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협, '외국인 감독의 함정' 조심하라

Posted by Soccerplus
2011. 12. 14. 10:00 대표팀/월드컵 이야기
최근 우리나라 축구계에 가장 큰 이슈는 조광래감독의 경질과 바로 그 후속수순이 어떻게 될 것이냐다. 문제가 어떻게 풀렸든지간에 조광래감독은 대표팀에서 물러난 것이 사실이고,  그에 관한 문제는 충분히 이슈화 되었고, 축협역시도 큰 수난의 시기를 겪어야했다. 그리고 지금의 문제는 다음 대표팀 감독으로 누가 지휘봉을 잡느냐이다. 그리고 최강희, 신태용정도의 능력을 인정받은 감독이 아니면 정부를 방불케 하는 '회전문 인사'가 펼쳐지지 않을까라는 우려가 굉장히 컸다. 그리고 어제 황보관 기술위원장은 외국인 감독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발언을 했다. 경질 초반 외국인 감독은 사실상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왔지만, 비판여론과 마땅한 감독이 없다는 측면에서 생각을 바꾼 듯 보인다.





그리고 외국인 감독 카드는 마땅한 감독 대안이 없는 (혹은 대안으로 생각되는 감독이 모두 감독직을 거절한) 한국축구계에 필수불가결한 것처럼 느껴진다. 앞에서 말한 최강희와 같은 감독을 설득하지 못하고 있으니 말이다. 거기에 축협의 인사라인은 그들의 인맥내에서 결정되는 모양새가 커보인다. 그런 의미에서 외국인 감독 선임은 굉장히 반가운일이다. (물론 축협은 외국에도 그들의 인맥이 있다. 히딩크, 아드보카트, 본프레레, 베어백 모두 KAM에이전시라는 유럽에이전시소속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을 외국으로 돌렸고, 이제 많은 가능성이 생겼다. 하지만 외국인 감독이라고 모두다 괜찮은 것은 아니다. 사실 우리나라의 외국인 감독중 성공한 감독은 히딩크정도밖에 없으니, 그 성공율은 20 %에 불과한 것이다. 그리고 앞선 감독들의 실패사례와 성공사례, 그리고 현재 축구계를 생각해 보며 외국인 감독 선임에 있어서 유념하고 조심해야할 점들이 있다.

둥가, 안첼로티, 히딩크, 베니테즈와 은 우리가 생각하는 최고의 시나리오의 감독을 선임한다면 참 좋은 일이다. 이들의 축구 인생은 우리나라의 축구에 새로운 국면을 만들어 낼수도 있을 것이고, 그 능력과 경험이 모두 검증된 감독이기에 이들이 가능만 하다면 참으로 환영할만한 일이다. 하지만 한가지 유념해야할 것은, 우리나라에게도 좋은 감독이면, 다른 팀이나 다른 나라도 이들을 분명히 원할 것이라는 점이다. 앞으로 월드컵은 2년 반이나 남았고, 2년반동안 어떤 국가대표팀이나 어떤 클럽이 무슨 일을 겪게 될지는 모른다. 이러한 세계적인 인사들이 우리나라에 2년반을 있는 동안 우리나라보다 훨씬 더 구미가 당길 유럽의 명문클럽의 제안이 온다면? 선수의 이적만큼이나 감독의 이적역시도 자유로운 이들의 사상이기 때문에 이들이 떠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들이 떠난다면 우리나라의 대표팀은 다시한번 선장없는 돛단배가 될 것이다. 물론 이들이 올 가능성은 10%도 안될 것이라 생각하지만, 만약 이들이 온다면 확실한 약속을 받아야 한다. 우리는 이미 2005년 그런 방식으로 UAE감독이던 아드보카트를 데려온 적이 있다.



그리고 조금 더 유념해야 할 점은 현실적으로 우리나라에 올만한 감독들에 있어서의 문제이다. 히딩크의 좋은 결과 이후, 우리나라는 코엘유, 본프레레, 아드보카트 ,베어벡을 연이어 자리에 앉혔다. 하지만 그 결과는 어떠했는가? 물론 코엘류는 조금 억울한 면이 있으니 제한다고 하더라도, 본프레레, 베어백의 경기력은 역대 최악의 대표팀이었고, 아드보카트역시도 기대에 못미쳤다.

(아드보카트에 관해서는 이의를 제기하는 분도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게 성공적인 감독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당시 우리나라에는 무릎수술을 받지 않은 박지성과 최전성기의 이천수가 양쪽 윙으로 있었으며, 30세의 안정환, 그리고 이영표, 김남일, 최진철, 이운재, 설기현, 이을용등 2002년 월드컵의 영웅들 그리고 박주영과 김동진, 백지훈과 같은 신진세력역시도 있었다. 득점을 더 했어야할 토고전에서 2:1로 역전한뒤 소극적인 경기를 펼쳤고, 프랑스전에서는 90분내내 밀리다 단 한차례의 공격이 성공했을 뿐이었다. 스위스전은 오심으로 날리긴 했지만 전술적으로 장신을 이용한 세트피스를 노린 스위스에게 밀린 경기를 했다. 2010년 아르헨-나이지리아-그리스라는 조별상대와 비슷한 전력에서도 우리나라는 토고전을 제외하면 밀리는 경기를 했다. )

아드보카트의 이야기에서 돌아와 이들 4인의 한국대표팀과 당시 내정과정에서도 큰 비난을 면치못했던 허정무호와 비교를 해보자. 큰 노력을 하면서 데려온 4인의 감독의 대표팀과 허정무호를 비교한다면 허정무호가 더 나았다라는 말을 할 팬들이 훨씬 더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당시 허정무 감독은 국내 최고의 감독도 아니었을뿐더러, 월드컵이 치뤄지기 몇달전까지만 해도 환영받지 못한 감독이었다. 선수빨이라고 말한다면 할말이 없지만, 대표팀에 기성용과 이청용을 불러들인 감독역시도 허정무였다.

5명의 감독중 성공한 감독은 단 1명에 불과하다. 그 성공의 확률을 20프로, 아드보카트까지 포함시켜도 40%이다. 그리고 그 문제는 우리가 검증도 되지 않은 감독을 (코엘류는 제외하더라도) 자리에 앉혔다는데에 있다. 외국인 감독의 전성시대에 외국인을 찾다보니 앉혔던 본프레레의 케이스에서 교훈을 얻어야한다. 국적만 외국인이라면 우리가 바라는 경기력과는 거리가 클 가능성이 높다. 베어벡은 첫 감독직이 우리나라 감독이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아시안컵에서 6경기 3득점이라는 처참한 결과였다. 복권을 뽑는 심정으로 영입한 느낌이 강한 본프레레와 검증도 경험도 없었던 베어벡을 본다면, '외국인'에 집착해 이러한 감독을 뽑느니 차라리 축협의 회전문 인사가 오히려 더 나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현실적으로 데려올 수 있는 최고의 카드가 아닌가 생각. 둥가



그렇다면 외국인 감독을 선임하지 말라는 건가? 절대 아니다. 외국인 감독이 왔으면 좋겠다. 안첼로티나 베니테즈는 사실 말도 안되는 시나리오긴 하지만, 둥가감독은 수완을 발휘한다면 데려올 수 있지 않나라는 생각이다. 지한파 감독도 괜찮다. 귀네슈, 빙가다, 파리아스같이 능력을 검증받은 감독을 의미한다. (고트비는 아니다). 지한파 감독이 아니더라도, 그 지도력을 인정받고, 경험또한 있는 감독이 되길 바란다.

그리고 한가지 덧붙이자면, 감독과 진행될 협상과정에서도 끌려다니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무도 맡을 사람이 없어서 애걸복걸하는 눈치가 보인다면 그들도 흥미가 떨어질 것이 뻔하다. 분명 축구 변방이지만, 유망한 선수들이 정말 많고, 유럽에서도 많은 선수가 활동하는 팀이고,  아시아 최강리그를 가졌으며, 두터운 대표팀의 팬들이 있다. 거기에 한국 대표팀은 월드컵 7회연속 진출에 지난 월드컵 16강을 달성한 무시할 수 없는 팀이다. 외국인 감독의 커리어에서도 한국대표팀이라는 이력은 분명 플러스요인이면 플러스였지, 마이너스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좋은 경기력으로 월드컵에서 선전을 한다면, 감독의 이름값은 천정부지로 뛸지도 모른다는 것을 인지시켜야 할 것이다.

외국인 감독의 선임은 장점도 많지만 그만큼 단점또한 있다. 한국축구에 대한 적응기간도 필요하고 한국선수들에 대한 파악역시도 필요하다. 외국인 감독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적극 찬성한다. 단지 그들이 앞서 말한 재능과 경험이 전제되어있을 때다. 우리나라에 들어온 외국인 감독은 일단 그 우리나라감독이 아니라는 이유로 불이익보다는 이익이 많다. 외국인 감독에 대한 환상이 아직 우리나라 축구팬들에게는 있고, 여론의 눈치를 많이 보고 있을 축협에게는'함정'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명심하자. 외국인 감독의 선임은 성공사례보다 실패사례가 더 많았다는 것을.


문체를 조금 바꿔봤는데, 조금 어색하네요. 이런 글에는 이런 어투가 더 나아보여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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