가라는 생각을 합니다. 아시안 컵에서 득점왕과 도움왕을 독식하며 일약 조광래의 황태자로 떠오른 구자철선수는 독일진출후 주전경쟁에서 밀리고, 대표팀에서도 좋은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며 그 관심도가 많이 떨어져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이번 경기에 구자철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단순히 그가 유일한 해외파 미드필더라는 점, 그 이상입니다.

볼프스부르크의 마가트감독에게 신뢰를 완전히 잃으며 함부르크 이적설까지 나돌던 구자철 선수였지만, 이적시장이 닫힌 후 규칙적이지는 않지만 서너번의 기회를 얻었습니다. 물론 활약은 조금 아쉬웠던 것이 사실이었지만 한 두번의 번뜩이는 플레이는 그가 아직 죽지 않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번 아랍에미레이트 전에서도 마찬가지 였습니다. 모든 선수들이 전반전에 부진했고, 구자철도 마찬가지였지만, 구자철은 후반전 그 플레이가 살아나는 모습이었습니다. 타이트한 밀집수비에 맥을 못추던 그에게 손흥민의 투입으로 넓어진 공간이 주어지자 플레이가 차츰 살아나기 시작했습니다.



기성용, 이용래, 혹은 김정우와 나눠서 맡았던 중원에 전문 미드필더가 구자철 선수하나만 나올 것이라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조광래감독의 성향이 연습경기에서 선발로 뛴 선수가 경기전 후보로 바뀐 경우가 거의 없었기에 이번 경기는 아마 이렇게 시작될 것이라고 보입니다. 홍정호와 손흥민, 그가 맡았던 어떤 미드필더진보다 더 생소한 미드필더진일것입니다. 한선수는 최전방 공격수, 한선수는 최후방 수비수인 선수를 조광래감독은 선발로 투입시킬 것입니다. 물론 이 전술에 대해 의구심이 드는 것이 사실이지만, 아직 경기도 치루지 않은 전술에 혹평을 할 생각은 없습니다.

우리나라의 패스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기성용도 없고, 그를 뒷받침해주던 이용래선수는 왼쪽풀백자리로 내려갔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멤버들 사이에서 패스를 넣어줄 선수는 단연 구자철선수입니다. 자신의 원래포지션이 아닌 공격형미드필더자리에서 허둥지둥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었던 구자철선수는 손흥민의 공격적 투입으로 인해 이번 경기에서는 조금 아래로 내려와 공수를 함께 맡으며 조율의 역할을 맡을 것입니다. 다른 미드필더가 수비수와 공격수출신 선수인까닭에 까딱하면 고립의 위험성이 다분히 내재되어있는 그의 위치이지만 많은 활동량과 주변선수와의 연계로 이겨나가야 합니다.

조광래호의 철밥통으로 팬들에게 비아냥섞인 소리도 듣고 있는 구자철선수지만, 조광래축구에서 구자철선수의 부활은 분명 필요합니다. 그의 출전이 다른 선수의 출전을 막고 있다라는 생각보다는, '아직까지는' 조광래감독이 그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애초부터 짧은 패스를 통한 스페인식 축구를 원했던 조광래감독의 플랜에서 볼 키핑이 좋고 패스와 창의력을 갖춘 구자철선수와 같은 인재는 그 어떤 선수보다 필요한 자원이었지요. 바르샤와 스페인의 이니에스타와 같은 역할을 원하고 있는 듯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의 컨디션과 경기력이 그야말로 헬이었기에, 우리나라의 패스는 기성용선수에게로 집중되고 만것이죠. 어느포지션에서나 만능인 이니에스타와는 달리 구자철선수는 포지션에 따라 그 기복도 조금 있는 편이고 말이죠. 그가 살아나면, 조광래호의 플레이도 분명 살아날 것입니다.

그리고 이번 경기에서 구자철선수는 기성용과 박주영의 역할, 그러니까 정신적인 지주역할도 겸해주어야 합니다. A매치 5경기의 손흥민, 3경기의 서정진, 1경기의 이승기와 비슷한 위치의 홍정호까지, 주변선수들이 모두 신예선수들입니다. 물론 이번경기에서 이근호선수가 많은 경험을 갖고 있습니다만, 그 경험과 대표팀에서의 무게감은 박주영과 다릅니다. 이근호선수는 아마 이번경기에서 사활을 걸것입니다. 이번 경기만큼 그에게 제대로 올 기회가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죠. 그런 가운데 대표팀에서 꾸준한 출전기회를 보장받는 구자철 선수가 팀의 중심마저 잡아주어야 합니다.

오늘 경기에서, 구자철선수의 움직임과 패스성공률, 그리고 그가 뿌려주는 패스의 방향을 유심히 지켜봐야할 것입니다. 더불어 손흥민과 홍정호와 함께 이룰 미드필더의 역할까지 말이죠. 상당히 위험해보이는 포메이션이지만, 조광래감독은 레바논원정에서도 공격을 우선시하는 전략을 세웠습니다. 지난 아랍에미레이트전에서 보였던 수비의 불안이라면 레바논경기가 조금 위험해 보이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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