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륵이 된 토레스와 앤디 캐롤,그들의 이적은 실패였다

Posted by Soccerplus
2011. 12. 15. 08:00 축구이야기
한달 전 쯤인가, 경기에 출장하지 못하는 베르바토프선수를 보며, 베르바토프의 이적은 실패였나에 대한 글을 쓴적이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오셔서 글을 봐주시고 의견도 달아주셔서 좋았는데요. 이제 보름정도만 있으면 겨울이적시장이 열리고, 이래저래 예상을 해보려던 차에, 지난 겨울이적시장 많은 팬들을 충격과 공포에 떨게했던 2개의 이적이 생각났습니다.





'트레이드는 마지막 날이 제맛'이라는 평소의 신념이 있었지만 지난 겨울이적시장은 설만 무성하다 끝날 것 같다는 느낌에 밤을 새지않고 바로 잠이 들었는데, 그날 새벽 역사상 길이 남을 2건의 이적이 있었죠. EPL신기록을 세우며 5천만 파운드에 페르난도 토레스가 첼시로 이적한다는 소식이 들리자마자, 뉴캐슬에서 리버풀로 헬기가 떴고 앤디캐롤이 곧바로 3천5백만 파운드에 리버풀로 이적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800억과 600억, 우리나라 축구협회의 1년예산을 뛰어넘는 엄청난 금액일 뿐더러, 2개의 빅클럽이 연관되어있었고 가장 촉망받는 스트라이커의 이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두 선수는 이 충격적인 이적이후 인정하기 싫지만 인정할 수 없는 '거품 논란'에 휘말리게 되었고 그들의 부진은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토레스 (35경기 5골)



토레스, 전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선수중에 하나이자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중에 한명입니다. 그리고 호날두를 제외하면 세계에서 2번째의 몸값으로 이적을 한 선수죠. 그리고 그는 첼시이적후 공식경기에 35경기를 나왔고 단 5골을 기록했습니다. 그런 토레스를 믿는 이유는 그래도 '토레스니까'라는 믿음때문입니다. 저역시도 언젠가 터질것이라고 생각했었고, 아직도 그런 믿음이 있습니다만 최근 리그 5경기에서 선발로 출전하지 못했고 골역시 기록하지 못했습니다. 토레스니까, 그를 믿자라고 말하기에는 부진이 너무 길어지고 있고 이제는 답답한 마음도 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부진의 이유를 묻는다면 많은 팬들이 '부담'이라는 말을 합니다. 첼시이적후 부담이 많았고, 폼이 올라올때쯤이면 부상, 혹은 퇴장의 악순환이 계속되면서 그의 부담을 키웠다는 이야기입니다. 부담도 하나의 이유는 될수 있겠지만 리버풀에서 102경기 65골을 기록한 선수가 갑작스러운 부담으로 1년가까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데에는 좀 부족한 것 같습니다.

저의 생각은 토레스가 그의 전성기 시절의 기량을 회복하지 못했다라고 생각합니다. 경기중간중간 번뜩이는 순간속도는 보이지만, 혼자서도 원더골들을 여럿만들어내었던 리버풀시절과는 분명히 대조적입니다. 부상을 안고 뛰었던 남아공 월드컵후 리버풀에서도 좋지못한 시작이었고, 그 이후 부상후 복귀 부상후 복귀를 하며 예전의 몸상태가 아닌것으로 보입니다. 거기에 그가 주요한 전술이었던 리버풀시절과는 달리, 첼시의 전술에 대한 적응문제도 있습니다. 순간속도를 중심으로 정확한 골 결정력이 장점이었던 선수에게 수비가담과 연계, 그리고 공간창출이라는 만능공격수의 역할을 원했고, 아직도 적응중이지만, 첼시에서의 그의 롤은 어딘가 맞지 않은 것같은것이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레스'라는 선수를 스쿼드에 갖고 있는 것으로도 충분히 만족한다면 사실 할말이 없습니다만, 분명 첼시가 그에게 기대한 것은 팀의 주축이자 상징과 같은 공격수의 역할이었겠죠. 이제 그의 나이 27입니다. 공격수에게는 전성기의 나이죠. 부상이 잦은 그에게 그렇게 길지않은 전성기의 시기가 남아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선수에게 투자한 5000만 파운드, 분명 실패작입니다. 현재까지는 말이죠.

앤디 캐롤 (27경기 5골)


그리고 이런 토레스의 이적에 대한 보상카드로 영입한 것이 바로 앤디 캐롤입니다. 3천 5백만 파운드, 영국인 최고기록을 세우며 이적한 그였고, 그는 리버풀에서 통산 27경기 5골, 그리고 이번 시즌 16경기 (10선발 6교체) 3골의 기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뉴캐슬 시절 엄청난 파괴력을 지닌 공격수였고, 잉글리시 피리미엄, 그리고 어린 나이는 그의 3천 5백만 파운드라는 이적료를 만들어 주었습니다만, 반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보여준 것이 그의 활약의 전부라도 할수도 있는 캐롤에게 거품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도 그의 이적에 거품이 있다는 말에 상당부분 동의를 합니다.

애초부터 그의 이적에 물음표를 던지는 전문가들이 상당수 있었던 만큼, 그를 바라보는 팬의 시선은 걱정 반, 기대 반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적시장 많은 영입으로 거듭난 리버풀에서 초반 많은 경기를 선발로 나오며 팀의 주축선수임을 증명했죠. 하지만 이러한 믿음에도 불구하고 이번시즌 리그에서는 2골(칼링컵에서 1골)의 빈곤한 골수에 팀의 전술에도 융화되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최근 리그 5경기중 2경기밖에 선발출장하지 못했습니다.

뉴캐슬 시절 그는 팀의 중심이었고, 그의 제공권은 중하위권팀은 물론 탑팀들에게도 통하는 옵션이었기 때문에 그는 빛을 발했습니다. 그리고 그가 어디서 헤딩을 떨구든 그의 뒤를 받쳐주던 케빈 놀란과, 그의 타겟맨 역할을 나눠서 했던 아메오비의 존재는 그의 능력을 더욱 더 빛나게 해주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리버풀의 수아레즈는 그의 공을 따라다니는 선수라기 보다는 공을 연계시켜주는 롤에 가깝고, 그를 보좌해줄 다른 선수가 없습니다. 그렇게 되니 그가 항상 고립되어있는 느낌을 받음은 물론이고, 그가 나왔을 경우에는 팀의 공격이 그의 머리를 향해 굉장히 단순해지는 모습까지 보여줍니다.

리그에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었던 토레스와는 달리, 앤디 캐롤은 검증되었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의 시장가치가 3천 5백만파운드이라는 것은 상당히 오버된 것이라고 생각이 드네요. 그의 반가격정도도 상당히 비싼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말이죠. 하지만 앤디 캐롤의 장점은 아직 어린 나이이고 (22살), 잉글랜드 프리미엄까지 있기에 그래도, 아직은, 좀 기대를 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1살이 어린 마리오 발로텔리의 이적료가 2천 4백만 파운드였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실패의 꼬리표를 떼어주기에는 힘들지 않나라는 생각을 합니다.

2011년 1월 31일 8천 5백만 파운드의 이적이 없었다면

물론 가정이지만, 다른 가능성을 생각해봅니다. 그리고 만약 토레스가 이적하지 않고 그 돈을 다른 곳에다 썼다고 가정한다면 정말 아쉬움이 더 크게 느껴집니다. 비야스 보아스와 굉장히 잘 맞아보이는 세르히오 아게로를 데려오는 팀이 맨시티가 아닌 첼시가 되었을 수도 있고, 비야스보아스의 애제자였던 헐크와 팔카오를 동시에 데려올수도 있는 금액입니다. 5천만 파운드의 효율성을 생각해보자면 분명히 아쉬운 이적입니다.

리버풀에게도 비슷합니다. 토레스를 내어주고 캐롤을 데려오면서 1천 5백만 파운드의 차익을 남겼지만, 이 금전적 이익과 수아레즈와 토레스가 만난다고 생각했을 때의 파괴력을 비교한다면 분명히 후자의 손을 드는 분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리버풀은 토레스의 장점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팀이었기 때문이죠.

겨울이적시장은 여름과는 달리 가장 급한 포지션에, 혹은 힘이 딸리는 팀에 '스팀백'효과를 불어넣기 위한 영입이기에 많지는 않지만 대형이적이나 미래보다는 현재를 위한 영입이 많습니다. 그리고 1월 말일이 지나면 그 시즌의 이적기회는 끝나기 때문에 구단주와 감독들이 서두르거나 아쉬운 선택을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토레스의 경우는 예전부터 야심을 보였던 영입이라 하더라도, 앤디 캐롤은 좀 서둘러 영입한 느낌이 있습니다. 하여튼 벤치 신세가 되어버린 두 선수, 쓰기엔 못하고 안쓰기엔 아까운, 계륵이 되어버렸네요. 그리고 곧 열릴 겨울 이적시장, 어떤 선수들이 충격을 가져다 줄지 기대가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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