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싱데이, EPL 빅6의 희비 엇갈린다

Posted by Soccerplus
2011. 12. 14. 08:00 축구이야기
박싱데이는 영연방국가에서 12월 26일을 가리키는 휴일입니다. 오래전에 성탄절날 상인들이 하인에게 성탄절 보너스 개념으로 상자에 동전을 넣어주던 풍습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박싱데이라고들 하지요. 그리고 저와 같은 해외축구를 좋아하는, 그중에서도 EPL을 즐겨보는 팬에게는 아주 바쁜 나날이 됩니다. 1주일마다 경기를 한차례씩 치루는 EPL에서, 박싱데이기간에는 경기가 3일에 한차례정도로 아주 촘촘히 리그가 진행됩니다. 한시즌의 중간을 달리는 박싱데이는 모든 팀에게 가장 중요한 일정이며, 이 기간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리그 마지막날의 순위에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약 2주가 조금 넘는 시간동안 5경기를 펼치기때문에 선수들의 체력안배와 그리고 컨디션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이 박싱데이에서 밀리면 무려 5경기를 손해보는 것이기 때문에 각 팀에 있어서는 굉장히 중요한 일정이 될것입니다. 그리고 그 어느해보다 선두경쟁이 치열한 EPL 빅6에게는 부담스럽지만 무조건 승점을 따내야만 하는 일정이 될것입니다. 그리고 그 일정과, 현재 팀의 상태를 본다면 박싱데이가 끝난 뒤의 희비를 가늠해볼 수 있습니다.

되살아난 맨유, 선두자리 탈환의 기회




아무리 좋지않은 경기력이라도 맨유는 맨유인가 봅니다. 리그에서 2위, 그리고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였던 맨시티와 승점이 단 2점밖에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맨시티 팬이라면 뭔가 손해본 느낌이 들정도로, 맨유는 좋지 않은 경기력속에서도 승점관리를 잘했습니다. 그리고 박싱데이의 일정또한 좋습니다. QPR을 시작으로, 위건, 풀럼, 블랙번이라는 약팀을 만나는 맨유의 일정은 빅6중에 가장 좋습니다. 지난 경기에서 루니의 중앙이동을 최소한으로 줄이며 다시 예전의 모습을 되찾은 맨유는 이 기세를 몰아 4연승에 도전해도 좋을 것같습니다. 다만 걱정되는 것은 그들의 자랑이었던 두터운 더블스쿼드는 치차리토, 비디치, 하파엘, 파비우, 클레버리의 부상으로 인해 선수들의 체력안배가 걱정입니다. 특히 루니를 '아껴'써야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해보이는데요. 중앙과 좌우를 가리지 않고 체력이라면 둘째가라면 서러운 박지성이 중용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루니와 박지성의 역할이 중요해 보입니다.

첫 패배한 맨시티, 1위의 자격을 증명할까?



사실 어제 새벽에 열린 맨시티의 패배는 좀 충격이었습니다. 그 대단한 기세가 첼시전에도 가능할 것으로 보였지만, 전반전에는 우세한 경기, 후반전역시도 밀리지 않을 경기를 퇴장으로 망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맨시티는 다음경기가 아스날과의 경기입니다. 최근 그 기세가 만만치않은 아스날을 상대로 승점3점을 얻는 것에 실패할 경우, 팀 자체가 슬럼프에 빠질수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맨시티 선수들은 선두로 시즌을 보내는 것에 익숙하지 않습니다. 그 스쿼드도 두텁고, 아스날전만 잘넘기면 스토크시티, 웨스트 브로미치, 선더랜드라는 비교적 쉬운 상대를 만납니다. 하지만 마지막 선더랜드전이 지나고 72시간이 채 지나지 않은 시간에 리버풀을 만나야한다는 것은 상당히 부담스럽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 리버풀-맨유-토트넘을 만나야하는 일정에서 맨시티의 저력이 시험대에 오를 것입니다. 박싱데이에서 착실한 승점관리가 필요합니다.

4위로 돌아온 아스날, 반페르시의 체력 문제가 관건



아스날은 초반에 보여주었던 최악의 시작과는 많이 달라진 모습입니다. 무엇보다도 반 페르시를 중심으로 팀의 경기력이 굉장히 좋아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수비도 단단하고, 제르비뉴-월콧-아르테타-램지의 공격가담, 그리고 송의 무게감이 매우 좋습니다. 하지만, 일정에 상관없이, 아스날이 6개의 팀중 가장 불안해 보입니다. 아프리카 네이션스 컵으로 제르비뉴와 샤막이 차출됩니다. 샤막은 큰 상관이 없다손 치더라도, 제르비뉴의 빈자리는 일단 클 것으로 생각이 듭니다.(아스날 팬입장에서는 카메룬의 탈락으로 송이 남아있는 것이 참으로 다행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현재의 아스날이 반페르시가 있고 없고의 차이가 굉장히 큰 팀인데, 문제는 험난한 일정에서 반 페르시가 모든 경기를 뛸 수 없다는 점입니다. 12월 19일부터 1월 3일까지 15일간 맨시티, 아스톤 빌라, 울버햄튼,QPR, 풀럼을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풀백이나 반페르시와 같은 자원에서 그 대체자가 마땅히 증명되지 않은 아스날에게는 분명 고비가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우리의 박주영선수가 이 기회를 꼭 잡아야 합니다.

첼시, 정상궤도 진입위한 기회



첼시 역시도 매년마다 맨유와 함께 선두경쟁을 하던팀이고, 그들이 보여준 경기에 비해 승점관리를 잘한 것으로 보입니다. 리그 경기에서 첼시팬들의 우려섞인 목소리를 많이 들었습니다만, 맨시티를 물리치며 3위로 올라섰습니다. 2위 맨유와는 5점, 그리고 1위 맨시티와는 7점의 승점차가 나지만 이번 박싱데이가 끝나면 그 점수차는 조금 줄어들것으로 생각합니다. 토레스가 부진하지만 드록바-마타-스터리지의 활약이 인상적이고, 수비형미드필더인 오리올 로메우의 성장이 눈부십니다. 아스날과 리버풀전의 충격의 패배이후 비야스 보아스의 경질설까지 나돌았습니다만, 다시 팀을 추스린 감독의 지도력도 눈에 띄는 부분입니다. 위건 토트넘, 풀럼 아스톤빌라 울버햄튼과의 5연전을 앞두고 있는데 토트넘전만 넘긴다면 다른 팀들과의 경기에서는 우세가 예상됩니다. 공격진의 과부하를 토레스의 부활이 막아준다면 첼시는 더욱 더 무서워질 것입니다.

답답한 리버풀, 달글리시의 역량이 중요하다



사실 탑6 팀들가운데 가장 답답한 경기를 펼치고, 팬들의 속을 가장 많이 섞힌 팀이 리버풀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점을 반영이라도 하듯, 리버풀은 빅6구단중에서는 물론이고 뉴캐슬과도 같은 승점으로 6위에 올라있습니다. 맨시티와 맨유를 홈에서 완전히 밀어붙였지만 비겼고, 풀럼같은 팀에게 패배를 당했습니다. 이길경기를 비기고, 심지어 이겨야할 경기에서 지기까지 했습니다. 저 세경기에서만 잘했어도 승점이 7점이나 올라가는군요. 이번 시즌 골대를 무려 16번이나 맞추고 운이 참 많이 없는 듯 보이지만, 경기를 지켜보면 꼭 운이 나빠서 좋지 못한 성적을 거두지는 않은 듯 보입니다. 앞으로 5경기는 아스톤빌라-위건-블랙번-뉴캐슬-맨시티와의 경기군요. 앞선 4경기에서 확실한 승점관리를 하고 맨시티와 일전을 벌이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맨유의 승점관리법을 배워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입니다.

선수단이 옅은 토트넘, 선수들의 체력이 관건



베스트 11 만큼은 다른 빅팀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지만, 팀의 규모가 가장 작은 팀이기에 완벽한 더블스쿼드를 구축하지 못한 것이 바로 토트넘입니다. 그 후보선수들이 주전선수들과의 경기력차이도 상당한 팀이고 말이죠. 그리고 토트넘이 이렇게 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주중 유로파경기를 완전히 포기하고 리그에 집중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더블스쿼드를 구축하기에는 힘든 전력이기에 내렸던 레드납감독의 용단이지요. 그리고 15일동안 5경기를 치루는 박싱데이일정에서, 토트넘의 주안점은 주전선수들의 체력안배를 잘하면서 효율적으로 경기운영을 하는 것이 되겠습니다. 첼시원정을 제외하면 부담스러운 경기는 없습니다. 토트넘역시도 토고의 네이션스컵 포기로 인해 아데바요르가 차출되지 않는 것이 참으로 다행스럽게 느껴지겠습니다.

그리고, 고춧가루부대는 누가될 것인가

짧은 기간에 많은 경기가 치뤄지기때문에 정상팀들이 100%의 전력을 갖고 나오지 못합니다. 그렇기에 리그 경기에서 일격을 당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빅팀들과의 대결은 첼시-토트넘, 그리고 맨시티-아스날정도밖에 보이지 않기때문에 중하위권팀을 상대로 승점쌓기를 얼마나 잘하느냐가 최고로 중요한 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경기를 정리해보니 눈에 띄는 두팀이 있으니 리버풀, 아스날, 첼시를 만나게 되는 아스톤 빌라와 첼시, 리버풀, 맨유와 연속경기를 펼칠 위건입니다. 두 팀이 강팀들에게 어떤 고춧가루를 뿌려줄지, 아니면 두 팀의 성적이 박싱데이후 곤두박질 칠지를 관전해보는 것도 즐거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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