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한 박주영에게 '프리시즌'이 있었다면

Posted by Soccerplus
2011. 12. 1. 08:00 해외파 이야기/박주영
어제 새벽에 펼쳐진 잉글랜드 칼링컵 경기, 아스날과 맨체스터 시티전을 본 뒤, 박주영선수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안타까움이 먼저 들었습니다. 박주영선수가 분명 이보다 더 잘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실력은 훨씬 더 뛰어난 것을 분명히 많은 경기에서 증명해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스날에서의 경기는 분명 기대 이하입니다. 많은 것을 한번에 보여달라는 것도 아니고, 한두번의 번뜩이는 플레이만 나왔다 하더라도 분명 희망적일텐데, 그의 활동량은 국가대표팀이나 모나코의 그것보다도 못미쳤고, 풀이 죽은 듯한 그의 모습은 많은 팬들을 걱정스럽게 했습니다.




그리고 그의 문제는, 단순히 실력을 떠나, '적응'의 문제라고 생각을 할수밖에 없는 것이 국가대표팀에서 연속골을 넣으면서도 잉글랜드에만 돌아가면 좋지 않은 경기력을 보여주는 것, 특히 전매특허인 공간을 찾아 들어가는 움직임이 전혀 없고, 특히 어제 경기에서도 샤막과 동선이 겹치며 많은 공간을 허투루 사용해버렸다는 것, 쉬운 트래핑도 불안불안하게 처리를 하며 공격타이밍을 놓치며 백패스에 의존해야 했다는 것등, 그의 실력보다 훨씬 더 좋지 못한 활약을 보였기에, 박주영이 적응을 하지 못한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합니다.

프랑스리그에서 잉글랜드로 건너가서 곧바로 적응을 하는 것은 많은 선수들에게도 쉬운일이 아닙니다. 박주영을 축으로한 느린 템포의 축구에 길들여져 있던 박주영선수는 이제 그가 축이 아닌 하나의 동력이 되어야 하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리그중에서도 가장 빠른 템포의 패스플레이를 자랑하는 아스날에 단숨에 적응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지요. 거기에 그가 느낄 언어의 장벽과, 선수하나하나 세계적인 스타가 아닌 선수가 없는 아스날의 적응이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가 이렇게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박주영선수가 만약 이적시장이 열리자마자 이적을 했었다면, 아니면 두세경기정도의 프리시즌 경기만 주어졌다면, 어떠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모나코가 강등된후, 어떤 식으로든 이적이 결정된 상황에서 박주영선수는 모나코에서도 따로 훈련을 했고, 제대로 된 훈련을 받지 못한 결과는 지난 8월 초의 한일전의 저조한 플레이로 증명이 되었습니다. 훈련보다는 소속팀을 결정받는 것이 훨씬 중요하기 때문에, 박주영 선수는 다른 선수들과 다른 프리시즌을 보냈죠. 결국 박주영선수는 이적시장 막바지에 팀에 합류했고, 팀에서 유니폼만 들고 바로 귀국해 A매치기간을 보냈습니다. 리그가 재개되었지만 박주영선수는 워크퍼밋이 발급되지 않아 또 몇일을 속썩여야 했고, 결국 그는 아스날의 많은 이적생들중 가장 마지막에 합류한 선수가 되었습니다.

그보다 더한문제는 새판짜기가 진행중인 아스날의 공격진과 단 한번도 실전경기경험을 쌓을 수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사실 프리시즌에서 한두경기만 있었더라도, 박주영선수는 새로운 동료들과 함께 발을 맞추고, 주전경쟁에 돌입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만, 애초에 처음부터 베베고여 버렸습니다. 그리고 난뒤, 아스날의 공격진은 이상하게도 반페르시를 뺀! 모든 선수들이 좋지 않았고, 결국 지금은 반페르시를 중심으로 팀이 하나가 된 상황입니다. 그의 포지션경쟁자인 반 페르시의 출장시간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그가 유일한 희망이었으니), 박주영선수의 기회는 그만큼 줄어들었습니다.



박주영선수는 1군선수가 아닌 리저브팀에서 뛰는 선수들과 오히려 더 경기출장기회가 많았고, 볼튼전의 맹활약을 토대로 기회가 주어졌던 마르세유전에서 팀의 1군동료들과 좋지 못한 호흡을 보여주었습니다. 어제 경기에서도 경기 내내 동선이 겹치며 좋지 못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가 경쟁에서 밀렸다기 보다는 애초부터 경쟁의 문이 닫힌 뒤에 팀에 합류를 했고, 그 경쟁의 문턱이 점점더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간혹 기회가 가고 있는 것이죠. 벵거감독 역시 다른 로테이션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지만, 승점이 너무나도 중요한 이 상황에서 반페르시를 빼기가 힘들어 보입니다.

혹시나 이글을 보고 있을 박주영의 안티분들도 계시겠죠. 그리고 이렇게 생각할 것입니다. 박주영이 실력이 안되는 것이라고, 어제의 베나윤선수의 예를 들어보고 싶네요. 어제 베나윤 선수역시도 박주영선수와 마찬가지로 좋지 못했고, 그 이유는 주어지지 않는 경기출장 찬스에서 비롯하겠죠. 박주영선수보다 더 기회를 조금이나마 많이 받는 베나윤 선수도 지금 경쟁의 문턱을 넘지 못해 폼이 올라오지 않는 상황에서, 박주영선수만 갖고 못한다 아니다 라고 말하기엔 문제가 있습니다.

그의 소극적인 태도는 분명 고쳐야 합니다. 폼이 좋지 않더라도, 단 1분을 뛰더라도 최선의 플레이, 최고의 활동량을 보여주며 감독에게 어필을 해야할 상황에 풀이 죽은 모습은 분명 실망스러운 부분이었습니다. 이런글을 쓴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박주영선수가 조금만 더 이적을 확정지었다면, 이라고 하는 아쉬움이 납는것이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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