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의 충격탈락, 맨유는 실력으로 제압당했다

Posted by Soccerplus
2011. 12. 8. 07:09 축구이야기
챔피언스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는 당연한 무대였고, 매년마다 우승이거나 우승에 근접한 성적을 내는 챔스의 단골손님이었습니다. 거기에 이번 시즌 맨유의 조추첨운은 상당히 좋았고 맨유는 도박사들에게나 많은 언론에게 우승후보로 꼽히며, 16강을 가장 먼저 확정지을 팀 중 하나로 뽑혔습니다. 하지만, 방금전 끝난 바젤과의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바젤에게 무기력한 경기를 펼친끝에, 2:1으로 패했고, 맨유는 조 3위를 기록, 챔스리그 16강이아닌, 유로파리그본선에 진출하게 되었습니다. 챔스리그 16강 탈락이죠. 박지성선수가 처음 맨유입단한 시즌 탈락했었던 05-06시즌에 이어 무려 6년만에 탈락입니다. 퍼거슨 감독 부임이후 3번째라고 하는군요.





최정예로 구성된 맨유

이번 경기의 중요함을 알았는지, 퍼거슨 감독은 자신이 가장 믿을 수있는 선수들을 기용하며 총력전에 나섰습니다. 최전방에 루니, 그 아래에 애쉴리영-박지성-나니, 그리고 중앙에 긱스와 필존스, 수비진은 에브라 비디치 퍼디난드 스몰링으로 구성된, 리그에서도 좀처럼 볼 수 없는 최정예중에 정예 멤버로 짜여져있었습니다. 퍼거슨의 신뢰를 받는 박지성과 긱스의 존재는 이번 경기에서 좀 더 안정적으로, 그러면서도 밀리지 않겠다라는 경기를 펼치겠다는 퍼거슨의 의지가 담겨있는 것이었습니다.

최악의 전반전

비기기만 해도 되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안정적으로 경기를 끌어가면서 한점정도의 득점으로 이기는 시나리오를 생각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맨유는 경기시작하자마자 9분만에 예상치도 못했던 최악의 상황으로 경기를 끌어가게 됩니다. 날카로운 측면의 크로스를 데헤아가 펀칭해낸 볼이 바젤의 공격수 스트렐러발앞에 떨어진 것이죠. 비어있는 골문으로 정확하게 차넣으면서 경기는 순식간에 불이 붙게 됩니다. 이제 이대로 경기가 끝나면 16강에 진출하는 바젤과, 이대로 끝나면 탈락하는 맨유가 되어버린 것이죠.

설상가상으로 전반 중반, 맨유의 주장이자 심장과도 같은 비디치가 예상치못한 부상으로 실려나갔습니다. 스트렐러와의 볼경쟁중 무릎부위의 큰 충격으로 실려나가버린 것이죠. 에반스가 그자리에 투입되었지만, 주장의 부상이 선수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는 다들 잘 아실것입니다. 그리고 전반이 끝나기 전까지, 맨유는 계속된 공격을 펼쳤습니다. 애쉴리 영과 루니가 매우부진했고, 나니와 박지성이 좋았습니다. 하지만 중원에서 긱스이외에는 공격을 풀어줄 선수가 없었고, 박지성선수가 분전했지만 루니가 번번히 막히면서 측면공격에 집중을 해야만 했습니다. 나니의 크로스가 발만대면 들어갈 정도로 날카로운 찬스가 한두차례 있었지만, 루니의 발끝은 공을 외면했습니다.

애쉴리 영-루니의 부진, 맨유 패배의 원인되다

앞에서 말씀드렸듯, 영과 루니는 굉장히 좋지 않았습니다. 영과 나니가 좌우의 균형을 맞춰주면서 상대를 혼란스럽게 해야하는 것이 퍼거슨의 계획이었을텐데, 나니는 컨디션이 좋았고, 영이 좋지 못하면서 자꾸 오른쪽으로 그 무게가 쏠렸습니다. 애쉴리 영은 빈번한 크로스로 찬스들을 모두 날렸고, 경기가 잘 안풀리는 날이면 짜증으로 일관하는 루니는 경기막판까지 험상궃은 얼굴을 피지 못했습니다. 중앙이 막히고 왼쪽도 풀리지 않은 맨유는, 결국 오른쪽루트만 선택을 하게 되었고, 이결과 바젤 수비들에게는 상당히 쉬운 상황이 연출되었습니다.

후반들어 바젤은 좀 더 전방에서 압박을 가하면서 맨유를 봉쇄했고, 오히려 좋은 찬스를 만들어내기도 했습니다. 전반전에 수비적으로 선수들을 내린 것이 오히려 독이 되어 별다른 제지없이 공격을 허용하기 보다는, 적극적으로 압박하며 초조한 맨유선수들을 공략한 것입니다. 절대로 물러서지 않았고, 공격진영에서 볼을 빼앗기더라도 어느새 7~8명의 수비진이 완전한 블록을 형성하며 선수들을 막아냈습니다. 후반 20분경 바젤의 스테인호퍼의 결정적인 걷어내기 미스가 골대를 맞고 나오며 맨유에게는 불운으로 이어졌고, 맨유는 이렇다할 찬스를 만들어내지 못한채 측면크로스에만 의존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상대편 좀머골키퍼의 크로스 수비는 발군이었고, 그렇게 시간은 흘러만 갔습니다.

박지성선수가 빠진 후반 36분, 이날경기의 사실상 MVP였던 샤키리선수가 우측면에서 올려준 날카로운 크로스가 프라이의 머리에 맞았고, 2번째 골로 이어졌습니다. 시간은 채 10분도 남지않았고, 이대로 사실상 경기는 끝난것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바젤은 여유있게 선수교체를 감행하며 시간을 끌었고, 맨유는 로스타임직전 필존스가 골을 기록하며 추격의 불씨를 살렸지만, 그렇게 경기는 끝나고 말았습니다.

잘했던 박주호, 아쉬웠던 박지성



오늘 경기중 맨유에서 가장 잘했던 선수를 한명꼽자면 나니라고 할 수 있는데, 그 나니와 계속해서 맞부딪혔던 선수가 바로 박주호선수입니다. 그리고 나니와 계속되는 매치업에서도 전반전 2차례정도 돌파를 허용했을뿐, 후반전 나니가 좋지 못한 위치에서 크로스를 날리거나, 혹은 중앙으로 치고들어오는 드리블을 모두 막아내면서 경기의 보이지 않는 수훈갑이 되었습니다. 나니라는 세계최고수준의 테크니션을 상대로도 밀리지 않음을 보여준 박주호선수, 오늘 정말 칭찬할만한 경기를 펼쳤습니다.

박지성선수는 조금 아쉬웠습니다. 물론 컨디션에도 문제없었고, 그에게 팀의 패배의 책임을 물을 수는 없는 활약이었습니다만, 다른 선수들이 부진했던 나머지 이렇다할 찬스를 만들어내지 못했습니다. 팀의 연계를 맡아야할 '센트럴팍'의 위치에서 뛰었던 박지성선수는 최전방의 루니와 좌측의 영이 부진하자 주로 나니와의 패스만을 이어가야했고, 이것이 조금 아쉬웠던 결과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충격의 탈락, 납득이 가는 경기였다.

 이번 시즌 내내 좋지 못한 경기력으로도 챔스리그와 리그에서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두고 있었지만, 선수들의 경험과 퍼거슨의 지략이 있었기에 이번 탈락은 분명 충격적인 것입니다. 그리고 이 탈락이 한 두차례의 어이없는 실수에서 비롯된 것이아닌, 경기에서 완전히 주도권을 잡지못한 납득이 가는 패배였다는 점에서, 맨유의 문제점은 크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리그에서도 그 한계를 보여주었던 맨유의 경기력이, 이제 훨씬 약한 전력의 바젤을 상대로 패배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그 패배의 원인이 퍼거슨이 가장 아끼고 믿는, 그리고 맨유의 상징과도 같은 루니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역시도 충격적입니다.

맨유의 후폭풍

맨유는 FA컵과 리그일정에만 집중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바르셀로나를 뛰어넘겠다는 퍼거슨의 마지막 목표는 다음시즌으로 미뤄지게 되었습니다. 그 전에, 맨유는 좀 더 확실한 선수가 필요하다는 것이 분명해졌습니다. 이번 경기에서 비단 중원의 문제뿐만 아니라, 오른쪽 풀백이나 루니의 짝을 이룰 득점기계의 필요성이 좀 더 중대해졌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경기결과를 보고 놀랐을테지만, 최근의 경기력을 본다면 패배가 충분히 납득이 되기도 하는 상황입니다. 과연 맨유의 후폭풍이 겨울이적시장과 선수단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아쉬운 마음이지만 기다려봐야겠습니다.

맨유없는 16강이라니, 내년에는 밤새서 축구볼일이 많이 줄어서 좋군요....씁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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