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감독 마틴 오닐이 지동원에 미칠 나비효과

Posted by Soccerplus
2011. 12. 3. 08:00 해외파 이야기/지동원
20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국가대표의 주축멤버로 자리잡고, 역대 많은 프리미어리거 가운데 최연소 기록을 세우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선더랜드에 입성한 지동원 선수는, 그를 영입한 감독인 스티브 브루스의 총애하에 현재보다는 미래가 기다려지는 선수였습니다. 선발 기회는 한차례도 주어지지 않았지만 많은 경기에서 교체출장을 하며 미래가 촉망되는 유망주에게 기회를 주었습니다. 하지만, 13경기에서 단 2승만을 얻어낸 스티브 브루스 감독은 경질당했고, 새 감독으로 마틴 오닐이 내정되었고, 그의 부임은 이변이 없는한 확정적입니다.




위건 시절 조원희 선수를 영입하고, 그리고 선더랜드에서 지동원선수를 영입한 스티브 브루스감독은 대표적인 지한파입니다. 그리고 초반에는 기죽어있던 지동원선수를 계속되는 출장기회로 기대감을 갖게 만들어주었을 만큼, 지동원에 대한 신뢰역시도 강했습니다. 그런 브루스 감독이 감독직에서 물러난것은 지동원 선수에게는 분명히 악재라고 밖에 말할 수 없습니다. 이제는 새감독이 될 마틴 오닐이 어떤 성향이고, 어떤 기회를 잡아야 하는지를 알아보아야 할 차례입니다.

마틴 오닐감독은 감독으로의 능력적인 측면에서는 굉장히 재능을 인정받고 있는 감독입니다. 2000년대 초 약체였던 레스터시티를 지금의 유로파리그의 전신인 UEFA컵에 올려놓았던 감독이기도 하고, 우리가 잘 아는 아스톤빌라를 맡아 몇년동안 피튀기는 EPL에서 6위라는 호성적으로 이끌었던 감독이기도 합니다. 가레스 베리, 애쉴리 영, 제임스 밀너와 같이 현재 빅팀으로 이적한 많은 선수들이 바로 이 마틴 오닐 감독의 작품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성격적인 측면에서는 좀 호불호가 갈리는 인물입니다. 아주 무서운 호랑이 감독으로도 유명하고, 선수들에게 직언을 일삼는 감독으로도 유명합니다. 6위의 성적에도 아스톤 빌라의 감독을 사임했던 이유는 구단주와의 불화를 참지 못하는 자기고집이 강한 성격에서부터 비롯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이런 마틴 오닐 감독아래에서 지동원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기회를 얼마나 잡을 수 있을까요.

먼저 마틴 오닐 감독은 4-4-2를 기본 전술로 여기는 감독입니다. 그리고 전형적인 빅 앤 스몰 조합을 좋아하는 감독이죠. 한명은 강력한 피지컬로 공중전에서의 우위를 점하는 스타일을 좋아하고, 다른 한명은 빠른 발로 상대방을 압도하는 스타일을 좋아합니다. 그가 아스톤 빌라감독시절, 욘 카레브나 에밀 헤스키를 중용했던 것은 앞에 언급했던 '공중전'을 위함이고, 나머지 한명은 가브리엘 아그본라허로 엄청난 스피드로 감독의 중용을 받았던 것입니다.

또 한가지의 특징은, 그가 베스트 11에 대한 의존도가 EPL어떤 감독보다 훨씬 더 높았던 감독입니다. 한번 베스트 11을 정하면 부상이 아닌이상, 그 명단을 잘 교체하지 않습니다. 그가 마지막으로 아스톤 빌라의 감독을 맡았던 09-10시즌 그의 주전 멤버였던 브래드 프리델(38경기선발), 애쉴리 영(37경기선발), 스틸리안 페트로프(37경기선발), 카를로스 쿠엘라(36경기선발), 제임스 밀너(36경기선발), 가브리엘 아그본라허(35경기 선발 1경기 교체), 리차드 던(35경기 선발)등 베스트 11중 7명의 선수가 38경기의 리그 경기중 35경기에 나섰을 정도로 한번 정한 것을 잘 교체하지 않는 감독이기도 합니다. 이를 통해 좋은 성적을 내기도 했지만 팀내 유망주의 자리가 없던 것은, 팬들과 보드진들의 큰 불만이기도 했습니다.

전술적인 특징은, 그가 전형적인 롱볼 축구를 구사하는 감독이라는 것입니다. 앞에서 말했던 190에 가까운 장신인 욘카레브와 에밀 헤스키를 전방에 박아놓고 그의 제공권을 이용한 롱패스를 구사합니다. 그러면서도 가브리엘 아그본라허, 애쉴리 영과 같은 빠른 선수들을 이용해 빠른 역습을 구사합니다. 중앙미드필더는 강력한 수비를 지닌 선수들을 이용하면서 좌우윙어진의 빠른 역습을 이용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빠른 스피드와 선굵은 축구가 그의 축구의 중심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 같네요.




이를 통해 지동원 선수의 앞날을 바라보자면 사실 좀 암담한 것이 사실입니다. 어떤 감독이 오든지, 선더랜드라는 팀에서 가장 먼저 눈여겨 볼 공격수는 니클라스 벤트너가 될 것입니다. 거기에 이러한 스타일의 공격수를 좋아하는 마틴 오닐의 특성상 첫경기부터 벤트너를 중용할 것이 쉽게 예상됩니다. 그의 서브로는 잉글랜드의 미래라고도 불리우는 코너 위컴이 있습니다. 현재 부상중이지만, 191센치라는 당당한 체구가 말해주듯, 그 역시도 오닐 감독이 좋아할 만한 선수입니다. 물론 지동원 선수역시도 187의 장신이지만, 네임밸류의 면에서 이들보다는 주목을 못받을 것이 분명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다른 투톱의 자리를 그가 가져올 수 있을 가능성도 희박합니다. 마틴 오닐감독이 어떤 스타일로 팀을 이끌어 나갈지 아직은 확정된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만, 빌라 시절 중용하는 공격수들이 부상을 당하면 4-4-2대신 4-5-1을 썼던 그의 사례를 생각해본다면 아예 다른 공격수가 없이 4-5-1을 쓸수도 있습니다. 혹은 부상에서 회복한 프레이져 캠벨이나, 공격수로는 영 아닌것 같지만, 세세뇽선수가 이 자리의 적임자가 되겠지요. 아니면 이적시장에서 자신의 요구를 분명히 하는 오닐 감독의 성향을 생각해 본다면, 이자리가 겨울 이적시장의 주 타겟이 될 가능성도 높습니다.

지동원 선수의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닙니다. 당연한 주전이었던 벤트너의 자리지만, 그의 플레이는 좋지 않습니다. 몇몇경기에서 지동원 선수가 더 좋은 경기력을 보였던 것은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사실이죠. 마틴 오닐 감독이 그의 베스트 11을 정하기 전에, 지동원 선수가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다면 의외로 그에게 승승장구의 나날들이 돌아올지도 모릅니다. 이용가능한 공격수가 당장 둘밖에 없는 선더랜드에서 오닐감독이 지동원을 벤트너와 함께 써주기를 바랍니다. 지동원 선수는 코너 위컴선수가 돌아오기 전까지 최고의 경기를 한경기는 만들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맨유전에서 보여주었던 파이팅 넘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면, 지동원이 의외로 중용을 받을수도 있습니다.

그 지도력 면에서는 분명히 전임감독보다 나은 것은 부인할 수 없는 것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지동원 선수가 주전의 자리를 차지할 수만 있다면, 마틴 오닐의 부임은 더할 나위없이 좋은 시나리오가 되겠지요.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영국인이라면 당연히 가질 수 밖에 없는 어느정도의 편견과, '아스날 출신' 벤트너, '잉글랜드의 미래' 위컴이라는 첩첩산중을 넘어야 합니다. 그를 잘 알던 브루스 감독의 경질은 그에게 좀 안좋은 시나리오가 된 것입니다. 마치 최고 속도를 보장하지만 돈이 없으면 타기 힘든 KTX가 오닐감독이라면, 언제든 이용가능하지만 정차역이 많은 지하철이 브루스 감독이라고 할수도 있겠습니다. 다음 경기인 울버햄튼 전은 수석 코치인 에릭 블랙이 지도를 한다고 합니다. 그 경기를 관전할 마틴 오닐감독에게 눈도장을 반드시 찍어야 KTX티켓을 끊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첫인상은 누구에게나 중요한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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