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대표팀 감독에게 필요한 6가지 조건

Posted by Soccerplus
2011. 12. 13. 08:00 대표팀/월드컵 이야기
제가 이 글을 쓰는 것이 의미가 없다라는 생각도 듭니다. 축협이 어떤 식으로 감독을 선임할지, 그리고 누가 될 지는 알 수 없으나 벌써 결정된 것은 아닌가라는 우려또한 듭니다. 하지만 많은 축구팬들이 우려하는 것처럼, 축협의 돌려막기 인사가 우리나라 국가대표팀감독으로 온다면 말도 안되는 일입니다. 투명하고, 공정하게, 그리고 가능하면 우리가 가능한 최고의 인사를 데려와야합니다. 지금의 월드컵 예선탈락은 생각하지도 않은 시나리오지만 기분이 이상하게 불안한 것은 그만큼 지금의 감독선정과정이 불안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미 그 시작이 잘못되었다는 생각도 들기는 하지만, 쿠웨이트전까지는 아직 80일에 가까운 시간이 남았고, 선임된 이후에 적극적인 지원이 가능하다면 충분히 순항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신중에 신중해야하는 것이 대표팀 감독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대표팀 감독의 조건은 바로 이것입니다.



1. 검증안된 해외파 감독은 필요없다

많은 축구팬들이 해외파감독을 원하고 있습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만, 단지 새로운 감독의 국적이 우리나라가 아니라는 이유로 받아들이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대표팀에서 코치로만 생활을 하다가 감독의 첫 발을 대표팀 감독으로 내딘 베어벡 감독의 경기력은 역대 최악이었고, 올림픽 우승이외에는 실패한 경력밖에 없는 본프레레의 전술은 어처구니 없는 것이었습니다. 안첼로티나 히딩크를 바라는 것은 현실적으로 의미가 없습니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그정도의 감독도 아닙니다. 해외파감독을 원한다면, 확실한 베팅으로 검증된 감독을 데려와야합니다. 귀네슈, 파리아스, 빙가다수준의 감독이면 납득할만 합니다. 물론 이 세명의 감독들도 힘든 상황이죠.


2. 대표팀 감독자리는 '실험대'가 아니다

많은 감독들이 대표팀을 고사하는 가운데, 실험적인 대표팀 감독선임의 가능성도 있다고 봅니다. 예를들면 올림픽 대표팀의 홍명보 감독과 같은 것 말입니다. 하지만 대표팀 감독은 무엇보다 '검증'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성인 선수단을 이끈 경험, 혹은 대표팀을 맡거나 해외팀과의 경기경험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분명히 다릅니다. 조광래감독이 실패한 이유중 하나는 대표팀 급의 선수단을 이끈 경기경험이 없었다는 것에서도 한몫을 합니다. 첫 메이저 대회였던 아시안컵에서 선수들의 체력안배에 실패한 것은 우승을 못하게 된 큰 이유였습니다. 해외파라면 다른 대표팀을 이끈 경험, 그리고 국내파라면 최소한 아시아 챔스리그를 이끈 경험정도는 있어야합니다. 대표팀 감독자리는 유망주선수를 키우는 것처럼 가만히 앉아 흐뭇하게 바라볼 수 있는 자리가 아닙니다.

3. 축협으로 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인사

완전히 까발려지지도 않았지만, 대표팀 감독에서 물러난 많은 감독들이 우리나라의 협회의 문제점을 지적했습니다. 2주전에 대표팀 명단을 제출하고, 협회가 원하지 않는 선수들은 제외시키고, 그들이 원하는 선수를 넣는 과정이 있다라는 이야기도 있었죠. 대표팀의 감독이 선임되고 나서는 대표팀의 선정과 그 전술은 온전히 감독의 몫입니다. 그리고 협회의 추천선수들이 실력적으로 뛰어나기보다는 어떤 모종의 관계에 있다라는 의혹이 많은 상황에서, 독립심을 가지고 자신의 전술을 운영할 감독이 필요합니다. 있어서는 안될 일이지만, 협회의 대표팀 선수선발에 대한 간섭은 아직도 일어나고 있는 듯한 느낌입니다. 자신의 고집을 갖고 자신의 대표팀의 색을 입힐 수 있는 감독이 필요합니다.


4. K리그를 존중하는 감독

이 것은 해외파감독을 염두해 두었을 경우가 될 수도 있지만, 조광래감독을 본다면 국내파감독에도 해당이 되는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조광래감독의 가장 큰 경질의 원인은 바로 무조건적인 해외파중용에 있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K리그를 존중하는 것이 그렇다고 K리그를 해외파선수들 보다 위에 놓고 생각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K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 어찌보면 그 시기에 가장 컨디션이 좋고 잘 나가는 선수들을 중용하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K리그의 숨겨진 보석들을 찾아내, 새로운 대표팀의 활력소가 되도록 만들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청용, 기성용, 이정수, 조용형등을 중용한 허정무감독의 케이스가 되지 않나 싶습니다.

5. '말'을 잘하는 감독

축구에 관한 지도력도 지도력이지만 대표팀감독에게 가장 필요한 것중에 하나가 바로 언론을 어떻게 상대하느냐 인것 같습니다. 한마디 한마디가 바로 다음날 포털 사이트 메인에 등장할 수 있는 인터뷰에서, 어이없는 말실수를 한다면 자신의 감독수명만 깎아 먹는 것이 되겠죠. 그리고 비난이 일어나기 시작하면 자신이 생각한 대표팀을 만들 수 없게됩니다. 한일전 3:0패배이후 바뀐 여론의 태도에 무너진 조광래감독은 이동국 관련발언, 그리고 손흥민 차출논란에 휩쌓였습니다. 경기력이 좋지 않은터에, 그렇게 미움을 받기 시작한 조광래감독은 언론과 여론의 질타의 대상이 되었고, 결국 경질당했습니다. 실험도 실험이지만, 그 실험이 어느 단계고 오늘은 어땠다라고 말했더라면 조금더 납득이 가지 않았을까요. 누가봐도 좋지 않은 경기를 하고 좋았다!라고 말해버리면 사람들은 믿지 못하기 시작합니다.

6. 한국축구의 스타일과 맞는 감독

조광래감독이 내세운 패싱게임, 혹은 무한스위칭은 우리나라의 현실과는 맞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바르셀로나를 표방하며 윙어에도 공격수를 기용하는 조광래감독이었습니다만, 제한적인 훈련시간과, 기본기가 떨어지는 한국선수들을 상대로 이런 오밀조밀한 패싱게임을 구사하는 것은 무리가 아니었나라는 생각이듭니다. 전통적으로 측면이 강한 한국대표팀의 측면을 잘 살려주는 감독이나, 혹은 압박 축구의 묘를 살릴 수 있는 감독이 오길 원합니다. 잘 맞는 옷을 입힌 한국대표팀은 분명 세계적인 경쟁력이 있는 팀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누가?




제가 생각하는 6가지의 조건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감독은 우리나라에서는 최강희 감독정도 밖에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 경우의 수가 많은 해외의 경우에는 어떻게 협상에 임하는 가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일단 현실적으로 가능한 인사가 누구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확실한 것은 일단 국내인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죠. 최강희감독의 의사가 단호한 것도, 그리고 전북팬들의 바람도 어떤 것인지 알 수 있지만, 그래도 어떤 수를 써서든지 한번 설득을 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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